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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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달호 기자
  • 승인 2018.03.0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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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아직 포기할 수 없어요

 친구들을 따라 우연히 시작한 비트코인은 나의 삶을 바꿨다. 처음에는 값이 계속 올라 많은 돈을 벌었다. 이후 욕심이 커져 점차 더 많은 액수의 비트코인을 구매했다. 그때부터 시세에 더 신경이 쓰여 한순간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을 수 없었다. 시세가 1초마다 변하니 수업시간에도 집중하지 못했다. 심지어 잠을 자던 새벽에도 일어나 시세를 확인하다보니 없던 불면증도 생겼다.

 하지만 비트코인에 대한 정부의 규제 발표와 함께 시세가 떨어지면서 내가 갖고 있던 비트코인의 값이 반 토막이 났다. 원금이라도 찾고자 채굴이며 ICO며 할 수 있는 건 모두 다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언젠가 다시 오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난 시세가 오르길 기원하며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새로운 화폐에 열광하다

 지난해 12월부터 비트코인 열풍이 불며 ‘가즈아’ 등의 신조어가 생겨났다. 지난달 22일, 소셜메트릭스는 지난해 2월 19일부터 올해 2월 18일까지 약 1년간 트위터, 블로그, 인스타그램, 뉴스 등에서 비트코인이 언급된 수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비트코인 언급 수 67만여 건 중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가 20만여 건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이 무엇이기에 사람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것일까?

 가상화폐가 아닌 암호화폐=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화폐’이다. 하지만 발행주체가 없다는 점이 가상화폐와 구분된다. 지난해 11월, 유진투자증권에서 발표한 ‘블록체인과 디지털경제’에 따르면 금융권이 아닌 곳에서 발행돼 가상공간에서만 사용되는 가상화폐와 달리, 비트코인은 발행주체는 없지만 가맹점에서 사용하거나 현금으로 교환해 쓸 수 있다. 이제영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비트코인을 설명할 때 가상화폐와 암호화폐를 혼용하지만, 가상화폐가 암호화폐를 포괄하는 용어이므로 암호화폐가 정확한 개념이다”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개인과 개인이 자원을 교류하는 P2P 기술을 이용해 거래가 이뤄지고, 거래 내역이 블록체인에 저장되는 형태로 운영된다. 블록체인이란 저장 매체의 하나로, 비트코인의 핵심기술이다. 박한우 교수(언론정보학과)는 “케이블이 있어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비트코인도 블록체인이 있어야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의 양면성=비트코인은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비트코인을 소개하는 사이트 ‘bitcoin’은 “비트코인은 휴일, 국경, 제한 한도 등이 없는 지불의 자유를 갖고 있으며, 법정통화로 인정되지 않아 수수료가 없거나 매우 낮다”고 전했다. 실제 2013년에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수수료는 0~1%로 신용카드의 수수료 2~4%에 비해 매우 낮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여전히 초단위의 가격 변동성으로 인한 투기가 과열될 수 있다는 문제와 각종 범죄에서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문제가 있다. 지난 2013년에 한국은행이 발간한 ‘비트코인의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단점으로 가격 변동성, 높은 사회적 비용 등이 있으며,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7년에 발표한 ‘가상화폐 관련 형사법적 문제에 관한 고찰’에서도 비트코인이 온라인 사기, 대출사기, 해킹, 마약 구매 등에 악용된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비트코인에 열광하는 이유=지난달 2일,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서는 전국 만 19세~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비트코인 보급률’에 관한 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따르면 청년층의 비트코인 보급률은 75.6%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 1월, 와이즈앱이 공개한 ‘비트코인 관련 어플 사용 빈도’를 보면 스마트폰 사용자 2만여 명 중 20대와 30대가 56.7%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어려운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청년층의 심리가 비트코인 열풍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박한우 교수는 “취업난 등 경제적으로 힘든 청년층에게 비트코인은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도구로 인식됐다”고 전했다. 또한 단순히 큰돈을 벌고 싶다는 이유에서 비트코인을 시작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실제 비트코인을 보유한 우리 대학교 학생 A 씨는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비트코인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홍기훈 홍익대 교수(경영학과)도 “큰돈을 벌고 싶어 하는 심리가 비트코인 시장을 성장시켰다”고 전했다.

규제의 시작, 엇갈리는 논쟁

 지난 1월 31일, 전국 은행에서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가 실시됐다. 하지만 이번 정부의 규제에 대해 적절하다는 반응과 적절하지 못하다는 반응이 엇갈리며 논란이 일었다. 비트코인 규제로 실시되는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와 비트코인 규제에 대한 찬반 논쟁을 알아봤다.

 가상통화 거래는 실명으로=지난해 12월, 정부는 ‘가상통화 긴급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가상통화로 인한 투기 과열을 막고, 각종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이번 긴급대책을 발표하면서 가상통화 거래실명제를 실시했다. 이는 실명확인 입출금 거래 방식으로, 본인이 확인된 계좌와 가상통화 거래소의 은행이 동일해야 가상통화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제도이다. 정부는 이 제도를 통해 가상계좌가 투기에 사용되는 것을 막고, 금융거래의 투명성 회복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는 가상통화 거래소가 금융업체로부터 가상계좌를 발급받지 못하게 함으로써 가상통화 신규가입을 막았다. 또한 기존 가상계좌 이용자는 자신이 이용하는 가상계좌의 은행과 거래소가 계약한 은행이 일치하지 않으면, 거래소가 계약한 은행으로 계좌를 이전해야 한다. 정부는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불건전 거래소에 대한 금융서비스 중단, 은행의 자금세탁방지 의무 강화, 가상통화 관련 범죄 단속, 가상통화 온라인 광고 등의 규제 강화를 추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가상통화 상황과 투기확산 정도 등을 파악해 적절한 조치를 단호하고 신속하게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투명성을 확보하고 기술도 발전시킬 규제”=우리 대학교 학생 255명을 대상으로 ‘정부의 비트코인 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에 대한 앙케트를 실시한 결과 ‘찬성’이 54.9%(140명)로 ‘반대’를 근소하게 앞섰다. 정부의 비트코인 규제에 찬성하는 전문가들은 규제가 비트코인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주요 논거로 내세웠다. 원종현 국회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가상통화의 시세가 큰 폭으로 변동해 금융시장이 불투명해졌지만, 규제가 이를 투명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으며, 박한우 교수(언론정보학과)는 “비트코인을 구매한 이용자가 구매한 목적을 밝히는 건 당연하다”고 전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규제가 블록체인 기술에 악영향을 주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원종현 입법조사관은 “이번 규제를 통해 시장이 투명해지면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규제는 적절하지 않아”=정부의 비트코인 규제가 적절하지 않다는 전문가들은 잘못된 방향으로 규제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경영학부)는 “새로운 금융 전환기를 갖고 온 비트코인을 규제를 통해 막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제영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기술에 대한 원천봉쇄가 아닌 다른 나라와 같이 비트코인 시장에 대한 관리를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이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태 교수는 “블록체인은 보안성이 강한 저장매체이자, 공유 경제를 실현시킬 매체로서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제영 부연구위원은 “스타트업을 하는 블록체인 기업에 대한 지원을 통해 블록체인의 개발을 촉진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한 눈에 이해하기

생산

 비트코인을 생산하기 위해선 비트코인의 정보가 저장되는 블록체인과 블록체인이 커지는 것을 막는 해싱 기술이 필요하다.

구매

 생산된 비트코인은 개인과 개인간 거래를 통해 구매하거나, 신규 화폐를 공개하는 ICO에 투자를 해 구매할 수 있다.

채굴

 개인 간 거래가 이뤄지면 거래내역이 블록체인에 남는다. 이때 이중 거래를 막기 위해 거래내역을 암호화하는데, 이를 채굴기를 통해 푸는 것이 채굴이다.

소비

  갖고 있는 비트코인은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또는 현금과 바꿔서 사용할 수 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