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칼럼니스트] 유튜브, 그 무한한 바다와의 공생
[나도 칼럼니스트] 유튜브, 그 무한한 바다와의 공생
  • 안재탁(언론정보3)
  • 승인 2022.11.21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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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를 삭제했다. 유튜브 이용에 회의를 느낀 내가 스스로 내린 결단이었다. 지난 내 유튜브 이용 습관을 되돌아보면 나는 습관처럼 유튜브에 접속했다. 그리고 알고리즘이 이끄는 대로 손가락을 움직였다. 일상생활 속에서 조금의 여유라도 생기면 유튜브를 찾았다. 밥을 먹을 때도, 심지어는 수업 시간 중에도 유튜브에 접속해 영상 콘텐츠를 시청했다. 유튜브 세상에 온전한 내 의식을 빼앗긴 것 같았다. 이에 나는 유튜브 삭제를 통해, ‘내 의식 소유권’을 되찾기로 결심했다.

 유튜브 삭제 후, 사흘 정도는 핸드폰을 들어 습관적으로 유튜브를 찾았다. 그리고 곧, 내가 유튜브를 삭제했다는 것을 인지했다. 이런 과정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반복했다. 그동안 유튜브에 중독됐던 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던 순간이었다. 약 일주일이 지난 후부터는 유튜브를 삭제했다는 것에 익숙해졌다. 그리고 일일 휴대폰 사용량도 삭제 전 대비, 약 절반 정도로 감소했다. 그동안의 이용 습관을 돌아보고 반성한 ‘내 의식 소유권 되찾기’ 프로젝트의 성공이었다.

 그렇지만 유튜브를 완전히 이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필요한 정보를 찾을 때는 웹을 통해 유튜브에 접속했다. 유튜브는 정보제공의 측면에서 그 어떤 플랫폼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누구나 영상을 제작, 배포할 수 있다. 또한 구독자 수와 시청 시간 등에 따라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방대한 양의 정보가 생산된다.

 하지만 우리는 유튜브에서 생산되는 정보의 신뢰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유튜브는 기존 미디어에 비해 정보 생산의 장벽이 낮다. 그리고 생산자 대부분은 전문가 집단이 아니며, 정보에 대한 철저한 게이트키핑이 이뤄지지 않는다. 또한 일부 유튜버들은 가짜뉴스를 생산하여 수용자를 선동하고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고 있다.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인한 확증편향 조장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철저하게 개인화돼있어, 알고리즘에 의해 본인의 생각과 태도에 부합하는 영상만을 지속적으로 접하게 된다. 이를 흔히 반향실 효과라고 부른다. 마치 반향실에 갇혀 똑같은 소리를 메아리처럼 듣는다는 것이다. 이윽고 유튜브 속에서 보는 사실만이 유일하다 믿고, 다른 의견에는 귀를 막아버린다. 이런 확증편향은 사람들을 극단화시킨다. 계속해서 증가하는 사회적 갈등은 확증편향을 통해 더욱 심화될 것이다.

 유튜브로 인해 우리는 많은 정보를 획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우려도 공존한다. 앞으로도 가짜 정보는 더욱 생산, 배포될 것이다. 그리고 그 정보들은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널리 퍼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유튜브를 전략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유통되는 정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비판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이 필요하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본인의 유튜브 이용 습관을 점검해 보고 유튜브를 전략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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