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종합복지관엔 무슨일이?
도대체 종합복지관엔 무슨일이?
  • 라경인 기자, 이하민 기자
  • 승인 2008.05.2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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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대학 종합복지관의 상가들이 하나 둘씩 나가고 있다. 과거에는 25개의 상가가 자리 잡고 있었던 반면, 지금은 음반점, 잡화점, 전자제품 등의 많은 상가들이 사라졌다. 이러한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최근 상가 중 다섯 곳이 점포정리를 하라는 학교 본부의 통보를 받았다. 이들은 올해 6월 30일이 계약만료일이라 기간 내에 점포정리를 해야 할 상황이다. 이에 대해 본부는 종합복지관의 활용도를 높일 것이라 말하고 있다.
상가주인들에게 현재의 상황에 대해 들어보고, 시설관리처 처장 박영목 교수(건설환경공학부)를 만나 학교의 이러한 조치의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알아봤다.

 


수익사업 ‘NO’
수익창출이 진정한 역할은 아니다
아들 딸 같은 학생들 위해 평생을 일했다
신의로 맺은 계약, 우리의 입장 이해해 달라

 

#  복지관의 상가주인들의  말 


근래에 복지관 상가들의 수입이 감소된 것은 사실이다. 상가들의 위치가 건물의 지하나 상층에 있어 학생들이 잘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인터넷이 발달해 값싸게 물건을 구입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학생들의 복지향상을 위해 항상 힘쓰고 있다. 사진관의 경우, 증명사진의 가격을 4천원으로 책정해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으면서도 2대째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어 학교에 대한 애정이 깊다. 또한 문구점의 경우, 같은 업종의 상가가 주변에 하나밖에 없어 상호 견제세력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기에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문구를 학생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상가주인들 모두가 장사라는 생각보다는 학생들에게 복지혜택을 줌과 동시에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가 장사라고 생각했다면 이곳에서 오랫동안 일할 수 없었을 것이다. 현재 현주정보, 문구점, 사진관, 여행사, 안경점 등 남아 있는 상가들은 학생들을 위한 최소한의 복지시설이다. 진정한 의미의 종합복지관이라면 이러한 복지시설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대구대·계명대·대가대 등 타 대학의 경우, 과거 우리대학의 종합복지관을 모델로  자신들의 복지관을 활성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 중 대가대의 종합복지관은 우리대학과 마찬가지로 정문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대학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학생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최근 본부로부터 계약만료기간인 6월 30일까지 점포를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물론 이에 해당되는 다섯 상가를 제외한 다른 상가들의 경우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 있다. 하지만 본부는 기간이 남은 상가들에게도 점포정리를 권유하고 있다. 수십 년을 학생들과 함께 지내온 우리들 입장에서 당장 점포정리를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5년마다 갱신돼 왔었던 계약이 갑자기 이러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돼 당혹스럽다.
지금 남아 있는 상가들의 경우, 학생들의 필요에 의해 유지돼 왔기 때문에 복지관 자체의 상가를 없애는 것은 힘들다. 만약 본부가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다른 상가들에게 기회를 준다고 해도, 그것은 학생들을 위한 진정한 복지관이 될 수 없다. 공개경쟁입찰을 해 입찰가격이 높아진다면 자연히 학생들의 이용료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학생복지의 목적과는 동떨어지게 된다. 학생들을 위한 진정한 복지가 무엇인지 재고해 봐야 할 것이다.
본부는 수익사업으로서 종합복지관을 생각하기 보다 학생들의 복지차원에서 활용해야 한다. 비워진 자리를 정리해 남아있는 상가는 지속시키면서 남은 공간을 본부가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그렇게 하면 공간을 효율적으로 분배하여 본부도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남은 상가들에게도 가장 합리적이다. 그래서 최근 이 방안을 본부에 제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자주 이곳을 이용한다. 그들은 학교 안에 믿고 구입할 수 있는 이러한 시설이 있다는 것에 적잖게 놀란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단순히 복지혜택이나 서비스 때문에 종합복지관을 찾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이곳의 따뜻한 인심과 정 때문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수십 년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내 가족을 대하는 마음으로 일해 왔다. 물질적인 복지만이 아니라 학생들의 심리적인 복지향상에도 힘써 온 것이다. 본부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심리적인 복지도 중요하다.    
요즘 세상이 아무리 돈 때문에 울고 웃는다 해도 교육을 하는 대학교에서 수익성만을 따지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대학의 장기적인 계획도 좋지만 학생들이 진정 원하는 종합복지관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수익사업이 우선돼야 할 것인지 학생들의 생활복지가 우선돼야 할 것인지는 학생들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수익사업 ‘YES’

학생들을 위한 공간은 아직 부족
향후 10년, 외국어 교육 공간 확보 필요
계약은 계약인 만큼 지켜져야

 

 

# 시설관리처 박영목 처장(건설환경공학부)의 말
2015년 정도가 되면 지금 학생수의 60~70% 로 감소된다. 최근 대학진학의 수도권 집중화와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그 원인이라 볼 수 있다. 그만큼 우리 대학의 예산도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예산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투자할 것인가 ?
시설을 건립하여 공간만 많이 늘어난다면 그건 오히려 비효율적일 것이며, 따라서 교육환경을 어떻게 질적으로 향상시킬 것인지가 가장 관건이다. 예를 들면 학생들이 이용하는 화장실을 더욱 쾌적하게 수리하거나 학생들의 강의실, 연구실, 기자재 등을 활발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상황에 따라 공간이 부족한 곳도 있다. 미술치료학과의 학생들은 실습수업이 중요하지만 이들에게 공간을 제공해 주지 못하고 있어 여전히 불편함을 겪고 있다. 학생들에게 부족한 공간을 확보해 주기 위해 현재 각 단대마다 공간조절위원회를 설립하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간이 넓은 강의실은 최대한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모든과가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복지관에는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상가도 있지만 현재 5개의 상가는 6월달에 계약이 만료된다. 이는 엄연한 문서상의 계약이며 신의에 의해 맺어진 계약인 만큼 그 도리를 지키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또한 복지관이라는 공간은 굉장히 넓은 곳이지만 이곳 모두가 학생들을 위한 공간으로 잘 활용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꼭 필요한 시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가도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의견수렴을 위해 총학생회와 협의하여 현재 복지관에 있는 상가 중 학생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공개경쟁입찰로 하여 1층으로 모으고, 2~3층의 남는 공간은 학교에서 필요한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오랫동안 일해 온 상가 주인 여러분에게는 안타까운 심정이지만, 많은 비용을 투자해 설립한 복지관의 수입창출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가들이 계속 유지된다고 하여 복지관이 활성화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상가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보다는 다른 상가들에게도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학생들에게 시급히 필요한 시설은 학내에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에 관련된 업무의 경우, ‘Yes센터’라 하여 정보전산원에서 따로 운영하는 시스템이 있어 이곳으로 전화하면 언제든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1차적으로는 ‘외국어 교육원’을 복지관으로 유치할 것이다. 외국어 교육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학생들에게 영어 공부의 기회를 제공하여 실력향상의 기대와 함께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 이는 학교 예산 수입원을 확보하는데 유리하다.
또한 확실히 검증된 원어민 교수를 확보하여 경산 시민들과 타 대학의 학생들에게도 영어 학습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우리 대학에 대한 관심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2010년쯤에는 지하철이 들어오는 번화가 자리에 새로운 복지관을 건립하는 것도 가능하다. One-Stop으로 모든 것을 다 갖출 수 있는 복지관을 형성해 실질적인 편리함을 주는 것이 진정한 복지가 아닌가? 그렇다 하여 지금의 복지관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복지와 수익사업을 함께 할 수 있는 개념의 복지관을 추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 우리 대학은 예산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등록금 의존률이 굉장히 높다. 앞으로 등록금 의존률을 최대한 낮추려면 학교 예산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수익성 사업을 창출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또한 우리 대학 근처에 대단지 아파트가 건립된다면 미래에 우리 대학은 상가의 홍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며, 장기적으로 학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을 연구하여 학생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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