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서 성장하는 신문사
울면서 성장하는 신문사
  • 정은송 기자
  • 승인 2012.11.14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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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면서 성장하는 신문사
신문사에 처음 들어왔을 때 선배들은 저희 동기들을 보며“신문사에 들어오면 너희들 중 누구라도 울게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와 동기들은‘설마 이렇게 착하신 선배님들이 우리를 울리시겠느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신문사에 오면 다소 일이 힘들어도 즐거웠기에 절대 그럴 일은 없으리라고 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수습기자 생활이 지나고 준기자가 됐습니다. 그저 새내기이고 후배이고 싶었지만 수습기자들이 들어온다고 선배가 될 준비를 하라는 국·부장님의 말씀을 들었고 저희는 실감이 나지 않았고‘싫다’고 했습니다.
2학년이 되자 수습기자를 받아들이고 우리는 2~3명의 직속 후배들을 가르쳐야하는 입장이 됐습니다. 수습기자여서 서러웠던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보도기사 쓰는 것만으로 버거웠던 우리는 신문의 한 면을 다 차지하는 기획기사를 쓰게 되고 책임감이라는 무거운 짐을 가지게 됐으며 소위‘털리는’(심하게 욕먹고 비난받는다는 뜻의 은어) 일도 많이 생겼습니다. 선배가 밉기도 하고 왜 이렇게까지 욕을 먹어야 하는가 하는 마음에 선배 앞에서 많이 울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절대로 내 후배는 울리지 않는 선배가 되겠다며 굳게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취재를 시키다가 후배에게“뭐 지금 이딴 식으로 일을 해 오느냐”는 등 언성을 높이며 심하게 혼낸 적이 있습니다. 저는 후배가 나름 열심히 하려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음에도 제가 결과만 보고 심하게 혼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괜찮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이게 웬 일, 남자 후배가 울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덜컥 미안해졌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울면서 신문사에서 더 배웠던 것처럼 요즘 후배도 더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종종 느껴질 때면 미안하면서도 대견하기도 합니다.‘신문사에서는 누구나 울게 될 것이다’는 선배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더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은송 기자 eunsong@y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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