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넓은터]나는 자주적인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
[진달래 넓은터]나는 자주적인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
  • 편집국
  • 승인 2007.07.3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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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여중생 미군장갑차 압살사건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분단 역사가 낳은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며, 우리의 주권을 지켜내지 못한 나약함과 비자주성의 결과물이다. 한반도내의 과도한 이념대결은 결국 강대국의 한반도 점령을 불러일으켰고 미국은 그 강대국들 중 지금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유일한 국가이다. 그래서 효순이와 미선이의 희생은 단순한 미군범죄 이전에 슬픈 역사이다.
주한 미8군사령부 군사법원은 미군 사병 2명에 대해 잇따른 무죄판결을 내림으로써 이 사건을 일단락 시켰지만 우리 국민의 반미감정은 어느 때보다 거세지고 있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침묵에 익숙해져 버렸다. 그러한 우리가 오래된 침묵을 깨뜨리고 반미의 목소리를 내고있다. 형식적인 재판은 끝났을지언정 미국의 오만한 행동에 대한 역사의 심판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나토협정과 미일협정에 견줄 수조차 없는 차별적 한미주둔국지위협정(SOFA)은 미국의 오만함의 표현이며, SOFA 개정운동은 그러한 미국의 오만함에 대한 우리 국민의 저항인 셈이다.
나를 더욱 분노케 하고 절망하게 한 것은 반미감정이 거세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 정부가 보여준 태도이다. 우리 정부가 보여준 태도는 강대국에 길들여진 약소국의 나약함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었다. 미군 사병의 무죄판결이 난 후 정부는 ‘미군측의 사법절차를 존중한다’라는 논평을 발표했고, 더 나아가서 ‘과도한 반미감정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까지 했다.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가 없는 미국의 사법절차를 존중한다는 것은 무엇이며, 자국의 국민이 희생된 것보다 더 큰 국익침해가 어디에 또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자주적이지 못했던 지난 역사를 끊어버리는 것만이 제2, 제3의 효순이와 미선이가 나타나는 것을 막는 일일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적극적으로 사후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실천적 후속조치가 없는 부시 미대통령의 사과는 또 다른 우리 국민에 대한 기만일 수 있다. 한미 양국 정부는 즉각적인 후속조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나는 자주적인 대한민국에서 살고싶다.
신규일〈법학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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