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열풍 바람직한가
이민열풍 바람직한가
  • 김영훈 기자
  • 승인 2007.06.0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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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에 대한 허와 실을 잘 알아야

■ 이민에 대한 인식조사

구한 말 이민이 시작된 이래 1백년이 지난 현재까지 5백6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전세계 1백40여개국으로 이민을 갔으며, 지금은 매달 1천여명의 사람들이 갈 정도로 이민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시대가 변화면서 이민의 이유도 많이 달라졌다. 초창기에는 빈곤, 기근 등으로 중국, 러시아, 하와이 사탕수수 노동 이민자가 많았으나 50년대에는 전쟁고아 등 전쟁으로 인한 이민이 많았다. 그리고 최근 10여년 동안은 고속 경제성장 등으로 인해 자녀의 교육,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많은 사람이 이민을 갔다. 요즘은 대학생 등 청장년층에서도 많은 수의 사람이 이민을 생각하고 있으며, 특히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 결혼한 부부 등이 주로 이민을 많이 고려하고 있다.
지난 달 17일 한 결혼정보업체에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 30대 70%이상이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민을 생각하고 있는 이유로는 ‘국내 실업문제 및 경제난’, ‘국내의 정치적 사회적 혼란’등이 꼽혀 현재 국내의 경제난과 정치불안 등의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작용했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본지에서 실시한 릴레이 설문조사에서도 ‘이민을 고려해 본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1백29명중 83명이 이민에 대해 고려해 본적이 있다고 답해 우리대학 학생들 중 많은 비율의 학생이 이민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설문조사에서 알 수 있듯이 많은 청장년들이 이민을 생각하고 있다. 김수정양(관현악3)은 “지방대 나와서 좋은 직장을 구하기 어려운 것이 우리나라의 실정이다. 기회가 된다면 호주, 캐나다로 이민을 가고 싶다”며 이민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말했다.
백승대교수(사회학과)는 “최근에 어려운 경제, 취업난 등 한국사회의 부정적인 요소들로 인해 젊은층에서 이민, 유학 등을 많이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아무런 준비없이 이민에 대한 환상만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최근 부는 이민열풍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백교수는 “어학, 생활 환경, 문화적 차이 등 극복해야 할 것을 고려하지 않고 갔을 때는 자칫 그 나라 사람들과 어울릴 수 없는 주변인이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이민을 꿈꾸는 사람의 대부분은 우리나라에서의 생활보다 나으리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지만 이민과 유학 등 외국생활을 한 많은 수의 사람들은 외국에서의 힘든 생활에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캐나다에서 4년간 유학 생활을 했다는 신순희씨(32)는 “언론에서 이민과 유학 등 외국생활에 대한 기대감과 환상을 많이 심어주는 것 같다”며 “이민생활이 처음 생각과는 달리 경제난, 차별로 인한 고통 등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이 외국생활 중 겪었던 경험을 말했다. 신씨는 “이민에 대한 환상만 갖고 외국으로 간다면 결국 후회하게 될 것이다”며 “외국으로 나가는 것이 해결책만은 아니다. 외국에 가는 것보다 우리나라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성공하는데 더 빠를 수 있다”고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부는 이민열풍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평소에 이민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안지웅군(통계2)은 “낯선 땅에서 굳이 기회를 찾고 싶은 생각이 없다. 주위에서 이민이나 유학 등으로 인해 실패한 사례를 몇 번 봤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얼마든지 노력을 하면 그 만큼의 지위와 역할을 얻을 수 있다”고 이민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말했다. 김한곤교수(사회학과)는 “아무런 계획없이 막연하게 이민을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지금 처한 어려움을 외국에 나가 해결하는 것도 좋지만 능력이 되지 않을 경우 자신의 특기와 취미를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청장년층의 이민열풍은 나라의 근간이 되는 인재가 우리나라보다 다른 나라에 살 것을 고민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되기도 한다.
외국에서 익힌 지식과 문화들을 우리나라에 전파한다면 세계화 시대에 국가적으로도 유익할 수 있다. 하지만 무조건 외국으로만 가면 된다는 장밋빛 환상과 기대는 경계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얼마든지 자신의 뜻을 세워 노력한다면 목표한 꿈이 충분히 이뤄지리라 생각한다. 철저한 준비없는 이민과 유학은 오히려 상처만 남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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