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민의 어떤 하루] 사회부, 나름의 존재가치를 찾다
[장보민의 어떤 하루] 사회부, 나름의 존재가치를 찾다
  • 장보민 기자
  • 승인 2015.09.14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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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대신문 1615호(9월 1일자) 사회기획 ‘대구시내버스에 울고, 웃다’, 어떻게 읽었는가? 영대신문에 입사 후 사회부 기자가 됐다. 원했던 기사를 쓰는 만큼 기획기사를 쓰는 일은 힘들어도 재밌었다. 하지만 필자에게 있어서 1615호 사회기획은 너무나 고단한 기획기사였다.

 올해 초 영대신문에서 사회부 존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실제 많은 대학신문의 사회부가 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문제를 다루는 것이 기성신문보다 전문성 면에서 부족해 이를 답습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영대신문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회면에 대해 신문사 구성원들은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 ‘지금까지 과연 사회부다운 기획이 있었는가 의문이다’ 등의 평을 했다. 당시엔 이런 구성원들의 말에 해당 부서의 기자로서 많은 상처를 받았고, 이에 대한 반항과 오기로 더 부서를 지키고자 애썼다.

 그렇게 부서의 폐지는 막을 수 있었지만  사회부 기자들의 주장으로 지킨 만큼 발전된 사회면을 보여줬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고, 반항과 오기를 씻고 보니 구성원들의 평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에 반항과 오기로 사회부를 지키는 것이 아닌 모두가 인정하고 나름의 존재가치가 있는 사회부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했다. 친구들이 저만의 버킷리스트를 실천하던 여름방학, 다른 대학신문의 사회면을 찾아보고 사회부의 운영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 결과 ‘지역성’을 모티브로 지역신문의 지역에 대한 단발성 기사가 아닌 심층적이고 흐름있는 기사를 쓰기로 했다. 그렇게 발행된 신문이 지난 1615호 사회기획이다.

 ‘지역성’을 담은 첫 사회기획이고, 사회부의 변화를 보여주겠다고 호기롭게 말 한 만큼 그 결과를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보니 이번만큼 질문지와 기사를 작성하는 데 있어 공부를 하고 신중을 가한 것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잘 나오지 않는 기사에 답답한 마음이 컸다. 거기에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해지자 기사를 쓰다가 목메여 혼자 편집실을 뛰쳐나가 울기도 하고, 다른 기자를 붙잡고 ‘기사를 쓰는 내가 재미가 없는데, 독자들은 읽겠는가’하며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신문을 발행했다.

 지금 누군가 나에게 사회기획에 대해 만족하는가 묻는다면, 난 ‘Yes’라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늘 그렇듯 최선을 다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아쉬움은 남았다. 1615호를 시작으로 사회부는 지역성을 갖춘 사회기획을 위해 계속 시도할 것이다. 첫 시도인 만큼 끝이 어딘지, 바른길이 어딘지도 모르는 미로를 걷고 있는 것만 같다. 하지만 후배 기자에게 사회면을 넘겨줄 때는 적어도 그들은 부서 존폐논란으로 마음 고생하지 않게끔 그 길을 닦아 놓을 것이다. 그렇기에 영대신문 사회부 기자들은 나름의 존재가치 있는 사회부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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