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화지능, 세계화 시대의 핵심역량이다
[사설] 문화지능, 세계화 시대의 핵심역량이다
  • 영대신문
  • 승인 2019.10.1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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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한국사회는 도처에서 분열과 대립을 보이며 갈등 양상이 극적으로 드러난다. 겉으로는 모두가 함께하는 동반자 사회를 지향하면서도, 속으로는 불수용과 불인정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분열 사회의 전형적 모습을 띤다. 이런 국내적 여건에 덧붙여 글로벌 상황에서도 국가 간, 지역 간 대립 현상이 발생하며, 지구촌 차원의 긴장과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냉혹한 국내외적 여건 속에서도 글로벌 수준에서의 상호 협력관계 모색은 꺾을 수 없는 시대적 대세일 것이다. 현대인은 지구촌 차원에서 얽히고 설키며 촘촘히 연계된 네트워크 환경을 숙명처럼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글로벌 환경에서는 국가 차원의 국민역량을 넘어 지구촌을 배경으로 한 세계시민으로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회적 덕목일 것이다. 물론 세계 시민적 역량 발휘는 문화지능의 신장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다.

 문화지능은 ‘나’ 혹은 ‘우리’ 중심의 문화 기준에 따라 타문화에 대한 편견, 선입견을 갖고 부정적 혹은 비하적으로 바라보는 자세에서 벗어나, 상대방 문화의 가치와 의미를 그 문화의 맥락과 입장에서 바라보고 받아들일 수 있는 개방적 사고방식을 일컫는다. 예컨대, 세상에 있는 그 누구든 생각과 느낌, 그리고 생활방식이 서로 다를 수 있으며 이런 차이를 실천적 삶으로 수용·인정할 수 있다면 문화지능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문화지능에서 핵심은 차이와 다름을 인지적 수준에서 받아들이는 차원을 넘어서서 실천적 행위영역으로 구체화할 수 있느냐에 귀결된다. 말과 행동이 엇나가며 일치하지 않을 때 그것은 이중적, 위선적으로 문화지능 형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아가 겉과 속이 다른 이중성이 일상화된다면 그것은 시민사회의 조건을 형성하는 데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실패한 사람들의 70% 정도가 문화 차이를 인정하지 않은 데 반해 성공한 CEO의 90% 정도는 문화 차이를 수용하며 범문화적으로 사고한다는 조사발표가 있었다. 글로벌 회사인 구글, 맥도날드, BMW, 코카콜라 등의 최고경영자들은 문화지능을 갖추었고 그런 능력을 적절히 발휘할 수 있었다. 그들은 높은 수준의 문화지능을 바탕으로 다양성을 증진하였고, 그런 다양성을 토대로 끊임없이 혁신을 시도하려 하였다.

 최근 몇몇 대학들에서도 문화지능을 키우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퍼듀, 스탠포드, 하버드, 미시간 등의 미국 유명대학들은 문화지능을 커리큘럼에 반영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의 일부 대학에서도 문화지능 역량을 통해 대학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문화지능과 관련한 교육을 실시한 결과, 학생들은 범문화적 다양성, 개인적 복지, 효용성, 작업 수행성 등에서 나름의 성취를 거둘 수 있었고, 세상을 한층 포용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문화적 안목을 키울 수 있었다.

 글로벌화가 더욱 진전될 시대적 상황에서 문화지능의 신장은 대학교육의 당면과제가 될 것이다. 문화지능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적 담론이 있어야 할 것이며, 이런 담론을 토대로 문화지능의 교육 현장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환경에 부합하는 문화지능 역량을 갖추는 것은 대학교육이 짊어져야 할 시대적 과제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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