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넘어져도 다시 한 번
[기자수첩] 넘어져도 다시 한 번
  • 박민정 준기자
  • 승인 2015.11.30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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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멀쩡한 길에서도 잘 넘어지는 편이다. 편한 옷차림을 하고 걸어도 휘청거리기 일쑤다. 인생을 걸어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보통은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는 편이지만 지난해 애써 학교에 다녀야 할 이유를 잃고서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주저앉은 채로 시간은 지났고, 일어서는 법도 잊은 것 같았다. 사실 일어나는 것이 두려웠던 것일 수도 있다. 또 넘어진다면 얼마나 아플지 잘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방안에 틀어박힌 채로 시간은 지나갔다.

 좌절해 주저앉은 사람이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줘야 할 때가 있다. 영대신문이 내게는 그 손이었다. 학교를 그만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하던 순간에 눈에 띈 것이 영대신문 수습기자 모집 포스터였다. 오랜만에 하고 싶은 일이 생겼고 그만큼 최선을 다해 면접에 임했다. 그리고 하드 트레이닝 기간을 거쳐 영대신문 수습기자증을 목에 걸 수 있었다.

 방학동안 기자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고, 동기들과 친구가 됐다. 2학기가 되고는 기사를 쓰기 시작했고, 내 이름이 들어간 기사가 신문에 실렸다. 보도 기사로 시작해 지금은 기획 기사도 쓰고 있다. 조금씩 일어서고 있지만 아직은 약한 다리이기에 위태로운 순간은 있었다. 1619호(11월 16일 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기사 취재 당시 계속되는 취재원들의 취재 요청 거절에 속상했고, 내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과연 내가 영대신문의 일원으로서 앞으로도 잘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래도 예전의 나였더라면 그 순간 주저앉았을지도 모르지만,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지난 한 학기 동안의 신문사 활동은 내게 스스로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젠 혼자 가는 길이 아닌 동기들, 선배들과 함께 가는 길이기에 힘들어도 버틸 수 있다. 나는 지금 울퉁불퉁 거친 길을 걷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도 즐겁게, 자신 있게 걷고 있다. 영대신문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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