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의 조건
힐링의 조건
  • 영대신문편집국
  • 승인 2013.05.26 2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전에는 웰빙(Well-Being)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힐링(Healing)이 대세다. 힐링캠프, 힐링여행, 힐링푸드, 힐링뮤지컬 등 치유와 안정을 위한 어떤 행위나 대상에는‘힐링’을 붙인다. 복잡하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갈피를 못 잡고 지쳐가는 사람들에게 몸과 마음은 치유의 대상이다.
최근‘치유의 인문학’연구가 한창이다. 사회적 갈등과 대립으로 빚어진 고통과 상처를 인문학으로 어루만지겠다는 취지에서다. 또한 전국적으로 불고 있는 인문학 강좌들이 현대인들의 각박한 삶을 치유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런 거창한 담론이 지금의 대학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지 새삼 의문이다.
최근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바쁘고 고단한 일상을 보내는 우리나라 대학생들에게‘최고의 힐링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했다. 이성 친구, 스마트폰, 음주가무 등을 제치고‘알바비’(35.3%)가 1위를 차지했다. 기성세대들은 시대가 변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물질적인 것이 힘들고 지친 요즘 대학생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취업과 스펙 쌓기로 점철된 우리 학생들의 몸과 마음이야말로 치유의 대상이 아닐까. 우리 주변에서도 실천 가능한 여러 힐링의 조건들이 있다.
첫째, 몸이다. 젊음의 몸은 무한히 자유롭고 활기가 넘친다. 자신의 몸을 알고 몸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마음과 정신도 맑아질 것이다. 이를 위해 숲과 자연이 어우러진 곳에서 몸의 표현법을 배워보면 좋겠다. 차분히 한발 한발 내딛으며 자신의 몸을 자유롭게 표현해 봄으로써 마음의 자유로움도 느껴보자.
둘째, 지역이다. 영남대 학생들은 지역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창조적인 삶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지역에 연고를 둔 학생들이 지역에서의 다양한 삶을 모색하지 않는다는 것은 모순이다. 현재 대구·경산학의 이름으로 개설된 과목도 있고, 대구 골목길 투어나 북성로 다시 읽기 등의 다양한 시도들이 진행 중이다. 지역에 대한 관심과 성찰을 통해 창의적인 삶을 구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자.
셋째, 생태다. 생태적 삶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지속적으로 치유하는 가장 선한 것이다. 박남준 시인과 같이 생태적 삶을 시로 승화시키고 실천적으로 살고 있는 이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대안적 삶의 모델을 찾아볼 수 있다. 생태의식을 통해 자본주의적 삶을 성찰해 보고 패스트푸드적 생활 패턴에서 벗어나 술 한 잔에 꽃잎 하나 띄우는 여유를 가져보자.
이제, 물질주의에 황폐해진 우리 대학생들이 자기 삶을 실제적이고 진지하게 모색해 봐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의 인생이 너무 삭막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삶이 전쟁터가 아니라 즐거운 놀이터가 되기 위해서 자기 주변에 있는 힐링의 조건들을 하나씩 꼭 찾아보기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