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사각] 알 권리의 필요성
[삼각사각] 알 권리의 필요성
  • 박상준 대학사회부장
  • 승인 2015.10.12 1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간고사가 다가온다. 어느덧 신입생들의 풋내도 사라지고 시험공부, 취업준비에 바쁜 대학인들의 모습이 보인다. 지난 열 달 동안 대학에는 수 없이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최근 에는 총여학생회 폐지 논란으로 뜨거웠다.

 총여학생회 존폐는 해마다 논란이 되고 있다. 필자도 총여학생회 존폐 논란에 대해 알게 된 것은 2013년, ‘총여학생회 인식조사’를 실시할 때부터였다. 당시 설문조사에 참여한 사람 중 80%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폐지를 주장했다.

 2년이 지난 현재 총여학생회는 명칭 변경을 요구하며 새로운 자치기구의 형태가 되는 것을 원한다. 그런데 이는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닌 체제의 변환이라 새로운 자치기구가 설립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새로운 자치기구가 설립되기 위해서는 총여학생회 폐지가 먼저 이뤄지는 것이 절차라고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전교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 안건으로 ‘총여학생회 존폐와 관련한 학생 총투표 실시’가 상정됐다. 총여학생회 입장에서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안건은 부결됐다. 이에 대해서 총여학생회는 지금까지 아무런 공식적인 입장 발표가 없었다.

 학기가 시작한지 한 달이 지났는데, 혹시 여러분은 부총여학생회장의 휴학 사실을 알고 있는가. 필자 역시도 중앙운영위원회의를 통해 알게 됐다. 총학생회 회칙에 의하면 회원에게만 피선거권이 주어진다. 재학생에게만 피선거권이 주어진다는 말인데, 휴학생인 상태라면 자격이 박탈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런데 왜 알리지 않았고 학생들은 몰랐을까. 얼마 전 영남대학교 대나무숲을 통해 부총여학생회장이 휴학을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런데 공식적인 총여학생회의 입장이 아닌 대나무숲을 통해서 왜 자신의 상황을 전달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 분명 선거운동을 했을 것이고, 그들의 공약을 보고 뽑아준 학생들에게는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번 전학대회에서 역시 총여학생회의 어떤 입장도 들을 수 없었다. 첫 번째 안건인 총여학생회 총투표 실시와 관련해서 발제자의 발제가 끝나고 바로 투표가 진행됐다.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총여학생회는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총여학생회가 총투표 실시를 원하지 않는다면, 왜 반대했는지 정도는 말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총여학생회는 더 이상은 그들의 입장 발표를 미뤄서는 안 된다.

 학생들 역시 학생회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줄 필요가 있다. 스스로 뽑은 대표자들에게 너무 무관심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번호를 준비하면서 영대신문은 총여학생회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했다. 한 여학생이 “총여학생회가 뭐야”라며 지나갔다. 여학생이 총여학생회라는 총단위 자치기구를 모르고 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학생 총투표가 실시된다면 제대로 된 투표가 진행될까. 여론에 따라 학생들이 투표하지는 않을 까하는 생각이 든다.

 학생들에게는, 학생 대표자를 ‘알아야할 권리’가 있다. 그리고 그 학생들은 학생회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할 필요’가 있다. 총여학생회는 학생들에게 공식적인 입장을 알려야하고, 학생들은 총여학생회가 어떤 자치기구인지, 어떤 역할을 하고 지금 왜 이런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학생회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학생회가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잘 못 하는지 지켜보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잠깐 논란이 됐다 잊혀지는 문제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