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적 관점에서 바라 본 현행 리베이트 관행의 문제와 원인
경제학적 관점에서 바라 본 현행 리베이트 관행의 문제와 원인
  • 박추환 교수
  • 승인 2013.05.26 2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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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베이트란 생산자 잉여의 일부를 소비자 잉여로 전이하는 행위로서, 판매자가 받은 액수나 이자의 일부 상당액을 구매자에게 되돌려주는 일 또는 그 돈을 지칭한다. 이는 많은 기업에서 합법적으로 사용하는 가격 할인 정책의 하나로 일종의 가격차별행위에 속하지만,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대부분의 리베이트는‘뇌물’또는‘Kick back’이라 불리는 불법적인 리베이트에 가깝다. 이는 의약품, 광공업, 보험업, 통신업 등 전 산업에 걸쳐 광범위하게 발생되고 있다.
이러한 리베이트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첫째, 이중가격을 조성해서 사후 거래에 대해서는 대부분 현금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세금 신고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곧 지하경제를 조성하게 된다.
지난해 실질 GDP의 약 26%에 달하는 290조 원(출처: 현대경제연구원)이 지하경제로 나타났다. 리베이트가 이루어지는 많은 산업에서 지하경제가 발생했고, 이러한 지하경제는 경제 전반의 비효율을 불러일으킨다. 한정된 자원이 불법이나 편법에 사용되므로 성장률 저하를 불러일으켜 부가가치 창출을 저해하며, 탈세로 인한 세수감소와 재정적자 확대, 소득재분배 실패로 양극화 심화야기, 각종 통계에 드러나지 않아 경제계획 수립에 교란 작용을 하는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현 정부에서는 이러한 지하경제의 양성화를 통해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하고, 높아져만 가는 복지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확보를 위해 지하경제의 탈세를 잡아 세수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리베이트는 가장 먼저 잡아야 할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생산자 잉여의 일부를 소비자 잉여로 전이하는 과정에서 리베이트가 소비자에게 돌아오지 않고 중간 거래자에 귀속된다는 것이다. 즉, 소비자 잉여가 소비자가 아닌 제 3자로 유출되기 때문에 합법적인 판매 수수료인 Commission과는 다른 개념의 중간 거래자를 위한 뇌물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로인해 소비자 후생의 증대와는 상관없이 해당 산업 제품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게 되고 그 부담이 고스란히 일반 소비자에게 돌아가게 된다.
이러한 리베이트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시장구조와 제도의 문제를 꼽을 수 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리베이트 시장은 대부분 독과점 형태를 가지고 있는 시장이 많다. 대표적으로 의약품시장과 보험시장, 통신시장이 있다. 이들은 높은 진입장벽으로 소수의 대규모 생산자를 가지고 있으며, 동질적인 제품을 판매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해당 시장은 상호의존성의 존재로 인하여 기업들이 제품 가격에 제한적인 통제력만을 행사하며, 전형적으로 비가격경쟁이 이루어지는 시장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이 아닌 중간 유통에 리베이트가 지급된다. 예를 들어 의약품 시장의 경우 어느 제약회사의 특정 약품을 지정할 수 있는 처방권을 의사가 지니고 있으므로 중간유통자는 의사 또는 약사가 되는 것이며, 리베이트 역시 환자가 아닌 이들이 취하고 있다. 통신시장의 경우 블랙리스트 제도의 도입 이전 까지 3대 통신사를 통한 가입만이 허용되었기 때문에 중간유통자는 통신사가 되며 리베이트 역시 통신사에서 취하고, 판매촉진을 위해 리베이트를 단말기 가격 할인으로 일부 할인하거나 중간 소매점에서 취하는 형태가 이루어지고 있다. 산업 특성상 시장구조를 바꾸는 것은 힘들지만, 제도는 얼마든지 변경 가능하다. 따라서 리베이트를 조장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의 변경이 필요하다.
소비자 잉여가 정상적으로 소비자에게 되돌아가고 그 과정에서 투명하게 세금이 부과된다면 리베이트는 문제 될 것이 없다. 금액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리베이트를 통해 지하경제로 유입되는 금액을 기술개발금액으로 사용된다면 결과적으로 소비자 후생 확대라는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제도적 측면에서 현행 리베이트관행을 근절토록 유도해야 할 것이며, 업계 또한 법적 강제 이전에 스스로 이런 관행들을 근절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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