대학인의 자존심으로 '해피캠퍼스'를 날려버리자
대학인의 자존심으로 '해피캠퍼스'를 날려버리자
  • 편집국
  • 승인 2007.05.1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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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해피 캠퍼스’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전국 대학 캠퍼스에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가 모여있는 사이트인줄 알았다. 그러나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니 해피 캠퍼스란‘레포트의 시장’, 즉 레포트나 논문 같은 것을 유료로 파는 사이트였다. 아무런 노력이나 시간을 들이지 않은 채 약간의 돈으로 레포트를 구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가 아무리 편리하고 살기 좋아졌다고 하지만 숙제까지 사고 판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다른 학생들이 열심히 자료를 찾고 자기의 생각을 정리해 문서를 작성할 동안 돈으로 한번에 해결해 버리는 것은 물질만능주의 시대를 가장 잘 표현한 단적인 예 이며,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을 논하는 이 시기에 그 본래의 의미에 역행하는 사례이다. 내 주위에도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이 많을까? 레포트를 구입한 후 숙제를 다했다는 뿌듯함이 있었을까?
단지 편하다는 이유로 또는 ‘A+’학점을 위해 자신의 양심까지 버리는 이런 행위가 마냥 좋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게 받은‘A+’라는 학점 속에서는 인간의 냄새가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돈의 냄새, 점수를 향한 야비한 냄새만 남아있을 뿐이다.
내가 정성을 들여 쓴 레포트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의 이름을 달고 교수님의 손으로 가게된다. 아무런 노력 없이 타인의 레포트가 컴퓨터 엔터키 한 번으로 처리돼 나의 레포트가 된다. 레포트를 팔고자 하는 사람도, 사고자 하는 사람도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이것이 진정한 대학생의 모습이라 할 수 있을까? 한 국가의 상아탑이라 불리는(지금은 그 의미가 많이 퇴색하긴 했지만) 이 공간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세상이 편해져서 모든 일이 기계적으로, 돈으로 해결된다고 하지만 자신의 생각까지 남의 것으로 포장해 세상에 나가고 있다. 우리의 사고와 인식이 그러하다면 우리 나라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우리가 이끌어갈 이 나라의 생각도, 과제도 지금의 현상처럼 모두 사야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앞선다.
대학인이, 아니 우리 천마인이라도 대학인의 양심을 지켰으면 좋겠다. 자신의 지식을 가치있게 여길 줄 알고 타인의 지식을 그대로 남용하는 행동에 자존심 상할 줄 알자. 지금의 우리 모습이 나라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신혜영(국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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