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홍차, 우롱차?
녹차, 홍차, 우롱차?
  • 영대신문
  • 승인 2014.10.0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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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는 인류와 역사를 같이 한 가장 오래된 기호식품 중의 하나이다. 커피가 이슬람교, 기독교와 연관된‘서양의 음료’라면 차는 유·불교와 관련이 깊은 ‘동양의 음료’라 할 수 있다. 차의 기원을 살펴보면, 지금부터 5000년 전에 ‘신농씨’가 차를 처음 마셨다고 하고 이미 3000년전에 차를 재배하기 시작했다고도 하나 차의 역사가 아주 오래되었다는 것 외에는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 다만 차(tea)란 명칭의 언어학적 계보를 볼 때, 차의 기원이 중국이며 중국과 네덜란드와의 교류를 통해 차가 유럽으로 확대되었고, 중국 내륙지역의 교역을 통해 중국의 북쪽과 서쪽 지역으로 확대되어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차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녹차나 홍차 그리고 우롱차가 전혀 다른 식품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향미나 색깔만큼이나 전혀 다른 기능을 가질 것이라 여긴다. 과연 그럴까? 분명히 동일한 차 잎을 가지고 만든 것인데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녹차를, 중국에서는 우롱차나 보이차를, 영국에서는 홍차를 즐긴다. 이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그 비밀은 바로 차 잎의 제조과정에 있다.

 ‘녹차(green tea)’는 증기나 열풍을 이용해 차엽에 존재하는 효소의 활성을 파괴시키고 건조한 것이다. 즉 갈변을 일으키는 효소를 높은 열로 파괴시켜 차 잎의 색을 그대로 유지하게해 녹색을 띠게 한다. ‘홍차(black tea)’는 차엽에 함유된 효소를 이용하여 발효시킨 후 건조시킨 것으로 발효차로 분류된다. 차 잎사귀를 그대로 발효시켰기에 차엽에 존재하는 산화효소가 색소나 기타 성분을 변화시켜 홍차 특유의 색이 난다. 홍차는 겉보기에 잎이 흑갈색이어서‘black tea(블랙티)’라고도 하는데 홍차엽을 우려낸 액체의 빛깔이 홍색이여서 ‘紅茶(홍차)’라고 부른다.‘우롱차(oolong tea)’는 차잎을 반발효시켜 만든 것으로 녹차와 홍차의 양쪽 성질을 가진 ‘반발효차’의 대명사이다.

 차의 성분은 품종, 재배조건, 채엽 시기 및 부위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다양한 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나 카테친, 테아닌, 카페인 등이 차에서 중요시 되는 성분이다. 차가 가지는 독특한 떫은맛의 카테친이라고 불리는 폴리페놀 때문으로, 카페인과 더불어 수용성 성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차의 맛과 향기, 빛깔에 영향을 미치며, 성인병이나 암예방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 보고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테아닌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녹차가 가지는 독특한 감칠맛의 주체 성분이다. 보통 차가 가지는 감칠맛과 감미에는 테아닌을 비롯한 20여종의 아미노산이 관여하며, 그 양은 1~4%로 차 종류와 품질에 따라 변동이 크다. 차엽에 존재하는 카페인은 카테친 다음으로 많이 함유된 주요 성분인데, 차의 카페인 함량은 커피 원두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럼 녹차를 마시면서 카페인 중독을 걱정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우선 차는 낮은 온도에서 우려내기 때문에 실제로 한잔에 존재하는 카페인의 양이 30mg 정도로서 커피에 비해 낮다. 게다가 녹차에 존재하는 카테친과 테아닌이 카페인과 서로 길항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녹차가 가지는 효능으로는 카테친, 항산화 비타민과 항산화 물질이 발암물질의 작용부위와 결합하여 발암물질의 활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담배의 발암물질로 발생되는 염색체 돌연변이는 녹차를 마심으로써 다소간 억제할 수 있고, 녹차추출물이 폐암의 발생율을 낮춘다고 하니 흡연자에게는 꼭 녹차를 권하고 싶다. 더욱이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혈중 비타민 C의 농도가 낮은데, 녹차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한 편이라 흡연자에게 비타민을 보충해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 외에도 차에는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작용, 혈당상승 억제작용, 항알레르기 효과, 구취제거, 염증치료 등 다양한 효능이 보고되고 있으나 특정성분의 기능을 너무 확대해석한 것이 많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결과가 아니어서 논란의 여지가 많다.

 따라서 녹차를 만병 통치약인양 무조건 맹신하거나 카테친의 기능을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카페인이 든 커피라고 무조건 기피해서도 안 된다. 녹차든 커피든 모든 기호식품은 기호식품이란 정의에 입각해서 즐기면서 먹으면 된다. 자신의 체질에 맞는 적정량을, 기호식품의 용도로 섭취한다면 차 한 잔의 여유 속에 인생이 한층 풍요로워지고 건강 증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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