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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 측 의견
3학기제에 참여 중인 학생들을 만나봤다. 이혜림 양(디스플레이화학공3)은 “계절학기는 교양과목을 위주로 수업하지만, 3학기제는 전공학점을 채울 수 있는 기회이다. 하지만 수업을 3시간 동안 하여 집중력이 다소 떨어지며 전공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제한되어 있어 듣고 싶은 과목을 들을 수 없다”는 말로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김혜미 양(디스플레이화학공3)은 “3학기제는 학점이 모자라는 학생들에게는 좋은 것 같다. 우리과는 누리사업단에서 한 학점 당 3만원을 지원받는 관계로 돈은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며 3학기제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리고 김만재 군(전자공학4)은 “3학기에 신청하는 학생 수가 별로 없기 때문에 수업 분위기가 좋으며, 학기 중이 아니라서 전공을 여유롭게 공부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과는 지원받는 돈이 없어 한 학점 당 8만원을 내야하므로 너무 비싸다”며, “학기 중에 되도록 충실히 공부하고 방학 때는 학교에 얽매이지 않고 보람된 방학을 보내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 봄학기 | 가을학기 | 겨울학기 | 계 | 비고 | |
졸업학점(140) | 취득기준 | 18 | 18 | 6 | 42 | 3.5년졸업 |
최대이수 | 21 | 21 | 6 | 48 | ||
졸업학점(130) | 취득기준 | 16 | 16 | 6 | 38 | 3.5년졸업 |
최대이수 | 19 | 19 | 6 | 44 |
참고자료 : 이수학점
▶ 본부 측 의견
교육기획팀의 곽영훈 씨를 찾아가 3학기제의 전망과 학생들의 불만사항에 대한 개선방안을 물었다. 곽영훈 씨는 “3학기제는 지금 시행 초기단계로 학생들의 관심과 인지도가 낮아 기대만큼의 반응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복수전공자가 많은 상경대에 3학기제를 적용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전공학점을 채울 수 있는 기회를 줘 3학기제의 필요성을 학생들에게 알릴 예정이다”며, “전공과목을 다양하게 개설할 시에는 과목 당 학생들의 수가 분산돼 폐강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해당 학과에서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과목과 학과 특성에 맞는 과목을 적절히 조정하여 편성한다. 그리고 지원이 안 되는 학과의 경우, 학과 내에서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막 시행된 3학기제가 본래의 목적대로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높은 참여율만이 정답은 아닐 것이다. 본부 측에서는 점차적으로 3학기제를 확대하여 실시하는 데 따르게 될 문제점들을 잘 파악하여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김재춘 교수 인터뷰
지난 20일 다학기제 및 학점등록제 시행연구위원회에서 공동연구자로 참여한 김재춘 교수(교육학)를 만나 3학기제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목적이 불분명한 ‘3학기제’
김재춘 교수는 우선 ‘3학기제의 필요성이 절실한가’하는 문제부터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측에서 3학기제를 도입한 취지는 학생들이 졸업을 보다 빨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학생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 조기졸업이 과연 좋을 수만 있냐는 점이 문제이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최근 들어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대학생들의 졸업시기가 점점 늦춰지고 있다. 취업문을 뚫기 위해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나거나 각종 국가고시를 치는 것이 일종의 연중행사가 되어 가는 상황에서, 3학기제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도가 낮은 것이 현실이다.
반면에 3학기제를 고수하고 있는 미국 대다수의 대학들은 3학기제 도입의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김 교수는 “학교를 좀 더 활성화시키고, 효과적인 교육을 기대하기 위해 3학기제를 도입한 미국의 대학들과는 달리 우리대학은 그러한 목적조차 없다”는 말로 일침을 놓았다.
우리대학만의 ‘3학기제’ vs 전국 대학들의 ‘2학기제’
대다수의 전국 대학 학기시스템은 2학기체제이다. 사회전체에서도 모든 것이 2학기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다른 대학들도 예외는 아니다. 김 교수는 “아무리 우리 대학에서 ‘3학기제’라는 특수한 조건을 내걸고 있더라도, 우리 대학이 다른 대학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만한 상황은 아닌 듯하다”며, “다른 대학들과의 관계를 따져보더라도 단독으로 3학기제를 고집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무모한 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3학기는 계절학기의 연장선
‘3학기제’라 하면 정식으로 3개의 학기로 구성되어야 한다. 3학기가 시작될 때 학부의 모든 학생들이 등록을 하고, 이를 하지 않는다면 휴학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김 교수는 “현재 우리대학의 3학기제의 겨울학기는 계절학기에 가깝다”며 “엄밀한 3학기제라면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조건”이라고 꼬집었다.
등록금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
현재 3학기제를 시행하고 있는 학부 중 신소재공학부·디스플레이화학공학부는 누리사업단으로 선정되어 학교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으며, 누리사업단에서는 한 학점 당 3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김 교수는 “학생들이 비교적 적은 돈을 내고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만족을 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한 반면, “이는 한시적인 상황일 뿐이며, 나중에는 누리사업단에 지원된 만큼 다른 학부에서 돈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결국, 이는 등록금 인상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3학기제’이지만, 그 문제점들도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대책방안이 없이 지속된다면 3학기제는 폐지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것이 김 교수의 견해이다. 김 교수는 “새로운 시도는 좋지만, 모든 면에서 고려했을 때 아직 시기상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처음 3학기제를 도입한 취지에 맞게 현 조기졸업제를 개선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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