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보] 다시, 시작이다
[대자보] 다시, 시작이다
  • 지민선 사회부장
  • 승인 2017.04.0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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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이 말이 전국에 울려 퍼지자 사람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촛불이 가져온 짜릿한 승리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탄핵됐고, “이게 나라냐”를 외치던 국민들은 결국 자신들의 힘으로 원하던 나라를 되찾았다.

 한창 시국선언으로 뜨거웠던 작년 말. 그 당시 사회부 기자였던 필자는 대구 동성로와 우리 대학교에서 일어난 시국선언을 취재했었다. 각각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모인 장소였다. 서로를 응원하고 각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공감하는 그 모습은 실로 경이로웠다.

 우리 대학교에서 진행된 시국선언은 더더욱 뜻깊었다. 교수들은 캠퍼스를 행진했고, 시국선언단 학생들은 울부짖으며 자신의 입장을 표명했다.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인지, 무엇을 외쳐야 할지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다. 역사를 통해 우리는 그것을 증명해왔다. 소리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써 온 역사 속에서 움직이지 않을 것 같은 역사의 수레바퀴는 조금씩, 그러나 반드시 우리들의 손으로만 움직인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움직이려 한다”는 그들의 말은 마음을 일렁이게 만들었다.

 역사, 정치는 다소 무겁고 개개인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움직이지 않을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그 편견을 깨뜨렸고, 함께하면 움직일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오는 5월 9일 장미 대선이 치러질 예정이다. ‘장미 대선.’ 이 얼마나 예쁜 단어인가. 장미를 얻기까지 우리는 많은 상처를 입었고, 결국 결실을 맺었다. 그렇다고 여기에 안주하면 안 된다. 촛불은 관심을 받지 못하면 쉽게 꺼지기 십상이다. 언론은 감시, 국민은 목소리를 내는 등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독일의 루돌프 폰 예링은 “이 세상 모든 권리는 투쟁에 의해 쟁취된다”며 “권리를 위한 투쟁은 권리자 자신에 대한 의무”임을 강조했다. 불완전한 시국에 국민이 정치권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야말로 권리를 얻을 수 있는 투쟁이라 생각한다. 국민들이 힘을 합쳐 어둠을 물리쳐야 할 일이 앞으로 더욱 많을 것이다. 이번에도 해냈으니 앞으로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승리했고, 촛불은 밝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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