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이야기는 데보라 노빌의『리스펙트』중에서 발췌했다. 졸업시험 마지막 문제로 청소부의 이름을 출제한 교수의 의도는‘존중’이었을 것이다. 앞으로 사회에 나가 어떤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만나든 그를 편견 없이 한 사람으로 존중하자는 의도로 출제했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존중은 부족하다. 대학환경미화원들의 열악한 근로실태뿐만 아니라 그들을 대하는 대학생들의 태도 또한 문제이다.
경산지역 대학환경미화원들의 경우, 그들의 처우는 심각하다. 환경미화원의 한 달 월급은 100만 원이 채 되지 않으며 우리 대학교의 기본급은 101만5천740원이다. 또한 용역업체가 바뀔 때마다 기존 근무자가 해고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미화원들의 정년(노조가입 학교 만 67세) 또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일 아침 새벽에 출근해 청소업무를 하시는 우리 대학교 청소부 어머니들은 점심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산지역 12개 대학 중 점심식대를 제공하는 대학교는 단 한 군데도 없다. 이에 대해 본부 측은“계약사항에 명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제공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또한 환경미화원들의 쉴 곳은 심각한 위생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고, 명절에 지급하는 기타 상여금은 연 2회 5만 원뿐이다.
지난 3월 4일 우리 대학교 환경미화원 60명이 300만 원을 대학생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또한 매달 월급에서 일정금액을 떼어 매년 300만 원씩의 장학금을 내놓기로 했다. 당신의 삶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대학생을 위해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반해 환경미화원을 대하는 일부 몇몇 대학생의 태도도 문제이다. 실제로 친구와 함께 음료수를 마시며 학교 안 건물을 걷다 친구가 실수로 음료수를 흘린 적이 있다. 시간이 지나고 환경미화원분들이 청소할 경우에 잘 닦이지 않는 어려움이 있으니 미리 치워야 되지 않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맡아서 청소하는 사람이 있는데 내가 할 필요는 없다”며 가버렸다. 그뿐만 아니라 눈앞에 쓰레기통이 보이는데도 쓰레기를 통에 넣어 버리지 않고 주위에 던지고 지나가는 학생들도 많다.
환경미화원의 처우개선도 시급하지만 우리 대학생의 의식도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오는 어버이 날을 맞아 교육환경구성을 위해 힘써주시는 어머니들을 위해 감사의 인사나 시원한 음료수 한잔 대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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