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반려동물 문화를 위해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를 위해
  • 이남영 기자, 조규민 기자
  • 승인 2016.06.07 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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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대학교 학우들의 반려동물 모습
 
▲ 유기소에 보호된 동물들의 모습 사진출처 팅커벨프로젝트, 애견클럽
▲ 일러스트 최원경 객원기자
 

 

▲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

 반려동물을 키우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도와 상관없이 반려동물을 집에 혼자 두거나, 굶기거나, 낯선 사람을 만나게 하거나 등의 상황에 놓이게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없는 사이, 혹은 함께 있을 때 우리들의 반려동물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본지의 기자는 박민철 동물심리상담사를 통해 반려동물의 상황에 따른 심리상태를 듣고, 그들의 눈과 귀로 하루를 지내봤다.

 배고픈 배를 채우기 위해=아침이 밝았다. 배가 고프다. 그는 냉장고에서 음식들을 꺼내더니 탁자에서 아침식사를 즐기고 있다. 나는 그 냄새에 이끌려 그에게 다가가 꼬리를 흔들고 ‘낑낑’거리기도 한다. 적극적으로 표현할수록 그는 나를 좀 더 바라봐주고 먹을 것을 주기 때문이다. 내 옆에 고양이는 ‘냐옹’거리면서 보채고 있다. 이 녀석은 나보다 똑똑하기 때문에 스스로 냉장고를 뒤져 음식을 찾거나 수도꼭지를 틀어 물을 마시기도 한다.

 그는 자유로운 영혼 나는 불안한 영혼=아침을 먹은 후 그는 어김없이 떠났다. 오늘도 난 고양이와 함께 남았다. 떠난 그도 나처럼 외로움을 느낄까. 그가 떠난 후엔 현관문 앞에서 몇 시간이고 꼼짝하지 않는다. 무료한 시간이 지겹다. 고양이는 나처럼 가만히 있다가 ‘그루밍 동작’을 하더니 안정을 찾아가는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짖는 일밖에 없다. 혹시나 그가 들을까 힘차게 짖어본다. 하지만 그가 없는 시간이 반복될수록 더욱 불안해지는 것 같다. 그러나 난 기다린다. 그가 곧 올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와 함께 하는 시간=늦은 밤, 그가 집에 돌아 오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그가 올 시간이 되면 나는 온 신경을 현관문에 집중한다. 그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 나는 있는 힘껏 달려들어 안긴다. 먹는 것도, 놀아주는 것도, 예쁜 옷을 사주는 것도, 이 보다는 행복할 수 없다. 사랑하는 이와 무엇을 하면 가장 기쁠까. 그게 무엇이던 우선 내 곁에 있어야 하기에 그가 내 곁에 있을 때 나는 가장 기쁘다. 그가 잠시 분리수거를 하러 나가거나, 마트를 갔다 집에 돌아오면 내 꼬리는 멈추지를 않는다. 나와 달리 고양이는 달려들어 안기지는 않는다. 대신 앞발로 꾹꾹 눌러서 마사지를 해주는 것으로 애교를 부리나보다.

 주말, 낯선자들의 방문=주말에 가끔 그는 모르는 사람들을 집에 데리고 온다. 다른 집 강아지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에겐 첫 만남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낯선 이가 오면 몸이 뻣뻣해지고 큰 소리를 내고 싶게 된다. 갑작스레 나에게 손을 대는 행동은 정말 무례하다. 냄새를 맡을 시간조차 주지 않는다. 이럴 때 나를 낯선 이에게 소개시켜준 그가 얄밉기도 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으니 방문자를 물어뜯은 적도 있다. 만일 내가 동네 강아지 친구들을 집으로 데려와 논다면 그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본지의 기자는 강아지의 시선에서 하루 일과를 생각해봤다. 강아지의 경우 보호자의 부재시 반복적으로 과도하게 짖거나 파괴하는 등의 행동을 한다. 뿐만 아니라 낯선 사람을 만나게 되면 대부분 두려워하거나 상황에 따라 공격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는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이 외의 동물들도 사람처럼 감정을 가지고 있다. 특히나 모든 생명이 그렇듯 물리적 에너지를 가하는 행동, 혼자 남겨두는 행동은 무척이나 그들을 힘들게 한다. 요즘 반려동물을 학대하는 뉴스를 자주 접할 수 있다. 무엇보다 버림받은 동물들의 마음은 어떨까. 박민철 동물심리상담사는 “말을 못하는 동물도 사람과 같은 감정을 가진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그러한 동물들을 인간이 함부로 다룰 권리는 없다”고 전했다.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당신 또한 항상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길 바란다.
 
▲ 캠페인 활동을 하고 있는 애니메이트

 동물의, 동물을 위한, 동물에 의한 생각, 애니메이트=애니메이트(Animate)는 Animal과 Mate를 합친 말로 ‘동물의 친구’와 ‘생명을 불어넣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동물을 사랑하는 대학생들이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모인 대학생 동물보호 연합동아리로 현재도 동물들을 위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동아리는 동물의 권리를 대변하고, 그들의 복지향상을 유도해 인간과 동물이 조화를 이뤄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설립된 동아리다. 현재 이들은 동물들의 복지와 문화를 위해 지역별로 4개의 팀을 나눠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학술제 진행이나, 반려동물 행사 참여 등을 하고 있다.
동아리 애니메이트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간의 교류를 중요한 문화 활동으로 꼽았다. 이러한 활동은 현재의 반려동물 문화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미래시대를 살아갈 사람으로서 창조적이고 현실적인 반려동물 문화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동아리는 앞으로 반려동물이 나아갈 방향과 현 상황에 대해 대학생 세대의 시각으로 이야기해보고, 유기동물을 위해 자유롭게 봉사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김종완 애니메이트 회장은 “미래를 살아가는 주요세대는 현재 대학생인 우리인 만큼 동물의 삶과 그들의 미래가 우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알아 달라”고 당부했다.
 
▲ 유기견보호소 봉사활동을 간 애견클럽

 우리 대학교 학우들을 위한 애견클럽=우리 대학교 내 역시 동물을 위한 동아리가 있다. 바로 1986년에 설립돼 현재 약 70명의 동아리원으로 구성된 ‘애견클럽’이다. 특히 해당 동아리의 절반이 넘는 동아리원들은 강아지, 고양이, 토끼 등 다양한 반려동물을 키우며 동물과 관련한 정보를 나누고 있다.

 과거에는 동물을 ‘애완동물’의 개념으로 소유한다는 의미가 강했다. 이에 애견클럽은 제대로 퍼지지 않은 반려동물 문화를 함양하고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시키고자 설립됐다. 이를 위해 해당 동아리는 동물들을 위한 봉사활동 뿐만 아니라 애견 퍼레이드 등을 통해 동물들의 권리 신장과 문화 활동에 힘써왔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반려동물의 개념이 보편화돼, 이러한 동아리의 기능은 많이 축소됐다. 박정우 애견클럽 회장(경제금융4)은 “현재는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소하게 봉사활동을 다니며 친목을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동아리 측은 2주에 한 번씩 팔공산 근처에 위치한 유기동물 센터를 방문해 유기동물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해 겨울부터는 유기동물 센터가 유기동물들을 위해 연탄을 구입하면, 동아리원들이 유기동물 센터에 방문해 연탄을 나르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봉사활동을 하는 동시에 미끄러운 길 재정비 등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위한 활동 역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동물들을 키우게 된다면 그들이 죽을 때까지 사랑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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