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
역사는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
  • 천정우 편집국장
  • 승인 2015.09.1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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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광복 70주년’이다. 광복이라는 단어가 주는 역사적 의미를 모든 세대가 동일하게 느끼지 않을 만큼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변함이 없는 것은 과거의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한 움직임이 지금도 곳곳에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본지도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그들의 이야기를 이번 호에 담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은 참담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지난 2013년 일본 정부를 상대로 법정 소송 절차를 신청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한국 법원의 권한이 일본 정부에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2년이 넘도록 피해자들의 사건 서류를 반송했다. 또한 일본 정부는 1992년 1월 8일부터 이어져 온 수요시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본대사관 문을 굳게 닫고 있으며,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하나둘 세상을 떠났다. 현재 ‘위안부’ 피해자들의 평균 연령은 89세다. 공식적으로 70대 생존자는 2013년 이후 단 한 명도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다.

 본지가 인터뷰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후손들이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 증언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고 전했다. 과거를 떠올리는 것이 고통스럽지만, 용기를 내 결심한 것이다. 이외에도 많은 분의 증언으로 비단 한국뿐 아니라 일본, 대만, 미국 등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평화나비 서포터즈, 희움 등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이 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 학생들은 무관심하다. 평소의 우리는 역사에 무관심하다가 언론에 일본의 역사왜곡 기사가 보도되면, 한동안 발끈하고 시간이 지나면 금세 잊는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역시 많은 학생들이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학점관리, 스펙쌓기 등 본인을 둘러싼 문제에 신경을 쓰는 것만도 버거워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우리 역사를 접하는 경우는 대학입시를 준비할 때 시험용 주입식 역사교육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마저도 2014년 수능시험에 국사를 선택하는 비율이 7%대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역사 과목이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과 멀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또, 역사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방송인들이 욱일승천기가 그려진 옷을 입고 방송에 출현해 논란이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위안부’ 할머니들은 본인의 죽음을 걱정하는 것이 아닌, 해결되지 못한 역사가 사람들에게 잊혀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영국의 역사가 E.H.카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과거를 잊지 않고 교훈으로 삼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한 역사 공부는 중요하다. 또한, 우리 주변에는 아직까지도 과거의 상처로 인해 아파하는 이들이 많다. 역사는 우리와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역사에 어떤 태도와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외워야만 하니까’, ‘높은 점수를 얻어야 하니까’라는 이유로 학창시절 역사 공부를 접했기 때문에 지금도 좀처럼 흥미를 갖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해결되지 못한 역사적 문제가 많기 때문에 우리는 공부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자국의 역사라고 왜곡하는 주변국 등 역사와 영토를 놓고 팽팽한 기싸움이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학문적인 견해 차이가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 작정하고 왜곡하고 있다.
독립운동가였던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로 글을 마친다.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거든 역사를 읽을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 나라를 사랑하게 하려거든 역사를 읽게 할 것이다. 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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