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병을 앓고 있는 공룡”
“물이 스며들어 침몰되어가고 있는 거함”
영남대는 현재 ‘중병’과 ‘침몰’이라는 비극적 상황을 맞이하고 있으나, 그 덩치가 워낙 큰 탓에 사태의 심각성이 아직 노출되고 있지 않을 뿐이라는 진단이다. 매우 불길한 진단임에 분명하나, 문제는 나를 포함한 구성원의 상당수가 이러한 진단을 선뜻 부정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현재와 같은 상황은 분별없는 ‘획일화’에 많은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이 순간에도 획일화로 인한 분쟁과 갈등이 재연되고 있음을 보듯이, 영남대의 최근 10년의 모습은 교육부나 대학본부의 획일적 요구로 말미암은 갈등의 역사였다고 말할 수 있다. 구성원의 화합과 단결을 상실한 채, 이기주의와 냉소주의의 만연이라는 현상을 감내하면서까지 성취한 결과는 무엇일까. 평가나 경쟁을 위한 기교는 향상되었을지 모르나 오히려 인문적 정신은 퇴락하였다고 보는 편이 옳을 것이다.
이 같은 상황 인식은 “영대신문의 48주년을 축하합니다”라는 가벼운 인사마저 인색하게 만든다. 축하보다는 진단과 치료가 시급한 것이 아닌가라는 초조한 생각때문이다. 진단과 치료의 과정에서 신문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며, 48년이라는 경륜과 지혜가 크게 작용하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저작권자 © 영남대학교 언론출판문화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