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 도용복 씨의 오지탐험 이야기
사업가 도용복 씨의 오지탐험 이야기
  • 주미리 기자
  • 승인 2012.03.30 1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0살에 오지 여행을 결심하고 시작하여 20년 동안 140여 개의 오지를 다녀온  도용복 씨. 오지 탐험을 하고 그 경험을 강연하는 것으로 유명한 그를 만나기 위해 부산행 기차를 탔다. 대구 토박이인 기자에게 도용복 회장의 회사가 있는 사라토가 빌딩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사무실로 몇 번의 전화 끝에 서면역 근처 사라토가 빌딩에 도착했다. 회장실 안에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이색적인 악기는 물론 가면, 모자, 각종 장신구들이 가득 차 있었다.

“돈의 노예지···
이게 무슨 성공이냐”

◆오지여행가 도용복 사라토가  회장=사업가로 크게 성공한 40대 후반의 한 남성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이러한 회의감이 들었다. 40년 동안 목숨을 바칠 정도로 열심히 앞만 보며 달려왔던 그는 주위에선‘성공했다. 시골에서 부산으로 올라와 출세했다’는 말을 들었지만 정작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결심했다. 50대부터는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오지는 길 위의 학교”

“사업을 위해 외국여행을 많이 다녔지만 남는 게 없었다. 서울이나 외국이나 비슷비슷한 호텔방일 뿐이었다. 이에 반해 오지는 다녀오면 남는 게 많다. 늘 새롭게 느껴지는 오지는 나에게 있어서 길 위의 학교이다”며 오지여행의 매력을 말했다. 도 회장은 문화와 예술을 병행하는 여행을 한다. 예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로 여행을 가면 우선 그 도시의 유명한 오폐라나 뮤지컬을 보고 난 뒤 도시 뒤편에 위치한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뜸한 오지로 발걸음을 옮긴다.‘오지로 여행을 간다’라기보단‘공부하러 간다’는 생각으로 여행을 가는 그는 오지를‘길 위의 학교’라고 표현한다.
“더 크고, 더 넓게, 더 높게”

오지여행의 원동력에 대해 그는“나는 호기심이 많다.‘active’하게 살고 싶었고 호기심이 많다 보니 가는 곳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곳이 오지였다. 오지로의 여행 덕분에 나는 50살 이전의 내가 아닌 새로운 사람이 됐다. 여행을 통해 안목과 시야가 넓어지고 통찰력 또한 생겼다”
그는 즉흥적인 사람이다. 계획 없이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그 곳으로 여행을 가는 편이다. 365일 중 300일은 일을 하고 65일은 여행을 떠난다. 또한 가이드는 현지 가이드를 이용한다. 현지 가이드는 그 나라의 주민으로서 20대 이하의 아이들인데 그 이유는 현지 아이들이 그 지역의 지리를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올해는‘세계의 지붕’으로 유명한 중앙아시아 남동쪽 파미르 고원에 여행을 갈 계획이다.
“필름 통 안에 숨겨온 고추장으로 만든 양꼬지”
“식인 물고기에게 뜯겨 죽을 뻔”

◆오지 여행 중 에피소드=그는 20년 전 시리아에서 유목민(베두인 족)과 함께 여행 중 먹은 샤슬릭(양고기의 꼬치구이 일종)을 가장 맛있는 음식으로 꼽았다. 도 회장은“당시 필름 카메라를 이용했었는데 필름 통 안에 몰래 숨겨온 샤슬릭을 굽고 있는 유목민에게 다가가 발라주었더니 계속 다가와 고추장을 발라달라고 해서 혼이 났다. 그 때 그 샤슬릭이 20년 동안 다녀온 여행지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맛있었다”고 했다.
브라질 아마존강 지류로의 여행 중에 있었던 일이다. 그 지역 원주민의 집에 돈을 지불하고 지내던 중 그의 제안으로 카누를 타고 여행을 가게 됐다. 아마존강은 밀림 지역이라서 뱃사공은 노를 저으며 옆에 찬 칼로 수풀을 헤치며 앞으로 나아간다. 배 안엔 원주민 뱃사공과 그의 아내, 자식 그리고 도 회장이 탔다. 여행 중 갑자기 그 원주민이 차고 있던 칼을 그에게 겨누며 가지고 있던 캠코더와 돈을 모두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무시무시한 식인 물고기가 살고 있는 강 안으로 빠뜨리겠다고 겁을 줬다. 태권도 명예 5단인 그는‘어차피 죽을 운명이라면 같이 죽자’는 심정으로 태권도 자세를 취하며 배를 뒤집겠다고 겁을 줬다. 그러자 뱃사공의 가족들이 가장에게 매달리며 우는 탓에 그는 겨누고 있던 칼을 내려놓고 도 회장은 무사히 그 곳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 외에도 기니피그를 식용으로 먹는 에콰도르인, 히치하이킹이 자연스러운 쿠바의 여성들 등의 이야기를 하며 도 회장은 “세상을 다녀보면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한 것,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다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不徑一事 不長一智”
(불경일사 부장일지)

◆대학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우리나라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학업과 취업 등의 문제로 여행을 꿈꿈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가는 사람은 적다. 오지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더더욱 극소수이다. 위험하기 때문이 가장 큰 이유이겠지만 대부분‘시간이 없어서’,‘돈이 없어서’,‘영어를 못하니까’등의 이유로 여행 계획을 미루거나 실천하지 않는다. 이에 도 회장은“시간이 있어도, 돈이 있어도 가지 못하는 사람은 평생 생각만 할 뿐 가지 못한다. 자신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라며“不徑一事 不長一智(불경일사 부장일지) 하나를 겪지 않으면 하나를 알 수 없다”고 대학생에게 행동하는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삶은 부모로부터 주어지는 것이지만 인생은 가꿔나가는 것이라며‘Do it now’하는 삶을 살라고 했다.
“힘들지 않는 여행은 없다.‘NO PAIN, NO GAIN’이라고 고통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내가 50살 전에 돈을 먼저 버는 첫 번째 인생을 살았다면 50살 이후에는 여행을 하며 사는 두 번째 인생을 살고 있다. 이러한 삶을 후회하진 않는다”
50살 전에는 자수성가한 기업인으로, 50살 이후에는 문화·예술인으로 여행하는 삶을 사는 도용복 씨. 도저히 70살이라고 믿겨지지 않는 그의 풍채를 보고 대구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기자는 그보다 3배 이상 젊은 것에 반해 너무 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가. 도전정신은 없고 현실에 안주하여 새로운 일을 하면 지레 겁을 먹고 자신감 있게 하지 못하는 마치 늙고 병든 사람같이 살고 있지 않은지 회의감이 들었다. 덕분에 잊고 있던 청년다움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주미리 기자 hn99735@ynu.ac.kr


◆도용복 씨가 추천하는 오지 여행지
   <이스라엘의 키부츠>
처음으로 오지여행을 가는 이들을 위해 도용복 회장은‘키부츠’를 추천했다. 키부츠는 구성원들끼리 모여 살아가는 이스라엘의 생활공동체이다. 2천 년 동안 나라를 잃고 전 세계로 흩어진 유대인들이 땅을 되찾기 위해, 황량한 황무지를 개척하기 위해 만든 것이 키부츠이다. 여러 명이 함께 모여 협력하는 키부츠 공동체는 현재에도 세계 46개국의 젊은이들이 참가하고 있으며 참가자들은 키부츠에서 하루에 6~8시간씩 근로봉사를 하고 그 대신 숙식과 약간의 용돈(월 70~150달러 정도)을 제공 받는다. 수영장을 비롯한 각종 스포츠시설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만 18세~만 35세 이하의 심신이 건강한 남녀로 간단한 생활회화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봉사기간은 최소 2개월에서 6개월(체류 중 참가자 임의 선택)까지 가능하다. 키부츠에 따라 주 5일 봉사에 휴가를 주지 않는 곳도 있고, 이스라엘의 유적지나 박물관을 무료로 방문하는 발런티어 트립을 진행하는 곳도 있다. 일에 따라 다르지만 농장의 경우 새벽 6시에 일을 시작해서 12시에 마친다. 근로시간 외에는 모두 자유시간으로 외출도 가능하다.
도 회장은“이스라엘은 지리적으로 유럽과 아프리카가 가깝기 때문에 키부츠 생활을 하면서 휴일에 저가항공을 이용하여 주위의 타국가를 여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저가항공은 약 20불(2만원)정도로 매우 싼 편이다. 또한 전세계의 젊은이들이 여행을 오기 때문에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며“전 세계인들과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주로 영어를 사용하는데 영어공부를 하기에도 좋고 다른 언어도 배울 수가 있어 적극 추천한다”고 했다.

참고 사이트 http://www.kibbutz.or.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