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 위해 체계적인 외국인 학생 관리 필요
국제화 위해 체계적인 외국인 학생 관리 필요
  • 김용배 기자
  • 승인 2009.11.04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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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 외국인 학생 수는 8백 여명. 외국인 학생들이 많을수록 대학평가지표 중 하나인 ‘국제화’지수는 높아진다. 우리대학의 국제화지수는 다른 대학에 뒤지지 않는다. 국제화지수는 우리대학이 다양한 사업을 유치하기 위해 좋은 평가를 받아야할 중요한 지표이고 세계화된 대학임을 알리는 지표이다. 그렇다면 우리대학은 세계화된 대학에 걸맞게 외국인 학생들을 관리하고 있는가

외국인 학생은 크게 외국인 교환학생(이하 교환학생)과 외국인 유학생(이하 유학생)으로 나눌 수 있다. 교환학생은 우리대학과 외국대학의 교류협정을 통해 우리대학에서 외국대학으로, 외국대학에서 우리대학으로 일정 인원만큼 파견해 6개월이나 1년 정도 지내는 학생들이다. 유학생은 외국인 학생들이 자비를 통해 우리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다. 이들을 위한 교육체계는 어떻게 진행되나?

 

교환학생을 위한 교육체계 부족

교환학생들은 우리대학의 모든 강의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교환학생의 특성상 한국어를 습득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외국어 강의를 주로 듣는다. 우리대학에서 외국어로 진행하는 강좌의 수는 총 8~90개 정도이다. 이 과정에서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이 드러난다.

첫 번째 문제점은 개설된 외국어 강의가 특정 한 분야로 편중되는 데에서 비롯된다. 그 예로 이공계열의 외국어 강의가 전체 외국어 강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이 때문에 외국인 학생들은 분야에 따라 수강과목 선택의 어려움을 겪는 일이 나타나고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외국어로 진행되는 대부분 강의가 전공관련 과목이라는 것이다. 교양관련 강의가 10개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 강의는 전공과목이다.

이렇다보니, 교환학생들이 타전공 수업을 듣기도 어렵고 들을 필요도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들을 수 있는 강의에 대한 선택의 폭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유학생들, 유학생을 위한 교육체계 원해

“한국어로 설명하는 수업이 너무 어렵다. 교수님이 말을 빨리할 때면 진도를 못 따라간다”고 말하던 중국인 소원 씨(건축디자인2). 그는 한국어로 설명하는 강의를 따라잡기 위해 다른 학생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지만,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이 있었으면 한다는 바램을 전했다.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승우 강사는 영어교양과목 개설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상대주의 원칙에 따라 외국에서도 우리나라 학생들을 위한 한국어 강의 교육과정을 만들지 않는다는 예를 들며, 우리나라에서 유학생을 위한 교육과정을 만드는 것은 무리다고 지적했다. 그 반면 긍정적인 입장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모씨에 따르면 “유학생을 위한 교육과정을 설계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극복하면 유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이다”며 찬성입장에 손들었다.

이에 박기동 국제지원팀장은 “유학생을 위한 교육과정을 따로 만들기에는 큰 어려움이 있다. 이를 절충한 방안으로 유학생과 우리대학 학생들이 도움이 될 수 있는 교과목을 만들어 교양과정에 추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유학생들, 적응 도울 수 있는 체계 필요

외국 유학시절을 회상하던 박명진 교수(중국언어문화학부)는 한국과 다른 문화와 언어, 풍습 때문에 적응하느라 애를 많이 먹었다고 한다. 우리대학에서는 외국인 학생들이 손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가?

교환학생의 경우에는 Buddy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반면에 유학생들의 적응을 도와줄 수 있는 프로그램은 마련되어 있지 않고 있다. 한국어학당에 다닌다는 중국인 주유길 씨(20)는 “영남대학교에 입학을 하자마자 한국인 친구가 있다면 한국어 말하기 연습도 하고 적응이 잘 될 것 같다”면서 “유학생들의 적응을 도와줄 수 있는 체계를 설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기동 국제교류팀장은 “유학생을 대상으로 Buddy 프로그램을 시행한 적이 있었으나 호응도가 좋지 않았다. 만일 앞으로 다시 이들을 위한 Buddy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면 한국어학당을 다니는 학생들을 위주로 이 프로그램을 활성화 시킬 예정이다”고 말했다.

적응을 도와줄 수 있는 제도 도입도 중요하지만, 외국인유학생들의 파악과 관리도 제대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이들에 대한 지원책이 나올 수 있고 이들의 학교생활 적응에 도움을 효율적으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대학은 외국인 유학생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의 체계적인 관리는 우리대학이 글로컬(Glocal)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동인이라고 할 수 있다.

※Buddy: 국제지원팀에서의 소개를 통해 교환학생으로 온 외국인 학생과 우리대학 학생이 정기적으로 만나 서로의 문화와 언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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