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자의 사이언스 in 시네마] <인셉션> ; 꿈과 현실, 그 경계에 대하여
[조기자의 사이언스 in 시네마] <인셉션> ; 꿈과 현실, 그 경계에 대하여
  • 조규민 기자
  • 승인 2016.10.10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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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셉션> 장면 중, 꿈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있다.

 사람들은 매일 다양한 꿈을 꾸지만, 꿈은 여전히 미지의 분야다. 이러한 꿈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한 영화가 있다. <인셉션>은 사람의 꿈속에 들어가 꿈을 조작하고 그 세계를 창조하는 내용의 영화로, 우리가 평소에 지니고 있던 꿈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렇다면 영화에서처럼 꿈을 조작하는 것이 가능할까? 본지에선 서완석 교수(정신건강의학교실)를 통해 꿈에 대해 알아봤다.

 꿈속임을 알다, 자각몽=영화 속에서 주인공 ‘코브’는 많은 사람의 꿈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를 비롯해 많은 등장인물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 이들은 꿈속에서 세상을 창조하기도 하는데, 이것이 꿈임에도 불구하고 감각은 여전히 살아 있다. 그러나 이는 비단 영화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실제로도 사람들이 가끔 한 번씩 겪을 수 있는 현상이다.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는 것, 이를 ‘자각몽’이라 한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이 ‘자각몽’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도 ‘자각몽’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하룻밤에 3~5번 정도의 꿈을 꾼다. 그러나 감정이 꿈속 깊이 개입되지 않기 때문에 자극적이지 않은 꿈은 쉽게 잊어버리게 된다. 자각몽을 꾸는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엔 자각몽을 조절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훈련을 통해 ‘자각몽’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꿈을 꿀 때 보통 무의식 상태에 있지만, 이를 훈련을 통해 의식 상태로 바꿀 수 있다면 꿈을 통제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편 영화에선 주인공들이 서로의 꿈을 공유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공유몽’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며, 과학적으로도 불가능한 이야기다.

 꿈은 중간부터 꾼다?=영화 중반에 이르면 주인공들은 다른 사람의 꿈에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그 꿈속에서 그들은 영문도 모른 채 어떠한 의자에 앉아 있게 된다. 이는 주인공들이 꿈의 중간부터 개입됐기 때문에, 의자에 앉게 된 원인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꿈을 꿀 때, 처음부터 사건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꿈속에선 어떠한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왜 어떠한 사건의 중간부터 꿈꾸게 되는 것일까?

 사실 이에 관해 과학적으로나 의학적으로나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꿈은 이야기가 이어진다기보다 기억된다고 볼 수 있다. 꿈을 중간부터 꾼다는 말 자체도 현실적으로 맞다고 봐야 할지, 그렇지 않다고 봐야 할지 불분명하다. 때문에 우리가 꿈을 중간부터 꾸는 것은 그 원인도, 그리고 그 개념조차도 아직 정의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영화에서 ‘인셉션’을 통해 타인의 무의식 깊은 곳에 들어가 그 사람의 무의식을 바꿔 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도 사람의 어떠한 꿈에 이미지를 이식하는 실험이 성공한 사례가 있다. 뇌의 회로를 조작하는 원리로 꿈을 조작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젠 현실에서도 영화에서처럼 다른 사람의 꿈을 조작할 수 있게 됐다. 영화에서의 현상들이 우리 현실에도 그리 어렵지 않게 실행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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