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건강]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기
[오늘의 건강]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기
  • 박호선 교수(미생물학교실)
  • 승인 2016.03.14 1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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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몇 년 동안 새로운 바이러스 이야기로 언론이 떠들썩했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2013~14년에는 소위 살인진드기 불렸던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바이러스, 2015년에는 메르스 바이러스, 요즘은 지카 바이러스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새로운 바이러스가 유행이 되면 가장 먼저 언론에 나오는 이야기가 치료제도 없고 백신도 없다는 이야기로 사람들을 공포스럽게 한다.

 바이러스는 아주 오래 전부터 모든 종류의 생명체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동물, 식물, 곤충, 심지어 박테리아에도 바이러스가 존재한다. 백신이나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다양한 생물체들이 바이러스에 의해 멸종하지 않았다는 것은 각 생물체 나름대로 바이러스를 극복 또는 공존하는 수단이 있다는 의미이다. 즉, 가장 좋은 치료제는 이미 우리 몸 안에 존재하는 면역력이다.

 헤르페스바이러스 속(Herpesvirus family)에 속하는 여러 바이러스들은 우리 몸에 한 번 침입을 하면 거의 평생을 우리 몸 안에서 함께 살아간다. 이 바이러스들은 몸 안에서 잠복하고 있다가 숙주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복제를 시작해서 질병을 일으킨다. 대표적으로 피곤하기만 하면 입술 주위에 계속 생기는 물집은 잠복하고 있던 단순포진바이러스가 재활성 되어 생기는 질병이다. 심한 신경 통증과 수포를 동반하는 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세포에 잠복하고 있다가 다시 활성 되어 나타나는 질병이다. 다행히 이 바이러스들에 대해서는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어 있으나 이 외에도 많은 바이러스들이 우리 몸 안에 잠복하고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바이러스가 생산되곤 한다.

 동일한 조건 하에 동일한 바이러스에 노출이 되어도 모든 사람이 병에 걸리는 것이 아니고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서 발병을 하게 된다.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 되면 면역력은 떨어져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상태가 되므로 평소에 충분한 영양, 운동, 휴식을 취해서 면역력이 높게 유지가 되면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미 우리 몸 안에 잠복하고 있는 바이러스들과는 자신의 건강 상태를 잘 유지하여 평화적으로 공존하며 살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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