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시네마 대상 - 『덕희 마릴린』
애플시네마 대상 - 『덕희 마릴린』
  • 염수진 기자
  • 승인 2010.09.01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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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대구대 신문방송3·휴)

<‘덕희 마릴린’의 줄거리>
미국 문화를 동경하는 꼬마 덕희. 가족에게 미국으로 이사를 가자고 하지만 거절 당한다. 덕희는 자신의 꿈인 미국으로 가기 위해 무언가를 준비하는데...

◆영화가 말하고자 한 것은=“미국 문화가 스며들지 않은 국가는 드물지요. 이 영향으로 어린아이까지 미국문화를 동경하게 됩니다. 이 현상이 한국에 대한 실망감과 적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영화는 한 인간의 행동이 대한민국의 문화를 뒤집어 놓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본인이 대상을 수상한 이유는=“작품에 드라마적인 요소만 있었다면 무난했을 텐데 수상작인 ‘덕희 마릴린’에선 사회적 문제를 보여줬어요. 이런 사회적 문제가 ‘불편한 진실’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해해주지 못하면 사회에서 큰 개입이 생깁니다. 불편하지만 진실이죠. 이런 사실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영화라는 매체가 이러한 사실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도와준다고 생각해요.‘불편한 진실’를 고민하는 점에서 색다르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아요.”

◆어떻게 만들었나요=“우선 배우는 총 4명이 나오는데 아버지 역할은 우리 학교 교수님, 어머니 역할은 후배 소개로 알게 된 연극 배우, 덕희 오빠는 인터넷을 통해서 알게 된 배우 지망생, 덕희는 사촌동생이에요. 학교 주변에 귀신 나올 것 같이 무서운 폐가가 있었는데 이번 영화의 컨셉과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촬영을 하고 있는데 옆집 아주머니가 폐가라고 생각했던 집의 주인이었죠. 예기치 못하게 집주인이 촬영을 접으라고 했지만 설득하여 겨우 촬영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감독, 각본, 편집은 제가 하고 촬영, 프로듀서, 사운드는 학과의 선·후배들이 도와줬어요. 무전봉사를 해주는 덕분에 인건비는 줄었죠. 그외 금전상 어려움이 있었지만 학과에서 식사비나 장비 등의 지원을 많이 해줘서 촬영비가 30만원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특히 신경을 쓴 부분=“덕희가 후반으로 가면 환상에 얽매이게 돼 내면적으로 고통을 받아요. 그런 점을 구조적으로 표현해서 답답한 느낌을 주려 했어요. 영화를 보면 장소가 집 안에만 계속 초점을 둬 그 공간을 벗어나지 않게 했죠. 그리고 좀 더 효과적으로 환상에 빠져 있는 모습을 편집을 통해 더욱 돋보이게 했어요.”

◆영화는 왜 만드나요=“자식들은 부모님을 빼닮아서 분신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잖아요. 이와 같이 작품은 저에겐 분신과 같은 자식이에요. 그리고 부모님이 자식을 키워놓고 뿌듯해 하잖아요. 그렇듯 작품을 만들고 나면 뿌듯해서 가슴이 뛰어요. 다른 이유는 영화에 있는 상징적인 표현을 발견한 관객이 ‘아! 저거였구나’하고 이해할 때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독립영화에 관심을 가진 계기=군대에 있을 때 시나리오가 있는 장기 자랑을 통해서 휴가를 많이 받았어요. 그때 제가 이런 분야를 좋아한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이와 관련된 분야를 찾다가 신문방송과를 접하게 됐습니다.
제가 대학교에 와서 영상에 관련된 이상우 감독님의 초청강의를 듣게 됐어요. 사회적 문제 등 특이하거나 거북한 소재 또한 많이 다루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독립영화는 작품을 볼 때 배우보다 어떤 감독의 것인지를 봅니다. 한마디로 감독의 타이틀을 인정해주죠. 감독을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저의 성향에 있어요. 묵묵하게 뒤에서 지원해 주는 것보다 앞에서 여러 사람을 이끌면서 적극적으로 하는 일이 더 맞아요. 더불어 글 쓰는 분야도 좋아하고요.”

◆독립영화와 다른 매체의 차이가 있다면=“독립영화는 돈이 아무리 많아도 찍을 순 없어요. 시나리오 상 완성된 작품이여야 됩니다. 상업영화도 시나리오가 뛰어나야 하지만 독립영화에 비해 스토리 구성 상의 제약이 있습니다. 큰 자본을 가지고 하기 때문에 흥행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죠. 그러기 위해선 관객의 마음을 읽어야 해요. 이렇듯 돈이 개입되면 자기 자신을 버려야 할 때도 있어요. 그런 점에서 보면 독립영화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죠.”

◆대학생에게 한 마디=“‘돈과 시간이 없다고 망설이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나의 첫 작품도 5만원으로 영화를 찍었으니까요. ‘꿈과 열정만 있다면 안 되는 것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꾸준히 해라. 또한 내가 관심 있는 특정 분야에 몰두하는 것이 멋지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영화와 관련해서는 상업영화가 밥이라면 독립영화는 간식이나 에피타이저입니다. 사람은 밥만 먹고 살순 없잖아요. 또 간식이나 에피타이저가 입맛을 좋게 해 주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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