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자의 아트무비] YOUTH; 젊음은 모두의 마음속에
[하기자의 아트무비] YOUTH; 젊음은 모두의 마음속에
  • 하지은 기자
  • 승인 2016.02.2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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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YOUTH 포스터

 은퇴를 선언하고 휴가를 위해 스위스 고급 호텔을 찾은 세계적인 지휘자 프레드 밸린저가 영국 여왕으로부터 그의 대표곡인 ‘심플 송’을 연주해 달라는 요청을 받지만, 그가 거절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은유적이고 아름다운 영상, 카메라 밖의 관객에게 무심한 인물들의 강한 침묵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 조수미가 부른 주제가 ‘심플송3’도 당신을 매료시킬 것이다.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영화 <YOUTH>에 대해 윤종욱 교수(독어독문학과)와 얘기해봤다.

 프레드가 휴가 동안 생활하는 스위스의 고급호텔에서 사람들은 남녀노소 상관없이 자유롭게 벗고, 물에 몸을 담그고, 사우나에서 뜨거운 김을 쐰다. 물은 직접적으로 몸에 와 닿는 것이고, 공기는 그렇지 않은 불분명한 실체다. 그 공간에 늙음과 젊음이 한데 섞여 있다. 그것은 곧 인생을 의미하는 것 같았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남녀노소의 호텔 투숙객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은 줄거리 진행과 관련이 없음에도 자주 등장한다. 이들은 사우나, 마사지,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받지만, 어느 장면에서도 활발하게 대화하는 것은 볼 수 없다. 대화는 타인에 대한 호기심을 기반으로 한다. 자발적으로 말을 걸어 온 사람이 아이들과 젊은 미스 유니버스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은 삶에 대한 태도가 중장년층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에는 옷을 벗은 나체의 사람들이 자주 등장한다. 영화를 관통하고 있는 메시지 중 하나는 젊음에 대한 것인데 육체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영화 속의 나체는 그 자체로 아름답거나, 추하게 표현되지는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먼저 영화 속 인물들이 육체를 가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모든 것을 되돌리려는 젊음에 대한 욕망은 한 걸음 떨어져서 본다면 허망한 것이라는 점을 중년과 노년의 나체를 통해 말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프레드의 친구 믹은 ‘젊을 때는 모든 것이 다 가까이 보인다. 미래니까. 그러나 늙었을 때는 모든 것이 다 멀게만 느껴진다. 과거니까.’라는 말을 한다. 가까이 보며 상처받더라도, 나이가 들어 이러한 것들이 멀게 느껴진다면 슬플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믹의 말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미래를 기다린다면 젊은 것이고, 상념에 잠겨서 지나버린 과거를 추억한다면 늙은 것이다.” 미래와 과거를 동시에 고려하는 삶이 이상적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은?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영화는 유려한 영상미로 유명한데, 이 영화의 경우 메시지가 비교적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듯하다.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통해서 기억의 규정성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다. 우리는 매 순간을 진지하게 대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엄숙하게 살 필요는 없다. 기억이 우리를 규정하는 방식이 다양한 것처럼 우리가 기억을 다루는 방식 역시 다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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