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사각]이공계 살리기가 아닌 인문학 살리기
[삼각사각]이공계 살리기가 아닌 인문학 살리기
  • 윤미라 기자
  • 승인 2007.04.09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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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는 선배의 공대생 친구가 취업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친구는 특별히 공부를 잘한 것도 아니고 영어를 잘 한 것도 아니지만 누구나 알만한 기업에 취직했다고 한다. 그리고 또 공대의 어느 한 선배는 리크루팅을 통해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할 수 있었다.
2년 전만 해도 심각한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이공계를 살리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공계 기피현상은 어려운 수학, 과학을 기피하는 풍조와 전문기술에 대한 대우 미비 등의 이유로 발생했다. 따라서 이공계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정책과 지원, 학계의 연구 등이 쏟아져 나왔었다.
그래서인지 이공계의 신입생 입학률과 경쟁률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이공계열의 취업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학내에서 실시하는 기업의 리쿠르팅도 이공계열 모집인원이 인문사회계열보다 월등히 많아 이공계 학생들은 보다 큰 진출 기회를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공계는 현재 누리사업을 통해 많은 국고를 지원 등의 혜택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교차지원을 하는 학생들도 많아 대학에서 수학, 물리, 화학 보충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반면 인문학은 점점 더 위기를 맞고 있다. 인문학과는 점점 축소되고 있으며 통폐합하는 학과들도 속속들이 배출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추진하는 기초·신진교수연구과제지원사업의 인문사회 분야 선정률은 13.6%로, 지난해에 비해 15%나 낮아졌다.
이공계 기피현상의 문제는 수학·과학에 대한 기피와 대우문제였지만, 인문학의 문제는 교육전체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지금 대학은 실용성과 경제성을 가진 일부 분과학문만을 대거 지원함으로써 대학 본래의 기능인 거시적 대안의 이론탐구를 소홀히 하고 있다.
점점 축소되고 있는 인문학을 살리기 위해 학계에서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이공계와는 다르게 아무런 정책도 내놓고 있지 않다. 위기의 인문학은 누가 살릴 것인가?
최근 인문학을 살리자는 취지로 학술진흥재단과 인문학계는 앞으로 매년 한글날(10월9일)을 전후한 1주일을 공식 ‘인문주간’으로 정해 인문학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계속 이끌어 갈 계획을 세웠다.
먼 미래를 두고 인류가 공존공영 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가치와 정신을 모색하는 인문학. 이제는 인문학을 살려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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