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의 날 특집] 데이터센터가 환경오염의 주범?
[환경의 날 특집] 데이터센터가 환경오염의 주범?
  • 엄수진 기자, 이상준 기자
  • 승인 2021.05.31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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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산처럼 폭발할 데이터센터의 이산화탄소가 두렵지 않은가. 당신이 정보를 이용할 때마다 데이터센터는 뜨거워지고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개인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
 

데이터센터와 환경의 공존을 위해

 정보통신망의 발달로 다양한 정보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졌다. 또한 최근 정보의 양이 과도하게 증가하면서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시설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설을 가동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발생하지 않을까? 실제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시설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대인에게 꼭 필요해=데이터센터란 컴퓨터 시스템과 통신장비, 스토리지가 설치된 시설이며, 정보를 저장하거나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데이터센터에 잠시라도 전원 공급이 중단되면 인터넷 검색이나 온라인 쇼핑 등의 기능이 마비된다.

 최근 코로나19로 자택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온라인 콘텐츠 소비 시간이 증가했다. 실제 글로벌 앱 분석 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해 유튜브 월평균 사용 시간이 37.8시간으로, 이는 지난 2019년에 비해 20% 증가한 수치다. 이에 데이터센터의 수요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현재 많은 글로벌 기업이 발달된 네트워크 인프라 저렴한 산업용 전기료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증가 등의 이유로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보검색 한 번에 이산화탄소가?=이처럼 현대 사회에서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센터가 가동돼야 한다. 따라서 대다수의 데이터센터는 상시 가동되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상시 가동되면 열기가 발생하는데, 이 열기를 식히기 위해 냉각장치가 사용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많은 전력이 발생하고 환경오염 물질이 방출됨에 따라 데이터센터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석탄이나 가스 같은 화석연료를 통해 가동되고 있다. 이에 데이터센터가 가동될 시 화석연료가 연소하면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가 배출된다. 지난 2019년 프랑스 비영리 환경단체 The Shift Project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동영상을 30분 재생할 시 데이터센터에서 1.6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동차로 6.3km를 이동할 때 발생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같다. 또한 데이터센터 자체에서 방출되는 열은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주며, 열이 냉각되는 과정에서도 에어컨 등의 사용으로 전력이 낭비되기도 한다. 이에 박진호 교수(화학공학부)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에너지 소비량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경을 위한 데이터센터로=최근 데이터센터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고자 정부와 기업은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춘천시의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 사업지가 정부의 최종 심의를 거쳐 투자선도지구로 지정·승인됐다. 해당 클러스터는 소양강댐의 심층 냉수를 이용하는 수열에너지 시설과 데이터센터가 주요 시설이다. 심층냉수는 데이터센터 냉방에 드는 전력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역할을 해 데이터센터 가동 시 냉각과정에서 소모되는 많은 전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기업들도 최근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네이버는 기온이 낮은 강원도 춘천에, 페이스북은 북극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유치해 냉각에 드는 전력을 최소화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해저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밀물과 썰물 차로 인한 조력 발전으로 자체적으로 전력을 조달하며, 바닷물을 통해 데이터센터에서 방출되는 열을 냉각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데이터센터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개개인의 노력도 필요한 상황이다. 메일함을 비우거나 동영상 화질을 낮게 설정하는 것만으로도 데이터센터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일 수 있다.

 우리 지역의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소개합니다=오는 2022년 상반기,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대구에 개원된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구센터(이하 대구센터)는 행정·공공기관의 정보자원을 클라우드 형태로 전환해 정보자원의 활용성을 제고할 수 있는 클라우드 전용 전산센터로 조성될 예정이다.

 한편 데이터센터에서 낭비되는 전력을 막기 위해 대구센터는 지하매립형으로 설계됐으며, 비교적 온도가 낮은 팔공산에 건립 중이다. 또한 이는 제로에너지건축물(ZEB 4등급)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1++등급) 그린데이터센터인증(Platinum등급) 녹색건축인증(최우수등급) 등 친환경 관련 인증을 취득해 건축된다. 김다운 대구센터추진단 총괄기획팀 담당자는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인터넷상에 마련된 개인용 서버에 각종 문서, 사진, 음악 따위의 파일 및 정보를 저장하여 두는 시스템

 


하수처리장의 재발견

하수처리장에 건립된 친환경 데이터센터
하수처리장에 건립된 친환경 데이터센터
박기택 부강테크 부사장
박기택 부강테크 부사장

 도시 기피 시설인 하수처리장과 도시 외곽에 설치되는 데이터센터를 한 곳으로 모으는 생각을 해본 적 있는가. 이는 단순 아이디어에 불과했지만, 이를 실현한 기업이 있다. 바로 국내 대표 수처리 기업 ‘부강테크’(이하 BKT)다. 이에 박기택 BKT 부사장을 만나 하수처리장의 역할을 재발견한 ‘Co-Flow 프로젝트’의 과정과 목표를 들어봤다.

 BKT는 하수처리장과 데이터센터를 한 곳으로 모으는 역발상 아이디어를 실현했습니다. 해당 아이디어가 탄생하게 된 과정에 대해 알려주실 수 있나요?
 지난 2016년부터 BKT는 UN SDGs(지속가능발전목표)의 비전을 공유함으로써 저개발국 시민들에게 안전한 물 위생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어요. 이를 위해선 하수처리장을 활용한 수익 창출이 필요했죠. 이에 데이터센터의 폐열을 하수처리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하수처리장 위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Co-Flow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어요.

 BKT는 지난 2년 동안 UN SDGBI(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지수) 글로벌 최우수그룹에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지난 2016년부터 BKT는 UN SDGs의 활동을 시작으로 꾸준하게 관련 활동을 유지하고 있어요. BKT의 경영 목표가 UN SDGs와 일치하죠. 지속적인 친환경 활동으로 최우수그룹에 선정된 것 같아요.

 하수처리장 위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함으로써 나타나는 친환경적인 이점은 무엇인가요?
 데이터센터의 폐열을 다른 에너지로 전환해 하수처리장에 활용한다면 하수처리의 효율을 높일 수 있어요. 이를 통해 탄소 중립, 에너지 재사용, 기존 시설의 운영 효율 개선 등을 통해 비용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해요.

 Co-Flow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적으로 나타날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하수처리 기술의 발전과 데이터 기반 엔지니어링 기술(Water AI) 활용을 통해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어요. 더불어 데이터 기반 4차 산업 성장 촉진, 새로운 일자리 창출, 해외 진출 가속화 등 산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데이터센터와 하수처리장 결합을 통한 사업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혐오 시설로 여겨지는 하수처리장에 대한 인식을 도시민에게 유용한 가치를 주는 장소로 바꾸고 싶어요.

 해당 사업을 실현하기 위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Co-Flow 프로젝트를 통해 하수처리장의 에너지를 절감함으로써 탄소 중립 정책에 일조하고자 해요. 더불어 하수처리장을 운영하지 못하는 저개발국가에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경제적 하수처리장 모델을 제시할 예정이에요. 이에 한 시스템에 여러 개의 기능 요소를 조합한 모듈형 데이터센터 연구도 생각하고 있어요.


나도 환경오염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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