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봉] 편집국장의 자리
[영봉] 편집국장의 자리
  • 백소은 편집국장
  • 승인 2023.03.0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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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영봉을 쓰기 위해 책상 앞에 앉았다.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고민하며 그동안의 학보사 기자 생활을 되돌아봤다. 2년 전, 영대신문에 처음 입사했던 필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우리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 코로나19로 인해 수업을 모두 비대면으로 들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학교로 등교할 이유가 없는 필자에게 그 이유를 만들어준 것은 영대신문이었다. 우리 대학교에 입학한 뒤 1년 동안 내가 학교로 등교한 이유는 수업을 듣기 위해서가 아닌 ‘취재를 하기 위해’,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였다. 영대신문 입사 후 가장 먼저 신문에 실린 필자의 글은 수습기자 포부였다. 내가 쓴 A4용지 반 장 분량의 글은 선배들의 퇴고를 수십 번 거쳐 완성됐다.

 모든 것이 서툴렀던 그때가 아직 생생하게 기억난다. 처음 취재원에게 전화를 할 때, 떨리는 마음에 할 말을 미리 대본으로 써두고 전화를 걸었다. 처음으로 인터뷰하기 위해 취재원을 찾아가는 길은 기사를 쓰기 위해 직접 취재하러 간다는 사실에 설레기도 했다. 그 당시 영대신문에서 경험했던 모든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준기자 시절에는 학보사 기자 활동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여러 번 했었다. 하지만 여전히 직접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일에 설렘을 느꼈기에 결국 그만두지 못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누구나 경험해볼 수 있는 일은 아닌 학보사 기자를 그만두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필자가 편집국장의 자리에 앉아 후배들의 기사를 퇴고해준다. 편집국장이라는 보다 무거운 자리에서 첫 신문 발행을 준비했다. 그러나 편집국장의 자리에서 첫 발행을 준비하면서 걱정도 많이 됐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필자는 후배들의 기사를 수정해주면서도 ‘이렇게 하는 것이 맞을까?’ 라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다. 하지만 신문 발행을 위해 마감은 해야 했기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같은 기사를 읽고 또 읽었다. 그렇게 수정된 기사들을 읽으신 교정선생님께서는 잘 썼다는 칭찬을 여러 번 해주셨다. 교정선생님의 그 한 마디에 무거웠던 마음이 뚫린 것 같았다.

 20살의 서툴렀던 영대신문 수습기자는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서투른 편집국장이 됐다. 하지만 수습기자 시절, 서투른 만큼 매 호 발행 준비를 하며 성장했던 모습이 기억난다. 1년 뒤, 마지막 영대신문을 발행할 즈음에는 지금보다 더욱 발전한 편집국장이 될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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