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논단] 스포츠, 낭만을 읽다. ‘스포츠 아마추어리즘’
[천마논단] 스포츠, 낭만을 읽다. ‘스포츠 아마추어리즘’
  • 주동진 교수(체육학부)
  • 승인 2016.11.28 2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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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전(現前)의 스포츠 아마추어(amateur)는 자유롭고 명예로웠다. 그들은 대가(金錢)를 바라지 않고 오로지 스포츠를 즐겼다. 만약 ‘경기장의 유희’, 그것(스포츠)에서 상금(돈)을 바란다면 그것은 아마추어가 아닌 것이다. 이들의 목적은 대가성이 없는 행위의 즐거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들의 윤리(倫理), 도(道)와 덕(德)이 ‘아마추어리즘(amateurism)’이다. 아마추어리즘의 사전적 정의는 ‘스포츠 따위에서, 즐기기 위하여 취미 삼아 경기하는 태도’라고 명시되어 있다. 즉, 아마추어리즘은 아마추어들의 자유와 낭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고귀하리만큼 순수했던 스포츠의 낭만주의, 아마추어리즘. 그런데 이 용어가 올림픽헌장에서 삭제(1973년 불가리아의 바르나 IOC총회에서 결정)되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그 사연(이는 곧 아마추어리즘의 역사라 할 것이다)은 이러하다. 돌아보면 1970년대까지만 해도 올림픽경기대회는 대가(상금)를 지불하지 않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아마추어리즘이 지켜질 수 있었다. (어느 종목에서는 예외가 있었겠지만) 정말 그랬다. 이러한 모습은 쿠베르탱(Coubertin, Pierre de)과 브런디지(Brundage Avery)의 활동에서 찾을 수 있다.

 아마추어리즘의 등장
 쿠베르탱은 ‘올림픽 참가자격은 아마추어 경기자’라고 명시(1925년 올림픽헌장에 최초로 명시)하였다. 이때 헌장에는 ‘스포츠를 생계로 삼거나 혹은 스포츠와 관련된 직업을 가진 자는 아마추어가 아니다.’라고 제시돼 있다.

 아마추어리즘의 성장
 쿠베르탱에 의해 올림픽의 주요한 사상이 된 아마추어리즘의 성격이 더욱 견고해지게 된 배경에서는 제5대 IOC회장, 브런디지가 쿠베르탱의 바통을 이어받은 ‘아마추어리즘의 사수자(死守者)’로 그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렇게 봤을 때 근대 스포츠 이념의 역사는 아마추어리즘의 보호, 그 투쟁의 역사였다고 할 수 있다.

 아마추어리즘의 소멸
 쿠베르탱과 브런디지가 혼신의 힘을 다해 지키려 했던 아마추어리즘은 결국 글로벌 국제시대(자본주의의 세계화)와 샤마추어(Shamature : 사이비 아마추어 선수) 그리고 스테이트 아마추어(State amateur : 국가가 지원하는 운동선수) 등의 출현으로 소멸단계에 이르게 된다.

 아마추어리즘의 변천과정을 응시하면, 그 출현배경에서는 특권계층 소유물로써의 ‘독점욕’이 보이고, 성장배경에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순수한 즐거움의 축제’에 참가하는 ‘자유롭고 명예로운 사상’이 엿보인다.

 역사적 변천과정과 그 배경을 접어두고 단순히 보이는 그대로의 아마추어리즘은 매력이 있다. 자유, 낭만, 정열, 명예, 대가 없는 행위의 즐거움. 이런 것들은 과거에는 아마추어리즘과 함께 존재했다. 그러나 지금 스포츠 세계에서는 대가(돈)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아마추어리즘에 대한 향수를 느낀다. 아마추어리즘은 스포츠사상의 시작이자 스포츠 부정행위에 대한 방패이다. 아마추어리즘은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스포츠인들에게 여전히 정열과 낭만의 향원(鄕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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