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 단위 등록금, 대화와 타협 필요해
학점 단위 등록금, 대화와 타협 필요해
  • 영대신문
  • 승인 2013.09.2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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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만큼 스펙 쌓으려고 졸업유예 신청했어요. 졸업 후 백수가 되느니 학생 신분을 유지하며 취업준비 하려고요.”
실제 요즘 대학교의 모습이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스펙을 맞추기에는 대학교 4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졸업할 수 있지만 유예를 하는 대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졸업 몇 학점을 남겨두고 수업을 듣거나 일부러 학점을 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학점기준을 맞추기 위해 학점세탁(더 나은 졸업학점을 받기 위해 재이수하는 것)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학교생활을 지속하기 위해서 정규학기(대학교 4년, 8학기) 이후에도 학교에 단위 등록하는 학생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 대학교의 학점 단위 등록자는 증가하는 추세이다. 2011년 1학기 학점 단위 등록생은 822명, 2012년 1학기 등록생은 993명으로 약 17% 증가했고, 2011년 2학기에는 459명, 2013년 2학기에는 590명으로 약 22%나 증가했다.(학점단위등록은 학기별로 등록한다) 뿐만 아니라 올해 1학기 등록생은 1천 210명으로 2011년 1학기 등록과 비교하면 32%나 증가했다.
그리고 이 제도의 등록금 징수방법이 이번학기(2013년 2학기)부터 변경됐다. 전에는 졸업학점-취득학점이 10학점 이상일 경우 수강 신청 학점과 관계없이 등록금 전액을 납부했다. 또한 신청학점이 1~6학점일 경우에는 학점수×등록금×1/20, 신청학점이 7~9학점일 경우에는 등록금×1/2를 등록금으로 내야 한다. 하지만 2010년 12월에 개정된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 제4조(징수방법)에 의해 우리 대학교의 징수방법이 몇 학점을 신청하는지에 따라 내야 하는 액수가 달라졌다. 단위 등록생은 신청학점이 1~3학점일 경우 등록금×1/6을, 4~6학점일 경우 등록금×1/3, 7~9학점일 경우 등록금×1/2, 10학점 이상일 경우 등록금 전액을 납부한다.
변경된 징수방법으로 인해 1~6학점 수강 신청자는 전보다 증가한 등록금을 내야 한다. 많게는 69% 증가(1학점 신청 시 등록금×1/20에서 등록금×1/6으로 변경), 적게는 6% 증가(3학점 신청 시 등록금×3/20에서 등록금×1/6로 변경)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3학점 단위로 같은 액수 만큼 등록금을 내야하는 방식이 문제이다. 예를 들어 2학점만 이수하면 졸업할 수 있는 경우에도, 3학점을 신청하는 만큼의 등록금을 내야 한다. 또한 전공 학점만 수강하면 졸업인 경우, 학과의 개설된 전공학점이 7학점뿐일 경우에도 9학점 등록금을 납부해야 한다.
한편 10학점 이상 단위 등록생에게 개정된 징수방법은 수강신청학점에 따라 등록금을 징수하기 때문에 오히려 전보다 등록금 부담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과연 단위 등록생 중 10학점 이상 듣는 학생들이 많을까? 9학점 이하를 듣는 학생이 많을까?
변경된 학점단위등록 징수방법은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과의 아무런 대화도 없이 공고됐다. 이에 총학생회에서는 지난 8월 30일 학교 측과 면담으로 1~6학점 신청자에 한해서 등록금 증가액의 1/2을 지원받게 됐다. 하지만 이는 일회용적인 방편이다. 교육부의 규칙이 재개정되지 않는 한, 2014년 1학기부터 개정된 규칙대로 징수될 예정이다. 단위 등록생에게 취업 부담감뿐만 아니라 단위 등록금까지 가중되는 것은 매우 가혹한 일이다. 학교 측도 교육부의 정책이 이러하니 우리도 따르겠다는 것은 지극히‘행정편의주의적’인 생각이다. 학생들과 대화를 통한 타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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