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보면 내 추억의 꿈같은 시간들"
"돌이켜 보면 내 추억의 꿈같은 시간들"
  • 노수경 기자
  • 승인 2007.04.12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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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기 해외자원봉사단 베트남팀장 변정범 군

제12기 해외자원봉사단(이하 해자봉)으로 베트남을 다녀온 변정범(법학4) 호치민팀 팀장은 22박 23일 간의 봉사활동 기간을 ‘꿈같은 시간들’로 표현했다.
힘들었던 기억보다는 보람되고 즐거웠던 기억이 훨씬 많다는 변군은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했다.

Q. 해자봉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
A. 친동생이 우리대학 산림자원학과에 재학 중인데 작년에 제11기 길림팀으로 해자봉을 다녀왔었다. 매우 유익했다며 활동상을 이야기 해주었고, 나도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에 지원하게 되었다.

Q. 일정을 보니 고아원을 주로 많이 다녔는데 그곳은 어떤 곳인가?
A. 제일 먼저 찾은 ‘탐빈고아원’은 최근 세계적 배우인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가 아이를 입양하기 위해 들름으로써 유명해진 곳이다. 아이들의 부모는 모두 에이즈 환자로 아이들도 유전적으로 병을 갖고 태어난 상태이다. 그 다음 활동지였던 ‘티응에고아원’은 베트남전 때 고엽제의 피해를 입은 부모들로부터 태어난 아이들로, 아이들 역시 고엽제의 후유증을 앓는 장애아들이다. 12일 째부터 활동한 ‘고밥고아원’에서는 정신지체 아이들을 돌보았고, 마지막으로 활동한 ‘롱호아고아원’은 절에서 운영하는 곳이었다.

Q. 활동 준비는 어떤 것을 했으며 반응은 어땠는가?
A. 기말고사 전에 해자봉 참여 명단 발표가 됐지만 다들 시험공부를 하느라 준비기간이 길진 않았다. 하지만 시험이 끝난 후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하루 12시간을 투자하는 준비활동을 거쳤다. 주로 공연을 연습했는데 춤 공연, 사물놀이, 태권도 등 다양한 분야로 연습을 했고, 풍선 아트 및 페이스 페인팅도 준비했다.
힘들게 준비한 만큼 현지에서 호응이 커서 대단히 기뻤다. 특히 우리나라 연예인을 흉내 낸 춤을 출 때면 사람들이 정말 연예인이 원정공연을 온 것처럼 환호하기도 했고 사물놀이, 태권도 공연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매우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아마도 전쟁 후 빠른 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룬 데 대한 동경이 그 이유인 듯하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A. 호치민에서의 하루하루가 모두 기억에 남는다. 굳이 꼽자면 처음 활동을 시작한 ‘탐빈고아원’이다. 통역이 잘 되지 않아 처음엔 아이들이 에이즈환자인지 몰랐다. 너무 예쁘게 생긴데다가 우릴 잘 따르기도 해서 신체 접촉이 많았었다. 숙소에 돌아와 현지 통역을 맡은 학생들이 걱정을 해서 참 많이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 다음날부터 행동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미리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마음가짐은 많이 달랐고 그래서 느낀 바가 컸다.

Q. 베트남 친구는 많이 사귀었는가?
A. 생각보다 쉽게 친구를 많이 사귀었다. 아마 우리를 도왔던 친구들이 우리대학과 자매결연을 맺은 ‘호치민기술사범대학’(이하 기술사대) 학생들이라서 그런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기술사대 친구들은 모두 정이 많은 것 같았다. 특히 ‘썬’이라는 친구와는 평생 동안 연락을 하고 지낼 것 같다. 친절하고 무엇보다 한국에 관심이 많아 서로 통하는 점이 많았다.

Q. 해자봉을 다녀왔을 때, 주변 다른 학우들은 어떠한 반응을 보이던가?
A. 해자봉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출발 전에 개인당 70만원 정도의 돈을 내야 한다. 친구들은 돈 주고 봉사활동 하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고들 했다. 하지만 우리가 낸 돈은 비행기 삯으로도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봉사활동을 다녀와서 내가 배우고 깨달은 것은 돈과는 바꿀 수 없는 가치들이다. 몇몇 친구들은 봉사활동이 좋으면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라고 했지만 다른 나라에서 더 힘들게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내게 특별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Q. 마지막으로 느낀 점은?
A. 우리나라 사람들은 은연중 외국인 근로자를 무시하거나 우리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 노동자로 오거나 공부하러 오는 학생들은 현지에서 매우 뛰어난 엘리트들이다. 또한 요즘 농촌에서 베트남 여성들과 결혼하는 추세가 있는데 그 여성분들 또한 현지에서는 대학까지 다닌 똑똑한 분들이 대다수이다.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인데 업신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음 해자봉 단원들에게는 활동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준비하라고 말하고 싶다.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에 관심이 굉장히 많다. 우리나라를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라면, 그리고 그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많은 학우들이 해자봉에 참여하여 내가 그랬던 것처럼 평소에는 느낄 수 없는 것들을 느끼고 더 넓은 경험을 쌓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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