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세계를 지키는 곳, 독립서점
작은 세계를 지키는 곳, 독립서점
  • 김규리 기자, 차승효 기자
  • 승인 2024.03.0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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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을 투어하는 ‘서점투어’ 코스를 들어봤는가? 카페, 홈스테이 등을 겸하며 운영하는 독립서점은 20·30세대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작은 세계를 지키는 독립서점의 현위치와 전망을 알아봤다.

 

점점 빠져든다 독립서점

독립출판 책방 ‘더폴락’ 내부 모습 (출처 ‘더폴락’ 인스타그램)
독립출판 책방 ‘더폴락’ 내부 모습 (출처 ‘더폴락’ 인스타그램)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 서점 지원사업’의 지난해 행사 장면 (출처 경상일보)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 서점 지원사업’의 지난해 행사 장면 (출처 경상일보)

 책을 읽고, 문화 향유의 공간 역할을 하는 독립서점이 화제다. 과거의 서점은 단순히 책만 파는 공간이었다면, 현재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독립서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독립서점과 지역서점, 그 차이점은?=독립서점과 지역서점은 유사한 의미가 있지만 동일하지 않다. 독립서점은 책방지기의 취향과 관심사에 맞는 분야를 소규모로 큐레이션을 해서 판매하고, 각종 모임 등 문화활동을 펼치는 공간을 가리킨다. 반면 지역서점은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정의된 법률적인 용어로 전국 체인점이 아닌 서점을 뜻한다. 이에 대해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소장은 “둘은 명백히 다른 용어로 구별해서 써야 한다”고 전했다.

 
독립서점, 20·30의 인기를 끌다=독립서점은 강연 모임 카페 홈스테이를 주로 하는 특성상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책의 판매가 중점이 아닌 독자 작가 출판 관계자들과 소통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최세연 ‘완벽한 날들’ 독립서점 대표는 “독립서점은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장소라는 개념을 넘어 독자들과 책을 통한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이 됐다”고 전했다.
 우리 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복수응답허용)한 결과 “독립서점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라는 질문에서 46%가 ‘그렇다’고 답했다. 독립서점을 방문한 이유로는 “호기심, 궁금증으로 방문(85%)”이 가장 많았으며 “책을 구입하기 위함(57%)”과 “서점의 분위기를 느끼기 위함(14%)”이라는 의견이 뒤이었다. 이철재 책임감 대표는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청년들은 기존 서점과는 다른 문화를 찾고, 서점의 개성은 이들에게 매력 요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감소하는 독서율, 독립서점의 역할은?=지난 2022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서 발표한 ‘국민 독서실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중 1년간 1권 이상 책을 읽는 비율은 47.5%에 그쳤다. ‘독서’의 효용가치를 생각해 성인 독서율 증가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권미선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팀장은 “독자들이 직접 책을 접하고 읽으며 나눔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독립서점의 역할을 다한다면 독서문화 확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립서점, 지역을 홍보하다=전국 각지의 서점에서는 지역문화를 서점의 콘텐츠로 내세운다. 대구시에 위치한 독립서점 ‘여행자의 책’은 대구 출신 인물 코너를 마련해 김광석, 봉준호 등의 생애를 집중조명 했다. 또한 독립서점 ‘더폴락’은 대구의 젊은 음악가, 영화계 아티스트와 협업해 문화 행사를 진행했다. 해당 사례처럼 독립서점은 지역의 복합문화 공간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의 특성과 연관한 행사를 진행할 경우 다른 지역의 시민이 방문해 문화적 다양성과 문화 향유에 기여한다. 이에 독립서점은 지역 주민과 지역 문화예술인이 함께 공생할 수 있는 상생의 문화 공동체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독립서점은 주류 문화계에서 채워주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에 맞게 현실적인 정책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뜻을 전했다.
 
 상생하는 지역 서점=
지난 2018년 문체부는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서점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해당 사업은 독립서점을 포함한 작은서점에 문학프로그램 운영비 및 인건비, 공간 대관료를 지원했다. 이에 대해 이종민 한국작가회의 해당 사업 담당자는 “사업을 통해 5년간 약 400개소의 서점이 지원받았으며, 각 서점에 파견한 문학작가의 수는 약 1,000명이 넘었다”고 전했다. 해당 사업은 작년을 끝으로 막을 내렸지만, 본 사업과 ‘도서관 상주 작가 지원 사업’, ‘문학관 상주 작가 지원 사업’을 통합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백원근 소장은 “정부 및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 그리고 서점인들의 자구노력이 더해진다면 지역서점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나’가 되어 ‘하나의 시선’으로 모이다

독립서점 '하나의 시선' 한쪽 벽면 책장
독립서점 '하나의 시선' 한쪽 벽면 책장

대구시 남구 대명동에 위치한 ‘하나의 시선’ 독립서점은 문학 마니아에게 꿈의 공간이다. 대명동의 등불이 돼 주민의 세계를 밝히는 ‘하나의 시선’ 책방지기 조하나 씨를 만나봤다.


 지난 2021년 기준 전국 독립서점은 815곳으로 전년 대비 70곳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람들이 독립서점을 찾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종합서점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책을 독립서점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해요. 독특하고 희귀한 책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종합서점보다 매력적이죠. 또, 독립서점은 주인에 의해 일차적으로 선별된 책을 판매하므로 손님이 원하는 책을 찾기 수월해요. 고객 개개인의 취향에 맞출 수 있기에 독서에 대한 흥미도 높아지고요. 이에 마라탕처럼 자기 입맛에 따라 주인에게 물어도 보고 자신에게 가장 끌리는 책을 찾을 수 있어요.


 독립서점을 여는 이유는 무엇 때문이라 생각하십니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거나, 서점을 본인의 여유 공간으로 쓰고 싶다는 등의 로망이 사람을 움직이지 않을까요(웃음). 이러한 이유들로 독립서점을 여는 경우가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나의 시선’을 운영하는 측면에서 가장 신경 쓰시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현재 ‘하나의 시선’에서는 제 기준에서 재미있는 책을 배치하고 있어요. 저와 고객의 이상에 맞추기 위해 백조처럼 물 밑에서 발을 굴리죠. 생계형 서점에서 책의 퀄리티 역시 빠질 수 없는 요인이라고 생각해요.


 문학작품을 선별하는 데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우선, 제가 빠져들 수 있는 책이어야 해요. 손님에게 추천해줄 수 있으며, 해당 문학작품에 대한 확신이 설 때 그 책을 선별하죠. ‘하나의 시선’이라는 이름도 제 시선 그리고 이 서점에서 개개인의 취향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제 의지를 반영했다고 볼 수 있어요. 또, 제가 좋아하지만 도전하고 싶은 책을 두기도 해요. 특히 잘 알려지지 않은 고전 중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소재의 책을 찾아보곤 하죠. 더불어 책 읽는 시간을 내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단편집을 두는 등 다방면으로 신경 쓰고 있어요.


 하나의 시선에서 판매하는 문학작품 중 가장 수요가 많았던 도서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손님이 찾으시는 책을 주로 추천하기에 고객 니즈에 맞는 책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어요.


 문학서점 ‘하나의 시선’은 북토크, 독서모임과 필사모임 등을 열며 독서를 매개로 한 교류의 장을 열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진행하며 지역공동체에 독립서점이 어떠한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하나의 시선’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어요. 여러 연령층이 교류할 수 있는 사랑방이나 아지트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또, 저희 서점의 조명은 밖에서 보면 유난히 밝은 편이에요. 독서하기에 적합하기도 하다고 할 수 있죠. 더불어 보통 늦은 저녁에 매장 문을 닫다 보니 해가 졌을 때 동네의 불을 밝히는 공간처럼 여겨요.


 흔히 책 장사는 마진이 많이 남지 않는다고 합니다. 책방을 방문하는 독자들이 확보돼도 재정상의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계십니까?
 책만 팔아서 공간을 운영하기 힘든 건 사실이라 부차적인 수입원을 만들어요. 또한 손님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북 토크를 열거나 SNS로 홍보를 하며 유입률을 높이곤 하죠.


 손님들에게 ‘하나의 시선’이 어떤 공간으로 여겨지길 바라시나요?
 모두가 찾는 아지트이자 문턱 없이 책을 즐길 수 있는 책방이 되고 싶어요. 손님들이 ‘하나의 시선’을 통해 미처 몰랐던 책에 대한 재미도 찾고, 본인의 취향도 발견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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