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명한 국민의 선택이 답이다
[사설] 현명한 국민의 선택이 답이다
  • 영대신문
  • 승인 2017.04.0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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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두로기 새는 울음을 울되 벅곡당이 난 좋아 벅곡당이 난 좋아』

 고려시대 노래인 ‘유구곡’이다. 고려 예종이 지은 것으로, ‘비둘기도 울지만, 나는 뻐꾸기(뻐꾸기의 울음)가 더 좋다’는 짧고 간단한 내용이다. 예종은 주변 신하들로부터 간언 듣기를 좋아해서, 자신에게 바른 소리를 하는 신하를 원한다는 의미로 이 시를 지었다고 한다. 구구구구 울기는 울지만 무슨 소리인지 모를 비둘기와 뻐꾹 뻐꾹 확실하게 우는 뻐꾸기.

 요즘 화나는 일이 너무 많다. 눈만 돌려도 짜증이 나는 일밖에 없어서, 무엇을 보고 듣기도 두렵다. 탄핵 정국을 견뎌야 하고, 세월호 인양은 더디기만 하고, 한 달 남짓 남은 대선은 어디로 갈지. 사회란에 실리는 소식도 깜놀(?)할 일 투성이며, 이런 시국에 우리 학교까지 개교 이래 큰 홍역을 치루는 중이다.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고 했는데, 이래서야 원. 요즘 학생들을 생각해 보면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원래 삶은 그런 거라고? 청춘은 아프고, 어려움은 극복해야 하는 것이라고? 그대들은 젊음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느냐고? 그런 말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우리 주변에는 뻐꾸기가 적지 않다. 시국에 대해 이런 저런 견해를 밝히고, 올바른 사회 정의 구현을 위해 대선 경쟁에 나선 사람들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뻐꾸기의 울음조차 피곤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소리들 때문에 솔직히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문제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자신만이 옳고 남은 그르다고 하면서 소통을 무시하는 뻐꾸기들 때문이다. 이러한 뻐꾸기들은 더불어 사는 사회라면서 상대의 생각에는 애초부터 관심이 없다. 무조건 내 말만 하고, 내 잘못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한다. 자신은 상대를 존중하지 않으면서, 존중받지 못하는 자신의 억울함은 기를 쓰고 보상받으려 한다. 소통이 필요한 게 아니라, 시작부터 상대의 기를 눌러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려는 것뿐이다. 남의 말은 듣지 않고 내말만 잘하는 시끄럽기만 한 뻐꾸기가 아니라, 진정 무엇이 옳고 그른지 자신의 이익을 내려놓고 소통해 가는 뻐꾸기가 진짜 뻐꾸기다. 우리 국민이 지금 필요로 하는 뻐꾸기는 바로 진짜 뻐꾸기다.    

  “우리가 사랑하는 민주주의, 그 요체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데 있다고 믿는다”는 이정미 재판관의 말은 소박하지만 큰 진리를 담고 있다. 올바른 사회를 만드는 길은 서로 존중하는데서 출발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혼자 잘나서 아무리 떠든들 무엇을 이룰 수 있겠는가.

 며칠 전 우리의 희망은 우리나라 정치 수준보다 높은 국민의 수준이라는 말을 들었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국민에게 너무나 큰 짐을 지우는 사회가 되었지만,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짚으며 진실 앞에 솔직할 수 있는 국민이라면, 진짜 뻐꾸기와 가짜 뻐꾸기를 잘 가려낼 수 있지 않을까. 그 어느 때보다도 대한민국을 제대로 이끌어갈 사람이 대통령으로 뽑히길 국민 모두가 간절히 바라고 있다. 상상할 수도 없었던 소용돌이 속에서 이제는 벗어나서 평화로운 사회의 국민이고 싶기 때문이다. 막연한 결론이라 할지라도, 믿을 건 역시 국민밖에 없고, 이 사회는 이제 당신의 손에 달렸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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