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인권 어디까지 왔나?>장애인과 비장애인, 이젠 함께 하자!
<장애인 인권 어디까지 왔나?>장애인과 비장애인, 이젠 함께 하자!
  • 김송이 기자
  • 승인 2007.06.21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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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구성원의 인식 변화 시급해
우리대학 특수체육교육학과가 주최하는 '장애인 재활캠프'중 박기용 교수가 장애인 학생에게 골프를 지도하고 있다.

전세계인구의 10%가 장애인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10%가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실 사회에서 장애인들은 전세계 인구 10%에 해당하는 작은 권리조차 누리지 못한 채 소외계층으로 분류되어 생활하고 있다. 요즘 우리사회에서는 이런 현실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와 더불어 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위한 활동이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 오는 15일 치르게 될 총선에서도 어느 정당의 비례대표 1번으로 여성장애인이 배정되고 시각장애를 가진 대학교수가 임용되는 등 신체적 조건이 아닌 능력에 따라 인정받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당연시되어야 할 이런 일이 종종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모습에서 아직도 장애인들을 소수계층으로 여기는 안타까운 우리사회의 현재 모습을 볼 수 있다.

학내 장애인 복지시설 갈길이 멀다
그렇다면 대학에서 장애인 학생들을 위한 복지는 어느 수준까지 와 있을까? 간단히 말하자면 현재 우리대학의 장애인 학생 수는 그 인원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학생과, 입학과, 학적과 등 어느 곳에서도 장애인학생의 수나 그 유무에 대해 알 수 없었던 것이 우리대학의 실정이다. 조사에 의하면 우리대학을 다니다가 불편한 학교환경에 견디지 못하고 학교를 떠난 장애학생들이 여럿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몇 년 전 문과대 한 여학생은 허리를 다쳐 휠체어를 이용해 학교를 다니다가 곧 학교를 그만뒀다고 한다. 강의실의 높은 계단과 문턱은 배움의 기회를 잃어버리지 않으려던 그 학생에게 장애인이 가져야 하는 육체적 고통보다 더 큰 절망감을 안겨 주었다. 또한 군대에서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입어 의가사제대를 한 남학생들의 경우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이들은 학교로 다시 돌아와 학업을 계속하고 싶지만 학내 환경이 장애인들이 생활하기 불편해 어쩔 수 없이 학업을 포기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설 못지 않게 힘든 것은 일반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이라고 한다.
우리대학에는 총무과에서 공식적으로 파악된 18명의 장애인 교직원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장애인 의무 고용제도’가 있는데 상근하는 직원이 3백인 이상일 경우 2%의 직원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하며 2%가 되지 않을 경우 1인당 19만원씩 부담금을 부과하게 되어 있다. 우리대학의 경우 상근 직원 약 1천 1백명의 2%에 해당하는 18명의 장애인 교직원이 근무를 하고 있다. 이들 또한 일부에서 근무능력보다 장애를 통한 고용으로 생각하는 시선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학내에는 총무과에서 확인된 18명의 장애인 교직원보다 더 많은 장애인들이 있다. 꼭 휠체어를 타고 다니지 않더라도 다리가 불편하다거나 표면적으로 알아볼 수 없는 장애를 지닌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우리대학의 구성원으로 함께 생활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그들을 위한 학내복지시설은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문과대 행정실에서 근무하는 이교인씨는 다리가 불편한 3급 장애인이다. 그는 “건물의 턱 뿐만 아니라 장애인 휠체어 주차장의 경우도 매우 문제가 많아요. 장애인주차공간이라고 공간만 넓게 만들어 놓으면 무엇합니까? 휠체어가 움직일 수 있도록하는 그 어떤 장치도 마련되어 있지 않고 막상 건물까지 올라오는 것만도 힘들 때가 많아요” 라고 문제의 심각성을 말했다.

이제는 눈높이를 맞춰나가자
눈에 보이는 학교시설만큼이나 장애인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학내 구성원들의 시선이다. 학내에서 많은 장애인들을 볼 수 없다보니 이들은 늘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편견 속에서 지내는 경우가 많다. 선입견을 가지고 있거나 동등한 위치에서 그들을 바라보기보다는 동정심에서 무작정 ‘도와줘야 할 사람’ 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러한 학내 구성원들의 의식개선은 시설의 개편보다 더 시급하고 절실하다. 때문에 우리대학 특수체육교육학과에서 주최하고 있는 ‘장애인 재활 체험캠프’를 일반 학생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하거나 학교 대동제, 락페스티발 등 주요 행사에서도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불의의 사고로 한 순간에 장애를 입을 수 있다. 자신이 현재 그렇지 않다고 해서 그들을 다른 시선으로 보는 것은 육체적 장애보다 더한 마음의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제도와 시설 개선과 함께 진행되어야 할 우리의 의식 개선. 학내 구성원들 모두가 평등하게 어울려 나가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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