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학교 '육상부'
영남대학교 '육상부'
  • 하지은 준기자
  • 승인 2015.11.16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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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는 우리 대학교 운동부 연재 기획의 마지막으로 야구부, 축구부, 유도부, 씨름부, 레슬링부에 이어 육상부를 만나봤다. 한편 대학 운동부는 현재 대학 구조조정에 따라 대학 운동부 구조조정이 1순위로 언급되고 있어 위기를 맞고 있기도 하다. 육상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우리 대학교 육상부를 통해 이런 문제들을 함께 살펴보자.

 

허공을 가르며 에너지를 발산하다

 운동의 기본이자 가장 오래된 스포츠 육상=육상은 달리고 뛰고 던지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한 경기로, 인간의 생존 수단 동작이 스포츠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육상은 크게 달리기, 도약, 투척으로 나눌 수 있으며, 계주와 여러 종목을 함께 하는 혼성경기는 남자 10종, 여자 7종이 있다. 도로경기로는 경보와 마라톤이 있다. 달리기는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운동이지만 개인의 신체구조와 힘, 유연성, 자세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그 역량은 크게 달라진다.   

 육상은 선천적 신체 조건이 결과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운동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방이 적을수록 인내력, 지구력이 강하다. 남자 마라톤 최고 상위권 10명 중 8명은 케냐인이라는 것이 그것을 증명해준다. 케냐 사람들은 마른 체형에 키가 크고 상체가 짧으며 팔다리가 길다. 따라서 한국선수가 외국 선수들을 따라가기엔 한계가 있다. 이에 육상연맹에서는 외국선수들을 마중물로 해서 우리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외국선수 유입에 대해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한국의 육상경기는 1869년 영국인 교사 허치슨이 운동회를 개최하며 처음 선보인 이래 시작되었으며, 이후 육상계는 손기정, 황영조, 이봉주 등의 스타 육상선수들을 배출했다. 특히 손기정 선수는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의 울분을 대변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 육상의 현실은 어떨까? 국민생활체육 전국육상연합회 홍성인 사무처장은 “전반적으로 기록은 향상됐지만 선수층이 고르지 못해 저변이 낮아지고, 인지도 높은 선수들에게만 관심이 집중돼 있다”며 실적 위주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 “미래의 좋은 선수들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지도자 육성을 위한 투자와 관심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2011년에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한국이 월드컵과 올림픽에 이어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개최한 것이다. 조해녕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장은 “육상의 중흥 없이는 스포츠의 미래는 없다”고 말할 만큼 육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학구조조정에 따른 대학 운동부의 위기=대학에서의 스포츠는 향후 프로선수를 길러내기 위한 중요한 가교역할을 한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의 약 80%에 해당하는 160여 개 대학이 대학 학생선수를 육성하고 있다. 그런데 대학구조조정에 따라 대학 운동부가 구조조정 대상 1순위로 언급되고 있다. 대학운동부 지원 사업의 주체인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는 “대학운동부 구조 조정은 단순히 대학스포츠의 위축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학원 스포츠와 엘리트 스포츠 전반에 위축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며 현재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학생 선수 육성에 어려움이 따르는 한편 우리나라 선수 양성 체계에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도 있다.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측은 “대학스포츠를 통해 대학 학생선수를 양성하는 시스템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그 예로 학생선수의 경기력 제고는 물론이고 학습권 보장을 실현하는 홈 앤드 어웨이* 리그 등이 있다”고 전했다. 또 전국육상연합회의 홍 사무처장은 “정부의 예산 편성이 늘어 초등학교 지도자가 많이 배출돼 선수 육성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대학 구조조정에 대해서 우리 대학교 육상부 이수현 선수(체육학부2)는 “그런 얘기를 들으면 안타깝기도 하지만 더 열심히 해서 ‘저런 인재가 있는데 사라지게 해도 되겠는가’라는 말이 나올 수 있게 하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일각에서는 엘리트 선수에게만 집중적으로 투자해 대회에서 메달획득의 가능성을 높이는 엘리트체육의 문제를 말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정성 선수(특수체육교육3)는 “큰 상을 타는 스타 선수들에게만 이목이 집중돼있고 열심히 하고 있는 나머지 선수들에게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정부의 지원과 사회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우리 대학 육상부, 육상 명문대학의 명성을 잇기 위해 노력하다=우리 대학교 육상부는 1955년에 창단돼 청구대학 및 대구대학 시절부터 엄팔용(400m한국신), 손경주 등의 걸출한 국가대표 선수들을 배출하며 한국 육상 발전의 초석이 됐다. 또한 남자대학부 1600mR에서는 전국체전 11연패(1999~2002)의 위업과 대학부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1990년~2000년까지 전국대회 메달획득 개수를 살펴보면 총 355개로 전국대학에서 높은 기량을 자랑했다.

 현재 손상영 감독이 남자선수 6명, 여자선수 6명으로 총 12명의 육상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국체전에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며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다. 운동부의 위기라고 말할 만큼 녹록치 않은 현실이지만 그들은 내일을 향해 끊임없이 달릴 준비가 돼 있었다. 스포츠 정신의 정직함에 귀 기울여 그들의 철학을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홈 앤드 어웨이: 자기의 홈 그라운드에서 상대를 맞아 경기한 다음, 같은 상대의 홈 그라운드에 가서 그 상대와 경기를 하는 방식을 말한다.
 
 영남대학교 육상부를 지도하며 지도자상을 3개나 받았다. 그 비결이 있다면?
 비결은 딱히 없고 열심히 하다 보니까 받게 됐던 것 같다. 놀 땐 놀고 훈련할 땐 훈련하게 한다. 선수들 스스로 운동을 하고 싶어서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려고 했던 것 같다.

 2007년부터 영남대학교 육상부 감독을 맡고 있는데, 오랫동안 육상부를 지도해오며 느끼는 어려움이나 문제점이 있다면?
 한 4년 동안 신입생을 받지 않았던 적이 있다. 선수가 1명~3명밖에 없었을 때 그 소수 인원으로 훈련하고 성적을 내야해서 힘들었다. 현재는 자리가 잡혔고 분위기도 좋은 편이다.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지도교수님인 류호상 교수님의 도움이 컸다.

 육상부 학생들은 졸업하면 주로 어떤 곳에서 일을 하는가?
 전국체전에서 상을 받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 학생 중에서 선수로 계속 활동하기를 원하는 경우는 실업팀에 간다. 반면 임용고시를 준비하거나 지도자가 되는 학생도 있다.

 육상부 선수들에게 감독이 아닌 인생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운동만 하지 말고 다른 것도 준비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졸업 후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평소에 임용도 준비하고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라고 말한다. 항상 준비돼 있으면 기회가 생길 때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학 운동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앞으로 대학에서 어떻게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나라는 일단 실적 위주다. 실적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기도 하는데,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면 살아남기 위해 성적에 연연할 수밖에 없다. 운동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강압적이지 않은 분위기에서 최대한 선수들을 북돋워 줄 수 있게끔 시스템이 바뀌면 한국 체육계의 발전도 보장될 것이다.

 현장에서 대학 운동부를 이끌어가는 사람으로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정책지원이나 선수 육성 등의 체계를 바꿨으면 좋겠다.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체계를 잡을 필요가 있다. 총장협의회에서 기준 성적 이하의 학생들은 대회 출전을 못하도록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리고 초등이 살아야 위로 올라갈수록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온다. 그런데 지금 초등 지도자들과 선수가 많이 없다. 육상만 그런 것이 아니고 체육계 전체적으로 그렇다. 밑에서부터 잘 육성해서 선수층이 다양해졌으면 좋겠다.

 본인에게 육상이란?
 삶 그 자체다. 항상 함께했던 것 같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해온 것이고 앞으로도 쭉 해야 할 것이기도 하다.
 
 김정성(특수체육교육3)-110m 허들: 110m 허들은 110m를 달리면서 놓인 허들을 넘는 경기다. 최대한 가속을 유지하면서 장애물을 뛰어넘는 경기다.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종목은 나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다. 육상 단거리 중에서 가장 많은 기술을 필요로 하는 종목이다. 그래서 허들을 한 대 한 대 넘을 때마다 등수가 바뀔 수 있는 묘미가 있다.

 재활트레이너나 유능한 지도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부상을 당했을 때 우리나라 운영시스템으로는 재활을 하면서 복귀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그 때문에 운동을 그만두는 사람도 많다. 운동부만 전담해서 재활치료를 돕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송지은(특수체육교육4)-7종 경기: 7종 경기는 7종목을 하는 경기다. 육상의 필드와 트랙 을 포함하는 종목이다. 이틀에 걸쳐서 시합을 하는데 첫날에는 110m허들, 높이뛰기, 포환던지기, 200m를 하고, 둘째 날은 멀리뛰기, 창던지기, 800m를 한다. 각 종목의 점수를 합산해 점수가 제일 높은 사람이 이기는 경기다. 그 중에서 나의 주 종목은 높이뛰기, 멀리뛰기다. 현재 다양한 종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코치 생활을 하게 되면 선수들을 잘 봐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한 종목이라도 실수하게 되면 점수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실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각각의 종목에 대해 자세히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잘 없기 때문에 훈련하는 부분에서도 어려운 점이 있다.

 
 
이새로미(체육학부2)-3단멀리뛰기: 3단멀리뛰기는 정해진 거리를 두고 오름판을 밟고 3번 점프해서 기록을 측정하는 경기다. 멀리뛰기는 어렸을 때부터 해왔고 3단 뛰기는 올해 처음 배워서 재밌게 하고 있다. 내가 하는 종목은 마냥 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인 부분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덜 지루하다. 도약은 체중의 영향이 크다. 그래서 항상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힘들다. 기록 향상이 가장 가깝고 중점적인 목표이며 후에 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다.
 
 
 이수현(체육학부2)-400m 허들: 400m 허들은 400m를 뛰면서 허들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단거리 중에서 제일 힘든 종목으로 꼽힌다. 단거리의 마라톤이라고 불린다. 이 종목을 시작하게 되면서 내 인생이 바뀌었다. 이 종목 덕에 대학도 왔고 메달도 땄다. 400m허들은 110m허들보다 길어서 순위 변동의 여지가 크다. 지금까지 운동만 해왔기 때문에 졸업 후에는 군대에 갔다 와서 운동과 관련 없는 전문직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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