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봉] 5월 18일, 그날을 기억하라
[영봉] 5월 18일, 그날을 기억하라
  • 백소은 편집국장
  • 승인 2023.05.3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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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의 달이라고 불리는 5월. 우리는 이달에 가정과 함께 기억해야 할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5월 18일, 민주화운동이 일어났던 날을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한다.

 5·18민주화운동의 시작은 대학생이었다. 1980년 5월 17일, 비상 계엄령이 확대 실시됐고 이를 몰랐던 대학생들은 5월 18일에 일상적으로 학교에 갔다. 그러나 학생들은 학교로 들어갈 수 없었다. 교문에서 계엄군들에게 제지당했기 때문이다. 교문 근처에는 학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대학생 100여 명이 모이게 됐다. 이들은 계엄군에게 물러가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대학생들은 물리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공수부대가 해산을 종용하는 방송을 몇 차례 한 후 학생들을 곤봉으로 구타하고 군화로 짓밟는 등의 방법으로 제압하고 연행했다.

 대학생들로부터 시작된 시위는 중심 세력이 일반 시민으로 서서히 바뀌었다. 시민들이 공수부대의 폭력적인 시위 진압 행위를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공수부대는  남녀노소, 나이 불문 시민 모두를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연행했다.

 언론도 이를 피해 갈 수 없었다. 5·18민주화운동 기간 동안 계엄군의 활동과 학생들의 시위에 대한 보도는 제약이 심했다. 이에 광주일보의 전신인 전남매일신문 기자 일동은 ‘우리는 보았다. 사람이 개 끌리듯 끌려가 죽어가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러나 신문에는 단 한 줄도 싣지 못했다. 이에 우리는 부끄러워 붓을 놓는다.’라는 글을 남기고 공동 사표를 제출했다.

 전라도 광주를 연고지로 한 프로야구단 KIA 타이거즈는 모든 경기에 응원단을 파견하고 있지만 5월 18일, 단 하루는 응원단을 운영하지 않는다. 5·18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함이다.

 필자는 우연히 5월 18일에는 KIA 타이거즈 응원단이 운영되지 않는다는 공지를 보고 5·18민주화운동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5·18민주화운동의 시작은 필자 또래인 대학생이었고, 그들과 시민들의 희생이 민주주의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우리는 모두 지금의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만들어 냈던 그날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이 1980년 5월 18일을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해 보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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