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청년창업,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 조승모 교수(경제금융학부)
  • 승인 2015.05.2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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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악의 청년실업사태를 맞아 정부는 청년창업을 그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창업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학생들 대부분은 창업에 관심만 있을 뿐 정작 창업과 관련된 정보에는 어두운 경우가 많다. 이 글에서는 청년창업과 관련해서 대학생들이 알아야 할 사항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창업 vs. 취업=창업은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 사실, 창업에 성공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우리나라여서 그런 게 아니라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미국이나 이스라엘처럼 창업과 관련된 제도가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는 나라들도 창업 성공률이 낮긴 마찬가지다. 10명이 도전해서 1명 미만이 성공하는 것이 창업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학생들이 창업을 너무 쉽게 보고 준비 없이 창업했다가 큰 낭패를 겪는 경우가 많다. 이는 창업을 장려하는 정부도 마찬가지다. 취업이 잘 안되니까 창업을 장려한다는 발상으로 접근한다면 오히려 청년실업사태를 더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2015년 현재, 우리나라 4년제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은 약 50%이다. 청년창업의 성공률은 업종마다, 국가마다, 통계마다 차이가 있지만 아무리 높게 잡아도 10%내외이다. 창업이 취업보다 5배 이상 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단순 수치만으로 그런 것이 아니라,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그렇다. 취직을 하면, 큰 기업일수록 창의력이나 자율성을 발휘할 여지가 적다. 거대한 조직의 작은 한 부분만 다루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에서 시키는 일만 잘 해도 큰 문제가 없다. 최악의 경우 해고를 당해도 당장 수입이 끊어질 뿐, 다른 위험은 없다. 반면에, 창업을 하면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한다. 스스로 찾아보고 생각하고 노력해야 한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일을 시키지도 않는다. 그리고 실패하면 빚더미 위에 앉을 수도 있다. 그만큼 창업이 더 어렵고 위험하고 성공하기 힘들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창업이 힘들고 어려운 만큼, 성공하면 큰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 젊은 나이에 다른 사람들보다 높은 수입을 얻을 수도 있고, 내가 원하는 일을 누구의 간섭도 없이 내 마음대로 할 수도 있다. 단, 힘들고 불확실하다는 점을 전제로 말이다. 금융에서 말하는 고위험-고수익 상황인 것이다.

 이렇게 창업과 취업은 서로 우열을 가릴 수 있는 성격의 대안이 아니다. 서로 완전히 다른 성격의 선택지일 뿐이다. 따라서 창업을 결코 취업이 잘 안되어서 선택하는 어쩔 수 없는 대안이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창업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창업이 취업보다 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을 읽고 있는 학생들 중에 혹시 부모님께서 개인 사업을 하고 계시다면 존경의 눈빛으로 우러러 보길 바란다.

 창업 아이템이 전부가 아니다=학생들이 창업과 관련해서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는 점은 아이템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이다. 물론, 아이템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 건 맞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창업자는 경영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이런 질문들에 대해 자신만의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① 창업의 목표나 비전은 무엇인가? ② 창업에 필요한 자금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③ 어떤 아이템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④ 생산설비와 사무실의 입지는 어디로 할 것이며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⑤ 원료나 재료는 어디서 얼마나 어떤 가격에 공급받을 것인가? ⑥ 제품이나 서비스를 어떻게 유통시킬 것인가? ⑦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은 어떻게 책정할 것인가? ⑧ 어떻게 판매를 촉진할 것인가? ⑨ 경쟁자는 누구이며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이길 수 있는가? ⑩ 관련된 산업동향은 어떠한가? ⑪ 관련된 거시환경은 어떠한가? ⑫ 우리 업체의 강약점과 외부적인 기회와 위협 요인은 무엇인가? ⑬ 혼자 창업할 것인가 동업할 것인가? ⑭ 직원을 고용할 것인가? ⑮ 고용한다면 고용규모와 임금수준은 어떻게 할 것인가? ⑯어떤 조직을 어떻게 구성해서 어떻게 이끌 것인가? ⑰언제 창업할 것인가? 등등의 질문들 말이다.

 이런 질문들 중 어느 하나라도 답이 마련되어있지 않다면 창업은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이런 질문들이야말로 기업을 경영하는 데에 있어 가장 일상적으로 맞닥뜨리는 질문들이기 때문이다. 잘 운영되던 멀쩡한 기업도 경기불황으로 쓰러지는 판국에 이제 시작하는 업체가 이런 기본적인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면 그 끝은 너무나도 명백하다고 할 것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여도 십전일승(十戰一勝)=위의 논의와 같이, 창업하고자 하는 업체의 관점에서 업체의 역량을 평가하고 외부환경을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창업자 본인에 대한 성찰이다. 만약, 창업자 본인의 역량이 이런 창업구상을 구현하기에 역부족이면 창업이 실패로 이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우선, 아무리 지식을 쌓아도 본인의 성향이 창업 업종과 근본적으로 안 맞는 경우 창업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따라서 본인의 성향과 창업 업종이 얼마나 잘 맞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영업 능력과 대인관계가 중요한 업종이라면, 외향적인 사람이어야 창업에 성공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반면, 연구개발과 아이디어가 중요한 업종이라면 창의적인 사람이어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장인정신을 요구하는 분야라면 꼼꼼함과 꾸준함이 요구될 것이 분명하다. 창업 아이템과 창업자 성향 간에 궁합이 맞아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창업 아이템이나 관련 산업, 경쟁자, 거시환경 분석만으로는 안 된다. 창업자 본인에 대한 성찰이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창업 전에 창업하고자 하는 업종에 대한 경험을 충분히 쌓을 것을 권한다. 자칫 자기성찰이 추상적인 데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취업의 경우, 취업 후 1년 만에 적성에 맞지 않다고 그만두는 학생들이 종종 보이는데, 이런 중도포기는 본인의 경력에 오점을 남기고 다른 곳에 취업할 때 부정적인 인상을 남길 수는 있어도 당장에 금전적인 손실을 끼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취업이 아니라 창업을 이러한 이유로 중도포기하게 되면 당장에 금전적인 손실이 너무 크다. 따라서 이러한 시행착오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창업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경험을 충분히 쌓는 것이 우선이다. 인턴도 좋고 아르바이트도 좋다. 창업하고자 하는 업종에 대한 경험이 없다면 창업을 서두르기 전에 경험부터 쌓길 바란다.

 뿐만 아니라, 창업하고자 하는 업종에 대한 실질적인 경험은 창업에 필요한 노하우를 획득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요소이다. 창업을 위해서는 기업경영에 대한 모든 사항을 알고 있어야겠지만, 이런 것들을 지식으로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해당 업종에서 최소 몇 년간의 경험이 없다면 크게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론과 실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이렇게 배웠는데, 실제로 부딪쳐 보면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가 실제로 많다. 경영 일선에 있는 CEO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실전 경험이 많이 쌓인 상태에서 경영 관련 책을 읽는 경우 책에서 왜 그렇게 쓸 수밖에 없는지, 책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도움을 받게 되지만, 그런 경험이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는 책과 저자를 원망하게 되는 상황이 흔히 발생한다고 한다. 책과 이론으로 배운 지식 뿐 아니라 직접 겪고 부딪치면서 어깨 너머로 배운 노하우와 경험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창업 아이템과 창업자간의 궁합이나 관련 업종에 대한 경험보다 보다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창업자가 체질적으로 능동적이고 부지런해야 창업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창업은 기본적으로 모든 것을 스스로 챙겨가면서 할 수 밖에 없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만약, 스스로를 돌아볼 때, 본인이 수동적이거나 게으르다고 생각된다면 창업에 대해 재고해 보길 권한다. 수업시간에 단 한 번도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거나, 질문을 하거나, 외부자료를 스스로 찾아본 적이 없는 학생이라면, 창업에 대해 다시 한 번 심각하게 생각해보길 강력하게 권한다.

 이렇듯, 스스로를 잘 알고, 창업 아이템과 경영에 대해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창업을 해야 10번 중 1번 미만의 비율로 성공할 수 있다. 지피지기(知彼知己)여도 십전일승(十戰一勝)에 불과한 것이다.

 받을 수 있는 도움은 최대한 받아라=충분한 경험과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고 능동적이고 근면하다고 해서 반드시 창업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그렇게 해도 십전일승(十戰一勝)에 불과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창업 관련 고수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우선, 대학에서 개설하는 창업 관련 과목을 수강해야 할 것이다. 과목명에 “창업”이라는 말이 들어간 과목은 물론이고, 기업 경영과 관련된 과목들, 산업분석이나 거시환경 관련 과목들을 많이 들어 두는 것이 좋겠다. 특히, 자금조달과 자금운용에 관련되는 금융/재무 관련 과목들과 재무회계/세무 과목들은 창업과 경영 과정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하지만, 대학에서의 강의는 실제보다는 이론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좀 더 실질적인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추가로 창업 관련 서적들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서점에서 구할 수 있는 창업 관련 서적을 최소 10권 정도 읽어보길 바란다. 모두 창업 관련 전문가들이 예비 창업자들을 위해 쓴 책들이고 서로 다른 나름의 노하우를 담고 있는 만큼, 많이 읽어보는 편이 좋다. 예비 창업자로서 창업 관련 서적 10권도 안 읽은 상태라면, 창업을 미루어야 한다. 10권 다 읽을 때까지.

 정부기관이나 공기업, 대학 등에서 제공하는 창업 관련 교육과 각종 지원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기관이나 공기업으로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진흥공단, 창업진흥원, 소상공인진흥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의 기관과 각 대학에서 운영하는 창업보육센터 등 창업 관련 기구를 적극 이용해야 한다. 이들 기관들은 창업자에게 창업 관련 교육과 컨설팅 뿐 아니라 정책자금을 직접 제공하거나 창업자금 대출을 위한 신용보증/기술보증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등 다양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들 기관들은 창업과 직접 관련되는 기관들인 만큼, 이들이 제공하는 창업 관련 교육과 컨설팅의 내용은 일반 대학강의나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지식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고 시의적절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 컨설턴트들과 직접 상호작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당면한 문제에 대한 맞춤식 해결도 가능하다. 물론, 적극적으로 질문을 할 수 있어야 상호작용이 가능한 만큼, 학생들이 대학 강의실에서 보여주는 수준의 무기력한 모습으로는 곤란하다.

 뿐만 아니라, 이들 기관들은 예비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정책자금을 제공하거나, 혹은 예비 창업자의 기술이나 신용도를 평가하고 이를 근거로 신용보증서를 발급하여 예비 창업자의 대출을 용이하게 해주기 때문에, 자금조달을 위해서라도 이들 기관들을 적극 이용해야 한다. 창업 성공률이 그다지 높지 않아 대부분의 금융기관은 예비 창업자에 대한 대출을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상황에서 이들 기관이 제공하는 이런 금융 관련 서비스는 창업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기타,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비씨카드와 함께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상권을 분석하는 “점포 이력·평가서비스”를 상권정보시스템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하면 창업의 입지와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데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주변에 실제로 창업을 해서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지인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이들은 창업선배로서 위의 기관들이 제공해줄 수 없는 사적이고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창업은 결코 만만하지도 쉽지도 않은 일이다. 취업을 하지 못해서 한 번 생각해보는 수준의 대안이 절대 아니다. 많은 것을 알고 많은 경험이 축적되어야 비로소 시도해볼 수 있는 일이며, 모든 것을 스스로 그리고 능동적으로 최선을 다해서 해낼 수 있어야 10% 내외의 확률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창업이다. 창업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라면 오히려 취업이 더 쉬울지도 모른다. 창업에 관심이 있는가? 그렇다면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본인이 가진 열정과 능력을 모두 쏟아 부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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