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여름사이
봄과 여름사이
  • 김지원(교육3)
  • 승인 2015.09.30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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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험했던 순간은 시간에 실려 덧없이 사라진다. 그래서 허무하기 짝이 없다. 한 번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이미 지난 그 때가 더 아름답게 기억되기도 한다. 흘러가는 이 시간을 영원히 붙잡아둘 수는 없을까? 그래서 사진이 필요하다.

 1면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당신이 걷고 있는 길, 안전한가요?” 는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학내의 도로 교통에 대해 다뤘다. 사진 속 빨간색 정지 표지판이 눈에 띄지만 실제로 운전자는 그것을 잘 보지 못한다. 이어진 4면에서 구체적으로 제시된 통계자료는 보행자들이 결코 안전한 환경에 놓여있지 않음을 증명해 보였다. 하지만 그 수치가 정확히 설명되지 않았고 경각심이 덜 다가와 아쉬웠다.

 6면과 7면의 인물 면에는 각각 영남대학교 출신의 김관용 경북도지사, 영남대학교 총장의 모습과 인터뷰가 실렸다. 일반 학생들이 높은 직책의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두 면에 걸쳐 실린 인터뷰를 통해 경북 도지사와 총장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어 유익했다. 다만, 직책이 높은 분들은 우리 일반 학생들의 입장에서 엄청난 괴리감을 느낄 때가 있다. 성공한 사람이 우리 삶의 표준이 된다면 좋겠지만, 그 이전에 우리가 좀 더 공감할 수 있는 우리 곁의 가까운 사람들을 인터뷰로 만나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8면과 9면에서는 세월호 1주기를 맞아 특별 기사를 실었다. 2014년 4월 16일 이후 우리의 관심은 세월호에 집중되어 있었다. 팽목항의 사진은 온갖 정쟁으로 난무했던 지난 1년간의 시간이 무색할 만큼 또다시 우리를 숙연하게 만든다. 사진은 영대신문 기자들이 직접 취재하면서 얻은 것이라 한다. 항상 편집되어 왜곡된 시선으로 비춰졌던 일반 매체 속의 세월호 모습이 아니었기에 진정성이 느껴졌다. 사고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이 아니라 그저 담담하게, 그리고 그 날 이후 우리의 모습을 담백하게 서술한 점을 높이 사고자 한다.

 11면에는 학교가 맞이한 봄의 정경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역시 봄이다. 당나라 시인 두보의 시 중에 봄과 관련된 시가 있다. “꽃잎 하나 떨어져도 봄빛 하나 줄거늘, 수 만 꽃잎 흩날리니 슬픔 어이 견디리” 사진 속 꽃잎들이 만개해 아름답지만 한편으론 곧 떨어질 잎이라 생각하니 또다시 봄 앞에서 막연해진다. “나도 사진작가” 란은 학교 학생들의 참여가 돋보인다. 평소에 영대신문을 잘 읽지 않았던 학생들에게도 이런 참여 기회를 제공해 신문을 한 번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15면에는 새롭게 연재되는 ‘세계의 미술관에서 만난 명화’가 실렸다. 학교 신문의 콘텐츠가 이렇게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새롭다. 미술은 당연히 미술관에서 접하는 것이겠지만 이렇게 글로써 다시 한 번 느껴볼 수 있게 한 것은 독자들에게 또 다른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아쉬운 것은 명화가 마지막 면에 흑백으로 인쇄되어 자칫 독자들이 지나칠 수도 있을 것 같았다는 점이다.

 마지막 16면은 영대신문의 새로운 수습기자를 소개했다. 사진 속 당당하고 패기 넘치는 모습이 앞으로 신문기사의 필체에도 여실히 드러날 것으로 보였다. 앞으로도 영대신문에서 양질의 기사를 읽을 수 있도록 수습기자 분들께 격려의 말을 전하고 싶다. 

 오늘 놓친 하루는 24시간이 지나면 다시 찾아오지만, 봄은 한 번 놓치면 1년이라는 시간을 다시 기다려야 한다. 완연한 봄이 지나간다 생각하니 아쉽다. 다음 호의 풍경은 아마 여름의 시작에 놓여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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