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칼럼리스트]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나도 칼럼리스트]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 우동한(교육학 석박사 3기 수료)
  • 승인 2017.05.1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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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9일은 대통령선거일이다. 글을 쓰는 오늘은 5월 1일이니 대략 1주일이 지나면 새로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뽑힐 것이다. 각 언론사는 지난 대통령에 대한 실망과 분노로 20대의 투표율이 지난 번 대선보다 높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선거가 과열되면서 자기들의 지지 세력을 모으기 위한 네거티브적인 발언이 난무하기도 한다. 이번 선거는 기존 선거와 달리 지역 갈등은 어느 정도 무뎌진 듯 보이나 세대 갈등은 그 어떤 선거 때보다도 심한 것 같다. 현재 젊은 세대는 달라졌다. 정치를 자신과 상관없는 것처럼 여기고 정치에 무관심한 모습을 보이던 때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모습이 많아진 것 같기도 하다. 선거가 과열되면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자신을 빙의하며 선거에서 당선의 기쁨과 낙선의 슬픔을 같이 공유하기도 한다. 나 또한 지난 선거에서 지지하던 후보가 낙선하였을 때 감당해야 할 후유증이 심각하기도 했다. 한동안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우울감과 무력감을 경험하였다. 이번 선거도 마찬가지이다. 단지 내가 그것을 경험하는가 아니면 나의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이 경험하는가의 차이점만 있을 뿐일 것이다. 선거는 민주주의를 통한 의사결정의 가장 큰 방법이다. 한쪽은 축제의 장이 되고 한쪽은 패배의 슬픔을 달래야 하는,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승자와 패자가 존재한다는 것은 선거가 전쟁과 축구경기와 같다는 것일까!

 선거에서의 승자는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자신이 추구하는 정책과 이념으로 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을 축하하고 그 일에 자신의 힘을 보태야 한다. 한편 ‘패자’는 자신이 생각하던 정책과 속도가 아니더라도 상대의 진영이 이 사회를 잘 이끌어갈 수 있도록 지켜보면서 지지해 주어야 한다. 이것이 축구경기가 끝났을 때 상대방을 바라보는 관점과의 차이일 것이다. 민주주의 기본은 모든 사람은 나와 생각이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이다.

 가장 민주적인 방법은 모든 사람들이 그 방법에 동의할 때까지 기다리고 설득하는 작업을 끊임없이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국가라는 큰 조직은 이러한 방법으로 운영하기 어렵기에 그 대안으로 투표라는 제도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민주주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그 노력은 축구 경기를 하기 위해 편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결과는 끝났지만 서로가 서로의 생각을 알리기 위한 끊임없는 설득의 노력을 감당하여야 하는 것이다. 설득의 과정은 우리에게 승자와 패자의 경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기대하게 한다. 투표가 세대 갈등을 확인하는 장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설득하기 위해 자기를 표현하는 시작이 되었으면 한다.

 “민주주의는 진화한다”는 말을 믿는다. 속도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가 원하고 믿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좀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해본다. 5월 15일이 되었을 때, 나는 승자가 될지 패자가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할 일은 각자의 자리에서 상대방을 향하여 끝없는 설득의 작업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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