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건강] 눈에 먼지가 떠다니는 게 보여요
[오늘의 건강] 눈에 먼지가 떠다니는 게 보여요
  • 장우혁 교수(안과학교실)
  • 승인 2015.09.14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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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곰곰히 따져보면 일상생활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사용되는 인체의 기관 중 하나가 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용시간을 고려한다면 아주 튼튼하고 실하게 잘 만들어진 기관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물론 눈꼽이 낀다, 눈이 침침하다, 건조하다, 충혈이 잘 된다… 이런 불편을 가끔 주기는 하지만, 이런 것들은 눈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사물을 보는 것’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오늘은 눈이 찝찝한, 그런 누구나 한 번쯤은 가졌을 법한 그런 아주 흔한 안질환 이야기가 아닌, ‘보는 기능에 이상이 생긴’ 안질환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한다.

 몇 달 되지 않은 이야기다. 아마 이번 여름방학 초입일 것이다. 우리학교 학생 한 명이 갑작스런 시력장애로 멀리 여름캠프를 중단하고 갑자기 진료실로 찾아왔다. 사나흘 정도 증상이 지속되자 검사를 해보고 ‘망막박리’라는 진단하에 바로 수술에 들어갔다. 다행히 수술 경과가 좋아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하마터면 큰일 날뻔했던 기억이 있다. 매년 우리학교 학생들 중 최소 4-5명은 필자에게 이런 수술을 받고 그 이상의 숫자가 이런 병의 바로 직전 단계에서 미리 발견이 되어 레이저치료를 받고 있다. 조기발견 및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지만 백내장, 녹내장, 라식, 라섹과 같이 자주 우리 입과 귀에 오르내리지 않는 ‘망막박리’라는 질환에 대해 이 기회에 한 번 설명을 할까 한다.

 망막박리는 주로 망막질환을 전공하는 필자가 유일하게 경산에 있는 학부생을 만날 수 있는 (즐거운 만남이 아니라 아쉽지만) 그런 기회를 주는 그런 질환이다. 망막은 눈의 가장 뒤쪽에서 필름과 같은 역할을 하여 그 필름에 맺힌 상을 우리 뇌속의 시각담당 부위로 전달되게 되면 비로소 우리가 보게 되는 것이다. 여기 망막에 생기는 병은 대개 노인성질환, 당뇨와 같은 혈관질환 등이라 젊고 건강한 환자보다는 고령의 어르신들이 압도적인 환자층을 형성하는 경향이 있지만, 간혹 대기환자 중 젊은이일 경우 대개 이 망막에 구멍이 나서 망막에 레이저 치료를 받았거나 수술을 받은 환자들일 가능성이 높다. 망막에 구멍이 나는 것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주로 매우 두꺼운 근시안경을 끼는 경우 더 발생률이 높다. 구멍만 생겼을 경우 레이저치료로 어느 정도 막아내서, 그 구멍을 통해 체액이 흘러들어가 액체성분으로 인해 망막이 다른 조직과 분리되어 버리는 현상(이것이 망막박리이다.)을 막을 수 있다. 그렇지만 망막이 떨어지게 되면 수술이 불가피하여 안과수술중에서는 아주 복잡하고 까다로운 그런 수술을 받게 된다.

 시력을 위태롭게 하는 큰 병이므로 미리미리 예방하고 병이 생기면 빨리 치료를 하는 것이 시력보존에 가장 중요하다. 대개 눈에 날파리가 보이는 비문증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진행하면 눈의 주변부 시야, 즉 정면을 주시하는 상황에서 위 또는 아래 부분에 그림자가 지는 그런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런 증상이 있다는 것은 수술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눈앞에 날파리 같은 것이 보이는 증세가 반드시 망막 이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 번 정도는 체크를 받는 것이 시력에 큰 위협을 초래할 수 있는 ‘망막박리’를 조기에 발견하거나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끝으로 한 가지 추가할 부분은, 망막박리는 안구의 노화과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발생할 수 있고,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도 나타나는 전 연령층에서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라는 점이다. 모든 병이 그렇겠지만, 망막박리만큼 조기발견과 조기치료가 중요한 질환도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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