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건강, 방치할 일 아니다
청년건강, 방치할 일 아니다
  • 이용우 교수(경제금융학부)
  • 승인 2015.11.16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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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그간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은퇴 후의 삶의 질, 특히 건강한 노후가 강조되고, 이에 중고령자들의 건강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화두가 되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미래 국민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청년들의 삶의 질을 살펴볼 때가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통계청 사망통계를 보면 2014년 기준 20-29세의 20대 청년층에서는 2,580명이 사망했는데 사망원인으로는 자살이 전체 청년층 사망의 45.5%에 달해 자살로 인한 사망이 전 연령층에서 압도적으로 가장 높게 나타난다. 그 뒤를 운수사고(15.4%), 암(10.6%) 등이 뒤따르고 있다.

 이렇게 자살이 청년층 사망의 압도적 원인이라는 사실은 우리 20대 청년들의 정신건강이 얼마나 위태로운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즉, 위의 통계적 사실은 우리사회의 청년들이 20대 초중반에는 사회진출로 인해, 그리고 20대 후반에는 치열한 사회적 환경에 대한 적응의 어려움으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정적, 사회적 압박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이 청년들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왕성하여 질병 등의 문제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심각한 자살률로 인해 정신건강에 많은 문제가 있음이 드러난다.

 이제 건강과 관련된 생활습관의 측면을 살펴보자.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공동으로 주관한 『2013 건강행태 및 만성질환 통계』를 보면 19-29세 청년층의 흡연율은 여성의 경우 9.1%, 남성의 경우 37%이다. 특히 20대 여성의 흡연율은 전체 연령층에서 가장 높다. 또한 고위험음주의 경우 남성 18.7%, 여성 8.8%이며 이 또한 여성의 경우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중등도운동의 실천의 경우 남성 65.3%, 여성 46.7%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은 실천비율을 보인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영양섭취의 측면을 보자. 2013년 7차 청년인포그래픽스에 의하면 가격과 시간의 문제 때문에 청년층의 80%가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며 1주일에 1회 이상 편의점을 이용하는 비율도 60%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멀리 갈 것도 없이 영남대학교 내에서도 항상 벌어지는 일이다. 또한『건강행태 및 만성질환 통계』에 의하면 20대 청년층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남성 43.2%, 여성 36.6%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또한 칼슘 섭취 비율은 30대, 40대 그리고 50대 보다도 여성과 남성 모두 낮으며, 나트륨 섭취는 2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객관적 사실들을 기반으로 종합적으로 판단해 본다면 20대 청년층의 건강이 단순히 왕성한 연령층이니 괜찮다고 여기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경제학에서는 건강을 우리 개인들이 태어나서 삶을 영위해 나가는 데 필요한 인적자본의 중요한 한 요소라고 본다. 최초 인적자본모형이 개인의 학력자본 축적구조에 관심을 가진 반면, 1972년 Grossman의 기념비적 연구 이래로 건강을 중요한 인적자본의 한 구성요소로 파악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다. 건강자본이 다른 기타 인적자본과 다른 큰 요소가 있으니 바로 건강은 다른 인적자본과 달리 감가상각의 완전한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학력자본 등은 재교육이나 평생교육 등을 통해서 시간에 걸쳐 발생하는 감가상각을 회복할 기회가 있다. 하지만 건강자본은 한 번 훼손되면 완벽한 복구가 불가능한 대체 불가능한 자본 중의 하나이다. 그러하기 때문에 건강자본의 경우 개인의 인생주기에서 초기부터 관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일단 질병이 생긴 후 이의 부정적 효과를 감소시키거나 불완전하게 제거하는 주기적 건강검진 등의 2차 예방적 생활습관의 유지보다 아예 질병의 발생확률을 낮추는 금연, 주기적 운동 등의 1차 예방적 생활습관의 형성을 청년기부터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사회도 청년층의 건강증진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청년 개인들도 자발적으로 이러한 생활습관의 형성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누군가 말했듯이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고 아프면 환자다. 각종 어려움에도 우리 청년층은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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