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알리미, 진정한 ‘정보알리미’ 돼야
대학알리미, 진정한 ‘정보알리미’ 돼야
  • 박슬기 기자
  • 승인 2009.09.28 18: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좋은 취지 무색케 하는 부실 시스템

국내 1류 대학으로 통칭되는 일명 ‘SKY 대학’. 이들이 과연 세계 대학들 사이에서는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가장 최근 기록은 지난해 영국의 '더 타임스(The Times)'와 대학평가기관 QS가 실시한 '08년 세계대학평가'. 평가내용을 살펴보면 다소 실망스럽다. 국내에서 최고를 자부하는 대학들이 세계에서는 50위, 236위, 203위로 중하위권에 머무르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국내 대학들의 후진적 현실을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12월 대학정보공시제도를 내놓았다. 정보공개를 통해 각 대학들이 경쟁하면 국제적인 경쟁력을 함께 높이는 것은 물론 교육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학정보공시제도는 4년제 일반대학을 중심으로 한 고등교육기관의 주요 교육정보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정규직 취업률, 순수 취업률, 전임교원의 강의담당비율과 같은 지표정보는 물론 교육과정 편성, 성적평가 결과, 입시전형계획 및 선발결과와 같은 문서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대학정보공시제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대학알리미는 모든 국민에게 각 대학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보공시센터 임후남 팀장은 “각 대학의 수준이나 위치가 보다 쉽게 드러나 대학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은 물론 학교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재학생, 산학 협력 등에 필요한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산업체 등 다양한 집단에서 정보수요가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수능이 가까워지면서 고3학생들의 대학알리미 이용도 늘어나고 있다. 정시모집합격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이다솜 양(경상여고 3)은 “원하는 대학의 취업률이나 등록금 등을 알 수 있어 도움이 됐다”면서도 “정보가 체계적으로 잘 갖추어져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거푸 수정되는 정보들, 어려운 용어도 문제

대학알리미는 한 해 자료를 일정한 때 동시에 올리고 있다. 하지만 올라온 자료들은 시기마다 수정되고 있어 자료들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에 따르면 ‘09년도 대학정보 공시 대상’의 수정 현황을 파악한 결과 9월 현재 모두 2백69개 대학이 8백9건의 정보를 공시한 뒤에 고친 것으로 드러났다.

사용 용어가 어려운 것 또한 문제다. ‘교비회계 대차대조표’, ‘법인회계 자금예산서’ 등 전문 회계용어가 그대로 사용되고 있어 일반 학생들의 정보 이용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사립대학은 재정의 대부분을 학생의 등록금으로 메우고 있는 만큼 대학재정과 운용에서 학생 감시가 필요함에도 사이트에서 공개하고 있는 재정 자료만으로 실상을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김영미 씨(경제금융 2)는 “등록금 1천만 원 시대에 학교가 등록금을 어떤 식으로 사용하는지 궁금하다. 용어가 좀 더 쉽게 설명되어 있다면 일반 학생이라도 재정 상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체제정비 정부가 나서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보공시센터 임후남 팀장은 대학알리미가 대학정보공시제도의 중앙 운영체제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공개되는 자료의 신뢰성을 높이고, 여러 방면에서 비교분석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대학이 제공한 자료가 폭넓게 이용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고 취업률 등의 산출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