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치유산업, 치YOU산업으로~
[특집] 치유산업, 치YOU산업으로~
  • 김규리 기자, 차승효 기자, 하진영 기자
  • 승인 2024.03.04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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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치유산업’을 찾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산림치유 치유농업 해양치유 등 다양한 치유산업의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치유 및 치유산업의 의미, 현황, 발전 방안 등에 대해 파헤쳐보고자 한다.

함께 나아가는 치유산업!

스마트치유산업포럼 세미나가 진행중인 모습

 

 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20·30대 당뇨 환자가 10년 전에 비해 74% 증가했다. 또한 국립중앙의료원과 중앙응급의료센터의 '2021-2022 응급실 자해·자살 시도자 내원 현황'에 의하면 2022년 자해·자살을 시도한 전국 응급실 이용자 중 46%가 10·20대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년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힐링’을 책임지는 ‘치유산업’에 대해 알아봤다.

 치유산업, 어디서 왔나?=‘치유’란 의학·신체적 건강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활동을 의미한다. 이는 일상생활 속 자유로운 체험을 통해 진행되는 치유산업으로 발전했다. 권기찬 대구한의대 교수(치유산업학과)는 “건강과 휴식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치유산업의 등장은 필연적”이라고 전했다.

 치유산업의 효과는 이미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입증된 상황이다. 실제 서울백병원 정신과 연구팀에서 숲의 여러 자연물과 환경을 이용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그 결과, 숲 프로그램에 참여한 그룹은 스트레스에 대한 자율신경계 반응이 한층 안정됐다. 이에 대해 김영찰 미륵산자연학교 대표는 “숲 방문 등의 활동으로 건강을 회복한 사람이 다수 존재한다”며 치유산업의 효과를 역설했다.

 청년들의 건강, 치유산업으로 ‘힐링’!=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치유산업이 스트레스가 높은 20·30세대의 스트레스 해소 방안으로 활용된다고 주장한다. 실제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마음챙김 기반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대학생 참가자의 스트레스 점수가 48.9% 감소했다. 박민근 한국치유농업협회 회장은 “치유산업이 청년들의 정신 건강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 있다”고 전했다.

 실제 치유산업을 경험한 청년 세대의 후기도 해당 주장을 뒷받침했다. 익명을 요구한 A 씨는 “치유산업은 병원 치료와는 달리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아 자유로운 체험을 통한 힐링이 가능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또한 치유산업이 청년 세대에게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로 치유산업의 높은 접근성이 제시되기도 한다. 이는 치유산업이 쉬운 활동으로 진행돼 바쁜 생활 속 힐링을 추구하는 청년 세대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월부터 오는 5월까지 서울시에서 모집되는 스마트농장형 치유농업교육장의 경우 딸기 수확, 교육장 산책 등을 통한 치유를 진행한다. 이에 박민근 회장은 “학교 캠퍼스를 거닐며 정원 자원을 향유하는 것도 치유 방법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치유산업 분야에 대한 경각심 역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치유방법의 경우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거나 전문가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록환 대구한의대 교수(치유산업학과)는 “전문 치유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과학적이고 건강한 치유산업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치유산업, 미래의 먹거리 사업으로=이러한 상황 속 치유산업은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발전을 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학과의 연계를 통해 치유산업이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해당 주장에 따르면, 치유산업은 대학의 아이디어 및 창의력이 요구되는 산업이다. 이에 대해 김재수 스마트치유산업포럼 이사장은 “새로운 상품의 개발, 수출, 효과 분석 등은 대학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대학과의 연계를 강조했다.

 더불어 지역 기반으로 치유산업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는 치유산업의 자원이 되는 바다 산 등의 자연적 자원이 지방에 소재하고 있다는 점이 원인이 됐다. 권기찬 교수는 “치유산업은 각 지방의 특성과 장점을 살려 지방의 경쟁력을 가진 강력한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치유산업, 이제는 더 나아갈 차례!=치유산업에 대한 각계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치유산업의 발전을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국회에서 치유산업포럼을 개최해 발전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해당 포럼에서는 치유산업 정책의 공유를 통한 치유산업 활성화 방안 모색 치유산업의 연구개발 및 육성 치유산업의 활성화를 통한 도농상생 등이 논의됐다. 이에 김재수 이사장은 “해당 포럼은 다양한 분야로 분산돼있는 치유산업의 공통분모를 찾아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데 그 목표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청년 일거리 창출을 통해 청년과의 연계점을 찾음과 동시에 치유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치유산업이 대중의 관심에 호응하기 위해서는 청년 일자리와의 연계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김재수 이사장은 “다양한 분야의 산업이 발전하도록 지원하며 통합조정, 정책 개발, 일자리 창출 등 정부 차원의 뒷받침도 하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타 분야와의 효과적인 연계가 치유산업 발전에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는 보건·복지 고용·노동 타 치유 분야와 치유산업의 융합이 있어야 체계적인 치유산업 운영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록환 교수는 “각 분야의 전문 치유사들이 연합해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더 큰 치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우리들의 치유 체험기!

 저는 숲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주변 뒷산을 방문해 자연과 관련된 여러 체험을 해 볼 수 있었죠.

 우선 맨발 걷기를 해봤어요. 집 밖에서는 항상 신발을 신고 다니기도 했고, 바닥에 위험한 물체가 있을지 모른다는 걱정에 처음에는 맨발 걷기가 꺼려졌어요. 그러나 제 걱정과는 달리 체험을 통해 경험한 맨발 걷기는 오히려 도움이 됐죠. 맨발로 흙을 밟다 보니 흙의 부드러운 촉감을 느낄 수 있어 기분이 좋아졌어요. 그 덕분에 심리적인 안정감도 느낄 수 있었고요. 더불어 돌과 같은 물체들을 밟게 되면서 혈액순환에도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어릴 때 선생님들께서 맨발 걷기가 건강에 좋다고 하신 이유를 깨닫게 된 순간이었죠(웃음).

 또, 숲의 생물체와 교류하는 기회도 가졌어요. 비가 온 다음 날이라 땅속의 지렁이들을 많이 볼 수 있었죠. 사실 원래 지렁이를 징그럽다는 이유로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숲속의 살아있는 생물체와 교류해보니 저도 살아있음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이처럼 저는 숲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심리적으로 큰 도움을 받았어요. 살아가는 데 신체적 건강도 중요하지만, 신체적 건강을 위해서는 심리적 건강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여러분들도 숲체험 프로그램과 같이 자연 속에서 치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면 좋겠어요.


(김천마, 20세)

 저는 제주도의 해양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해본 적이 있어요. 해변 요가와 산책 프로그램을 병행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었죠.

 일출 전 바닷가에 모여 요가를 하면서 선선한 바닷바람을 맞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고요한 해변과 잔잔한 파도 소리가 마치 ASMR 같아 몸의 움직임에 집중할 수 있었죠. 저와  같이 앉아 있던 분은 재활치료 중인 육상 코치셨는데, 매일 아침 요가를 할 때 마음을 정돈하며 정신 건강을 도모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또 10대부터 80세 어르신까지 참가자의 연령대가 다양했어요. 강사님께서는 실제 수술 회복기의 환자분들도 찾아온다고 하셨어요.

 요가 시간이 끝나면 해안가를 걸었어요. 맨발로 걸으며 시원한 바닷물과 모래의 결을 즐길 수 있었죠. 시간이 빨리 지나가 짧게만 여겨졌지만 해산할 때쯤에는 해가 지평선에 걸려있었어요.

 제 동생은 해양치유 온열테라피 체험을 신청했어요. 족욕과 해풍욕을 즐길 수 있다던데 바다를 마주보며 즐기는 족욕 시간도 참 행복할 거 같아요. 강사님의 말씀에 의하면, 온열은 체내의 대사 활동과 혈액순환을 활성화시켜 근육 이완을 돕고 피로를 쫓아낸대요. 이 과정을 통해 스트레스가 해소될 수 있었다고 들었어요. 이와 같은 해양치유 프로그램은 동생과 제게 귀한 경험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박신문, 24세)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대해 들어 보셨나요?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 회복을 위해 농촌의 자원을 향유하고 즐기는 프로그램을 말해요. 체험이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저도 지난해 여름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참여했답니다.

 먼저 농장을 산책하며 밭 주변의 콩과 식물을 구경하게 됐어요. 조경이 훌륭하게 가꿔진 상태여서 가만히 걷는 것만으로도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었죠.

 다음은 여러 가지 콩의 종류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어요. 생김새는 모두 똑같았지만 서로 다른 식감과 향이 나 신기했죠. 또, 프로그램 진행자 분이 한국에 자라는 3천 여 종의 콩 중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콩의 종류는 10가지가 채 되지 않는다고 말씀해 주셔서 콩의 소중함을 새삼스레 깨달았어요.

 마지막으로 콩밭에서 잘 익은 콩을 수확해 봤답니다. 꼬투리가 울룩불룩하고 색이 노랗게 물든 콩을 골라서 따면 됐어요. 저녁 식사 시간에는 제가 딴 콩을 재료로 메뉴를 만들었는데 큰 조미료를 넣지 않고서도 맛있는 요리가 완성돼 ‘재료 본연의 맛’이라는 말을 깨닫게 됐죠.

 종일 흙을 만지고 자연에 머물다 보니 마음이 참 여유로웠어요. 콩밭에 발을 들일 때까지 고민하던 문제가 하루의 끝에서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겨졌거든요. 프로그램을 마치고 치유농업의 효과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운 하루였답니다.


(이영남, 2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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