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평의원회, 대학 민주주의의 성과이자 과제
대학평의원회, 대학 민주주의의 성과이자 과제
  • 이광우 기자
  • 승인 2010.03.1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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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民主主義]
[명사] <정치> 국민이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는 제도. 또는 그런 정치를 지향하는 사상. 기본적 인권, 자유권, 평등권, 다수결의 원리, 법치주의 따위를 그 기본 원리로 한다. ≒민주(民主).

민주주의의 이념은 지난 80년대 말 학생운동을 통해 대학으로 스며들었다. 그리하여 대학민주주의가 형성됐다. 대학민주주의는 행정재정및 인사를 비롯한 학교 운영 전반에 법인 및 학교 당국 뿐만 아니라 대학 구성원들도 참여하여 상호 견제와 균형을 통해 합리적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 당시 많은 대학이 총장 선출방식을 직선제로 바꾸는 등 대학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힘썼다. 이처럼 대학민주주의가 확산되고 있었지만 대학을 꾸려나가는 주요 의사결정기구는 여전히 대학 3주체의 의견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했다.

◇대학 내 영향력에 대한 의견 분분해=지난 06년 사립대학의 운영에 대학 3주체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대학평의원회(대평의)에 대한 사립학교법이 개정됐다. 그에 따라 우리대학은 이듬해 대평의를 조직했다. 대평의는 11명 이상으로 꾸려져 대학 운영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하는 기관이다. 우리대학은 교원 6명, 직원 3명, 학생 3명 등 총 14명으로 구성되어 매월 1차례씩 주요 안건에 대해 심의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대평의가 설립 취지는 좋으나 실제 대학운영에서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유명무실한 기구라고 지적했다. 대평의가 각종 대학 운영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결정권 대신 심의 또는 검토, 자문만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제일 중요한 결정권은 이사회에 있기 때문이다. 대평의에서 의원으로 활동한 한 학생은 “그나마 심의할 수 있는 부분은 괜찮았다. 하지만 정작 제일 중요한 예·결산이나 대학헌장의 제·개정에관한 사항은 자문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평의 의장을 맡고 있는 박운석 교수(중국언어문화학부)는 “대평의의 자문 결과는 모두 이사회에 반영되기 때문에 영향력에 있어서 크게 문제되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심의기능이 약하다는 의견도 있으나 이사회에 안건이 전달되기 전 마지막 단계인 만큼 사력을 다해 심의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대평의가 중요사안에서 제 역할을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작년 영어번역전공이 폐지될 때 대평의가 사안을 즉각적으로 다루지 않았던 것과 관련해 당시 대평의는 영어번역전공이 폐지된 후에 회의를 가졌고, 몇몇 의원은 학생들의 의견 수렴이 되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평의의 영향력 및 활동에 대한 의견은 의원 사이에서도 분분한 상황이다. 제 42대 총학생회장이자 08년 대평의 의원이었던 김일환 씨(전자공4)는 “대평의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는 사립학교법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등록금조절위원회 같은 대학 운영과 관련된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수 6, 교직원 3, 학생 3=일부에서는 대평의의 각 집단별 대표자 수가 달라 학생이나 직원의 의사가 상대적으로 잘 전달되지 못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교수들은 어느 정도 전문성이 있고 학생들의 입장도 생각하려 노력 중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교수는 “회의석상에서 개개인의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 모두 동등한 의원이라 생각하며 회의를 한다”고 말했다. 박태호 직원노동조합 위원장도 “수적인 문제로 회의에서 어려움을 겪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김일환 씨는 “실제 회의석상에서 차별받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학생의원은 어느 정도 전문성이 떨어져 어려움은 많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평의 구성원의 수적 차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크지 않았다.

◇학우 67% 대평의? 처음 들어봐=이처럼 대학 3주체가 모여 대학 운영에 대해 논의하는 기관인 만큼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대학 학생 대부분이 대평의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본지는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학우 2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대평의가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67%(1백34명)에 달하는 학생이 ‘모른다’고 답했다. 대평의를 잘 알고 있는 학생은 9%(18명)에 불과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대학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총학생회 활동이나 총여학생회 정도만을 알고 있어 대평의의 인지도 제고나 활동 내용에 대한 적극적인 공보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 9.5%만이 “우리대학, 학우의 의견 잘 수용해”=이와 함께 대학 운영에 대한 학생들의 전반적인 의식을 조사했다. 학생들은 ‘교육과정 및 예·결산등 대학 운영에 학생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86.5%(1백73명)가 ‘반영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그 중에서 특히 1백10명(55%)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야 한다’고 답했다. 대학의 한 구성원으로써 학생의 권리와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현재 우리대학의 상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우리대학은 학교 운영에 학생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단 9.5% (19명)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처럼 대학 운영에 대한 학생들의 불신과 대평의에 대한 저조한 인지도는 대학 운영에 학생들의 영향력이 약했고 대평의의 활동이 미약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대학의 민주적인 운영과 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불러오기 위해서는 재단과 본부 그리고 구성원 모두가 하루빨리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우리 대학 주요 의사결정기구>

 

 

 

이사회

대학평의원회

교무위원회

교수회

성격

학교 법인 최고 의사 결정기구

대학심의기구

교무행정에 관한 심의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는 집행기구 역할

교육 및 연구, 교수회 및 학생정계, 학사운영, 교수회 회원과 관련한 사항·심의 학칙

설치근거

사립학교법

사립학교법, 고등교육법시행령

학칙

햑칙

구성

이사회에서 선임(7인 이상)

11인 이상(교원, 직원, 학생대표 등)

총장과 교원 22명

전임강사 이상

개최시기

2~3개월 1회

월 1회

2주 1회

  교수회규정 



<우리 대학과 주요 사립대학 대학평의원회 구성>

 

 

 

영남대

계명대

대구대

동아대

조선대

구성

교원 6명
직원 3명
학생 3명
기타 2명
총 14명

교원 6명
직원 3명
학생 2명
기타 4명
총 15명

교원 6명
직원 3명
학생 2명
기타 2명
총 13명

교원 5명
직원 2명
학생 2명
기타 2명
총 11명

교원 5명
직원 3명
학생 2명
기타 2명
총 12명

임기

2년
(학생 1년)

1년

2년
(학생 1년)

2년
(학생 1년)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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