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 장학금 대리수혜 만연, 관행적으로 이어져
학생회 장학금 대리수혜 만연, 관행적으로 이어져
  • 김명준 기자
  • 승인 2009.11.04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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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단과대학 학생회 등 학생자치기구에서 간부들에게 지급하는 장학금에 관해, 간부들의 장학금수혜기준 미달 등을 이유로 학생회와 상관없는 다른 학생의 이름으로 수혜 하는 일이 공공연히 계속돼 온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또한 학생회비와 관련된 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 사항은 학생회감사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학생회에서 이 장학금을 현금화 할 경우 ‘어디 쓰는지 모르는’돈이 될 수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편법적인 장학금수혜, 현금화 해 학생회에서 사용

  각 단과대학 학생회에 소속된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장학금은 리더십장학금과 면학장학금 및 복지장학금이 있다. 리더십장학금은 학생회장, 부학생회장, 여학생회장, 감사위원장 4명에게 공식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며 리더십장학금 수혜대상자가 아닌 학생회 간부들은 단과대학 차원에서 면학장학금, 복지장학금 등의 형태로 장학금을 받는다. 이 장학금은 단과대학에서 자체적으로 장학금 수혜인원을 정하고, 학생회로부터 간부명단을 제출받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학생회 간부가 성적 자격요건미달, 휴학 등의 이유로 장학금을 못 받는 경우, 학생회가 다른 학생의 이름을 빌려 대리수혜 해 이를 다시 현금화하여 학생회에서 사용하는 일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 단과대학의 경우 이 장학금을 받은 4명의 학생 모두 학생회 간부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 단과대학 부학생회장은 “기존에 있던 4명의 간부가 휴학 등의 이유로 장학금수혜 기준에 미치지 못해 아는 지인들의 이름을 빌렸다”며 “윗대 선배들도 계속 이렇게 해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장학금의 사용에 관해 “장학금을 대신 받은 지인들에게 다시 현금으로 돌려받아 학생회활동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학교 측 알면서도 눈감아줘, 중앙감사위원회 감사에서도 ‘사각지대’

  이러한 문제의 원인에는 학생회 간부 명단을 확인하지 않고 곧바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단과대학 행정실의 책임도 있다. 심지어 대부분 이런 편법을 알면서도 눈감아 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백우현 학생지원팀장은 “오래전부터 지속돼 온 관행이다”고 말하며 “학생회 간부는 학생회 자체에서 임명하기 때문에 간부들의 명단을 일일이 관리하기 어렵다. 이런 문제점은 학생회 스스로 고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감사위원회(이하 중감위)도 이 문제에 관해 의외로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우경 중감위원장(신소재공4)은 “그 문제는 개별단대의 문제라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중앙감사위원회는 학생회비에 관한 사항만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법적인 장학금이 없었더라면 그만큼 장학금이 필요한 다른 일반학생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갔을 것이다. 학생들의 권익을 대변해야 할 학생회의 도덕성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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