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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윤지 기자 , 황혜정 기자
  • 승인 2008.05.2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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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와 차단된 공간, 기존의 발상과 인식에서 탈피한 작품, 그러한 작품을 밝히는 불빛. 갤러리에 들어서면 왠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우리 주변엔 오감을 자극하는 맛있는 전시회가 너무나도 많이 열리고 있다. 아보카도와 같은 신선한 끼와 열정을 지닌 신인 작가 작품전부터 호두처럼 고소하지만 약간은 씁쓸한 맛의 찻그릇 초대전, 보기만 해도 자연 속 들꽃 향기가 물씬 풍기는 풍경화 전시회까지. 너무나 지친, 너무나 지긋지긋한 일상사에 진절머리가 난다면 많은 전시회 중 하나를 내 입맛대로 골라 찾아가 보자.

가는 사람 따로, 아는 사람 따로?

“갤러리요? 왠지 낯설어요. 시간이 있어도 직접 찾아가기엔 부담이 되는 곳이죠.”
예체능계대학의 학생이나 특별히 예술작품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제외하곤 갤러리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대한 대부분 학생들은 이런 대답을 한다. 갤러리는 따분하고 지루하며 가기엔 부담이 된다는 게 그들의 입장이다. 문화 활동 중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영화나 뮤지컬은 일부러 찾아보고 예매도 직접하며 한 달에 서너 번 정도는 관람하지만 갤러리를 찾는 학생은 극히 소수이며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관심이 있는 학생들조차 작품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과 편견 때문에 갤러리로 발걸음이 쉽게 옮겨지지 않는다.
요즘 같은 졸업시즌에는 우리대학에서도 프로급의 전시회가 줄을 잇는다. 하지만 전시회를 찾는 사람은 몇몇에 불과하다. 지인의 작품을 보러 오거나 친구를 따라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 한마디로 작품을 보기 위해 애써 그곳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번 졸업작품전에 작품을 출품한 유효정 양(생활제품디자인4)은 “가끔씩 전시회를 하지만 그 때마다 사람들이 별로 오지 않는다. 이번 전시회에도 친구를 데리고 와서 내가 만든 작품을 설명해 준 것이 전부였다”며 텅 빈 전시회의 상황이 그리 낯설지 않다는 태도였다.
우리대학에서 가장 많은 작품 전시가 이뤄지고 있는 곳은 단연 조형대학이다. 하지만 공과대학이나 자연자원대학 등 멀리 떨어진 단대의 학생들은 전시회를 보러 오기가 힘들다. 이에 대해 박희제 조형대학장은 “애초에 전시공간에 대한 어떠한 고려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내에 제대로 된 전시공간이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전시회를 찾지 않는 것에 대해 “가령, 대중음악은 어릴 때부터 쉽게 접했기 때문에 익숙하고 친숙해져 감상하는 데 어려움이 없고 부담스럽지 않다. 그에 반해 미술관이나 박물관조차 간 적이 별로 없는 요즘 대학생들이 예술작품은 이해하기 어렵고 지루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관심을 갖고 관련서적을 살펴보면서 갤러리를 찾아다니면 대중음악처럼 언젠가는 쉽게 다가올 것이다”고 조언했다.

학내.외엔 어떤 전시회가 있을까?

현재 우리대학 캠퍼스가 위치한 경산시에는 갤러리가 없고, 학우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대구시에 50여개의 갤러리가 있다. 대구시내와 가장 가까운 봉산문화거리에는 약 11개, 이 거리와 30분 내에 위치한 대봉동에는 대여섯 군데의 갤러리가 운영되고 있다.
갤러리들이 촘촘히 들어서 있는 서울의 인사동과 삼청동에 비해 모자람이 있지만 대구 대봉동 역시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처음에는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서울의 인사동과 삼청동 문화거리도 지역주민들의 잦은 발길과 관심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엔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대봉동의 갤러리 거리도 소중히 아끼고 많이 찾아가야 더욱 발전할 수 있다.
갤러리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운 그림만을 전시하는 곳이 아니다. 쥬얼리 전시회, 어느 작가의 동심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판화전시회, 찻잔 전시회 등 수많은 주제를 가진 전시회들이 자신들을 찾아와 주길 기다리고 있다. 찻잔 전시회에서 만난 김숙자 씨(여43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아이들과 함께 갤러리를 찾는 편이다. 일상생활에서 느끼지 못하는 감성과 갤러리라는 공간이 주는 이질적인 느낌도 매번 새로운 것 같다. 무엇보다 돈 안 들이고 교양을 쌓을 수 있고, 아이들에게는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어서 좋다”는 말로 갤러리를 찾는 이유를 밝혔다.
우리대학 내에도 중앙도서관 로비, 천마지문 전시 공간, 조형대학에서 주로 전시가 많이 행해지고 있으며, 각 단대나 박물관에서도 가끔씩 학생들이 준비한 많은 사진, 그림, 조각 등 많은 곳에서 전시회를 하고 있다. 친구나 연인끼리 늘 가는 영화관이나 공연장을 찾는 대신 전시회를 방문해 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1. 학내전시회 관람기

2007년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졸업전시회가 한창이다. 수업을 마치고 별 기대 없이 조형대 졸업전시회를 관람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지만 15분간의 관람을 끝내고 나오면서 내 안에 뭔가 뿌듯하고 즐거운 기분이 들었다. 미숙하지만 최선을 다한 흔적이 보이는 작품들, 만든 사람의 노력과 수고가 깃들어져 있는 작품들, 그 중에도 대학생의 참신함을 여지없이 보여준 작품은 내가 미술품 바이어였다면 꼭 하나 장만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2층에 전시된 몇몇 도자기 세트는 베테랑 기술자가 구워낸 것만큼이나 깔끔했고 학생이 만든 것이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듯한 실력이 돋보였다.
그러나 아쉬운 건 전시회의 관람객이 너무나 적었다는 점이다. 전시회 3층 전체를 통틀어 나를 포함한 관람객은 4명 남짓했다. 왜 이렇게 관람객이 적을까 생각해 보니 우선 전시회 홍보가 미숙했던 것 같다. 내가 본 것은 그저 조형대학 건물 입구에 있는 현수막이 전부였다. 이렇게 미숙한 홍보로는 누구도 전시회가 있음을 알 수 없을 뿐더러 주최 측에서조차 전시회에 무관심한 것으로 비춰진다. 또, 대학이 학문의 장에서 취업의 장으로 바뀐 요즘 세태를 반영하듯 학생들은 영어단어 하나, 학점 한 점 한 점에 온힘을 기울인다. 그러다 보니 요즘 학생들은 ‘영어점수와 학점이 높음 = 교양이 있음’이라는 착각에 빠진 듯하다.
하지만 전시회를 방문하여 작품을 감상하고 느끼고 세상을 다르게 보는 시각을 가지며 나를 한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일이 공부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렇지만 전시회를 찾지 않는 학생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을 것 같다. 현대인들은 바쁘고 현대 학생들도 바쁘다. 일분일초를 헛되이 쓰려하지 않는다. 그런 경향에 맞춰 세상물건들이 고객을 찾아오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커피도 찾아오고 도서관도 찾아온다. 이동식 카페, 이동식 도서관이 그 예이다. 그런데 전시회는 작품을 걸어놓고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그러니 자연히 관람객이 적을 수밖에 없다. 이번 졸업 전시회가 조금 더 학생들 가까이에서 열렸다면 최선을 다해 만든 작품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놀거리는 많다. 그래서 굳이 재미없고 어려운 전시회는 찾아가지 않는다. 그러나 세상사 어떻게 재미있는 것만 찾아 놀 수 있을까. 무릇 대학생이라면 어려운 일을 맞이함에 있어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인 양 기쁘게 생각해야 한다. 전시회 또한 그 틀을 깨고 새롭게 단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전시회 활성화를 위해서는 양자 모두 노력해야 할 일이다.
신은아(불어불문2)

※대구 대봉동 거리
▶10월 5일(수) ~ 10월 31일(수) 
임자혁전 / 갤러리 신라  053)422-1628
▶10월 22일(월) ~ 11월 14일(수)
안종연 초대전 / 갤러리 분도  053)426-5616
▶10월 24일(수) ~10월 29일(월)
예진우 서양화전 / 대백프라자 갤러리A관
정태경, 차규선, 권기철 3인전 / 대백프라자 갤러리B관 
053)420-8015
▶11월 2일(금) ~11월 17일(토)
고낙범전 / 리안 갤러리  053)424-2203
▶맥향화랑  053)421-2005
※중앙도서관 로비
▶10월 29일(월) ~11월 2일(금) 조형대 기독교 동아리 그림 전시회
▶11월 5일(월) ~ 11월 16일(금) 서양화 개인전
▶11월 12일(월) ~ 11월 30일(금) 영대신문사 대안 잡지 전시회
▶11월 19일(월) ~ 11월 23일(금) 조형대 판화 동아리 전시회
※조형대 신관 1층
▶11월 12일(월)~ 11월 16일(금) 서양화 전시회
※학교 근처
▶10월 17일(수)~ 11월 2일(금)
주노아트 기획전 Uma & Seema
주노아트 갤러리 www.junoart.co.kr 053)794-3217
▶예지앙 갤러리 053)794-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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