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양교육과정 개편에 바란다
[사설]교양교육과정 개편에 바란다
  • 편집국
  • 승인 2007.07.2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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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학부]가 새로 생겨나고, 그에 걸맞는 교양교육의 방향에 대한 기대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지금 우리대학에서는 교양교육과정 개편 논의로 뜨겁다.
그 동안 지탱해온 교양교육의 기본 방향을 재정립해야하는 당위성에 봉착하여 교양학부에서는 교양의 ‘구성’ 과 ‘편성’ , ‘과목수’ 를 대폭 조정한단다. 당연히 여기에는 교양 개념의 의미해석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면 도대체 우리 대학의 종래의 교양은 무엇이었단 말인가? 한마디로 전공 이기주의에 입각하여 적당히 안배된 전공기초 개념이거나 일종의 도구과목에 불과한 것이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국어사전에 교양(敎養)이란 말을 찾아보면 [①가르쳐 기름 ②지식, 정서, 도덕들을 닦아 길러진 고상하고 원만한 품성]으로 정의되어 있다.
교양이란 말의 한자 의미를 직역하면 [가르치고 기름]이듯이, 교양이란 인간이 인간으로서 지녀야할 기본적인 ‘닦아 길러진 고상하고 원만하고 품성’ 을 뜻한다. 마찬가지로 교양은 영어로 ‘culture’ 인데, 그 본래 뜻은 ‘경작(耕作)’ 한다는 말이고, 독일어로는 ‘Bildung’ 으로 ‘형성’ 이란 뜻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교양이란 자연의 상태가 아니라 인간정신을 개발하여 풍부한 것으로 만들어 완전한 인격을 형성해 간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물론 교양은 고정불변의 개념이 아니라 각 시대마다 일정한 문화이념에 입각해서 이루어지므로 교양의 내용은 시대 또는 민족, 지역, 집단에 따라 새롭게 형성되고 또한 달라질 수 있는 법이다.
우리 대학은 우리 대학 나름의 철학과 창학·교육이념에 따라 교양의 개념을 기존의 것과 달리 재정립해 갈 수 있다는 말이다. 다만 그 기본은 인간이 인간답게 산다는 의미의 반성과 그 방향성의 조정에 있다. 이러한 이념적 비전을 상실한 하부구조만의 조정은 단편적이고 편의적인 개편에 불과하다.
물론 교양이란 개념의 정립은 전공분야나 개인의 식견에 따라 얼마든지 상이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교양교육이 이미 존재한다면 ‘교양이란 무엇인가?’ 하는 우리 대학 나름의 근본적이고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며, 그 논의의 결과에 입각하여 각론과 구체적 시행이 제시되어야 한다. 학부(과)나 전공 이기주의의 눈치나 보며, 학교가 나아갈 방향과 기본 철학에 입각해 있지 않다면 결국 교양교육은 ‘교양 없는’ 것이 되고 만다. 수많은 젊은 학생들이 우리 대학에 와서 ‘과연 어떤 교양을 갖춰서 졸업할 것인가?’ 의 고민은 이미 어느 특정 학부(과)나 전공을 넘어서 있는 것이다. 대학의 고민은 거기서 출발해야 한다.
교양학부에서 제시한 ‘개편의 기본 방향’ 은 […현행 교양교육과정에 나타난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개선하고, 학생 중심의 교양교육을 활성화하며, 2004년 제2주기 대학 종합평가를 대비하기 위하여 교양교육과정을 개편함]으로 되어 있다. 이 내용만을 봐서는 대학 종합 평가를 대비한다는 것 이상의 아무런 비전도 없다. 그 세부 내용의 핵심에는 현재 교양과목 수가 211개이기에 이것을 140개 이내로 축소·개편한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적 차원의 논의에는 분명‘과연 교양, 교양교육이란 무엇인가?’ 의 이상적 고뇌는 빠져 있다.
기본 개념의 정립 없는 실천은 가끔 맹목적일 수가 있다. 늦었지만, 우리 대학 교양교육이 과연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곰곰이 고민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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