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으로 얼룩진 선거
불신으로 얼룩진 선거
  • 박준범 대학부장
  • 승인 2012.01.31 1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3일 제45대 (부)총학생회장 선거가 치러졌다. 이에 신문방송사는 개표에 공정성을 기하고자 참관했다. 하지만 개표를 끝내고 나왔을 때 기분은 홀가분한 것이 아니라 씁쓸했다.
개표가 완료됐지만 개표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기 때문이다. 개표 중계를 보던 한 학생이 개표현장에 무턱대고 난입해 발언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개표현장의 공정성을 지적한 것이다. 난입한 학생은 기자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는 인물이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중선위원)들과 각 선본의 참관인과 신문방송사 기자들이 참관하고 있었던 현장에 마음대로 난입해 발언을 행사하는 것은 도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그래서 개표현장의 분위기는 오히려 냉담했다. 생중계를 시청한 학생들은 흥미진진해하며 난입한 학생을 ‘정의의 투사’라고 볼 수도 있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 돌발상황은 김태우 중앙선거관리위원장(중선위원장)의 만류로 일단락됐다. 이는 개표현장에 있었던 모든 사람을 모욕하는 일이며, 중선위원들과 참관인, 그리고 언론사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관련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학생의 의심은 결국 후보자들이 개표를 하고 있는 도중에 현장에 들어와 이의제기를 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나랴’라는 속담이 있듯이 의심받을만한 행동을 했기에 그러한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이 서로를 믿지 못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불신이 말도 안되는 상황을 초래한 것이다. 다만 우리 대학교의 경우 총학생회장이 중선위원장이 되는 구조를 지녀 의심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는 오래전부터 그랬기 때문에 현재 총학생회를 비판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구조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볼 필요는 있다. 그리고 중선위원장과 중선위원들이 개표현장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차기 회장으로 밀어준다고 하는 것은 비약이 너무 크며 오래된 잘못된 관습이다. 과거에 특정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부정이 사용됐는지는 모르겠다. 부정이 사용됐다고 하더라도 현재에도 선거에 부정을 이용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며 발생해서도 안되는 일이다.
이는 어느 한쪽의 문제도 아니다. 거의 매년마다 무더기표를 비롯한 무효표가 발견되고, 상호 비방전이 벌어지고 있지만 어떤 해결책도 제시되고 있지 않고 있다. 물론 예전보다 학생회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학생들도 자신들이 직접 뽑은 학생회를 믿어야 한다. 이번에 당선된 ‘짝’ 선본은 학생들의 신뢰를 받는 학생회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대학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