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아싸다.
우리는 누구나 아싸다.
  • 김나윤 씨(언론정보3)
  • 승인 2012.03.3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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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의 하루
 오전 9시. 첫 수업이다. 아는 사람도 없는데 성적이라도 잘 받아보겠다고 맨 앞줄에 앉는다. 졸면 안 된다. 필기 보여 달라고 할 사람도 없으니까. 오후 1시. 점심시간이다. 학생식당에 사람이 가장 많을 때라 혼자인 게 약간 신경 쓰이긴 하지만 괜찮다. 스마트폰이 있으니까 밥 먹으면서 문자하며 바쁜 척하면 된다.
오후 3시. 애매한 공강시간. 다른 덴 볼 일 없다. 중도로 직행한다. 카페에서 수다 떠는 것 보단 백배 효율적인 자기관리 중이라고 스스로를 세뇌시킨다. 오후 6시. 마지막 수업까지 마치고 버스정류장으로 걸어 나온다. 학기 초라 그런지 다들 무리지어 오렌지 거리로 나서는 모습들이 보인다. 왠지 나도 일학년 때는 저렇게 다녔던 거 같은데... 어쨌거나 버스를 타고 집으로 칼퇴근, 과제나 해야지 하고 노트북을 펼친다.
아싸, 그들은 누구인가?
 우리 대학교 자게를 보면 종종 이런 글을 볼 수 있다.‘저 아싸인데 2학년도 받아주는 동아리 있나요?’,‘복학생 아싸라서 매일 중도만 다녀요’,‘아싸인데 학생식당에서 혼자 밥 먹으면 이상한가요?’자 그럼 이쯤에서 아싸란 누구인가? 아싸란‘아웃사이더’의 준말인데 무리에서 겉도는 사람, 타인과의 교류 없이 혼자 다니는 사람 정도로 정의된다.
대학에서의 아싸는 주로 오래 휴학을 했던 복학생이나 편입생, 혹은 신입생 무리에 초반에 어울리지 못한 어리버리 신입생 또는 원래부터 사교에 소질이 없는 선천적 아싸 정도로 크게 분류할 수 있겠다. 그저 본인이 혼자 있는 게 편하고 좋아서 스스로 아싸를 자청한 사람도 있는 반면 본인은 혼자이고 싶지 않지만 주변에서 환영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아싸가 되는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학내 활동보다 대외 활동과 여행에 관심이 많아 학교 밖으로 나돌다보니 어느 순간 학교 내에는 아는 사람이 없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우리는 누구나 아싸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다. 태어날 때 그룹 짜서 나온 사람 없고, 취업할 때 친구 손잡고 면접 보는 사람은 없다. 어차피 시작은 다들 혼자서 한다. 대학을 다니거나 어학연수를 가거나 사회생활을 하거나 여하튼 100년씩이나 되는 인생을 살아나가면서 우리는 때론 혼자가 되고 때론 함께가 된다. 지금 당장 혼자라고 외로워할 필요도 없으며 아는 사람 많다고 우쭐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혼자일 때 혼자임을 즐기면 되고 함께일 땐 또 그 함께함에 감사하며 살면 된다.
본지 지난 호에 실린 기사 중 우리 대학교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 중 하나가 인간관계라는 자료가 있었는데 이는 학업, 진로, 취업에 이은 네 번째 스트레스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만큼 우리는 사람과 사람사이가 신경 쓰인다. 복잡하게 스트레스 받으면서 인간관계에 신경 쓰느니 차라리 혼자가 낫겠다는 생각으로 아싸의 길을 택한 사람도 있겠지만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혼자서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모두 사회적 동물이니까. 인생사 새옹지마, 어찌될지 모르는 거 아니겠나. 그러니까 필자를 포함한 아싸들이여, 기죽지 말자. 학생식당에서 혼자 밥 먹는 게 뭐가 그리 대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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